ⓒ시사IN 조남진경기도 여주시는 시청 광장에 ‘나이팅게일 센터’를 설치하고 코로나19 신속 PCR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3월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는 평소와 달랐다. 전체 확진자 중 70%가 쏠려 있는 수도권에 “특별 방역대책을 집중 논의하라”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지시에 따라 이날 회의의 초점은 서울과 경기도에 맞춰졌다. 서울·경기 지역의 기초자치단체장들에게 이례적으로 발언권이 주어졌다. 이제껏 중대본 회의에서 발언하는 건 중앙정부 관계자와 광역자치단체장까지였고 기초자치단체장(시군구청장)들은 방청만 할 수 있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회의에서 이항진 여주시장이 손을 들었다고 한다. 발언권을 얻은 이 시장은 여주시가 도입한 코로나19 ‘신속 유전자증폭 검사(신속 PCR)’를 소개했다. 코로나19 유행 동안 일반적으로 사용해온 ‘유전자증폭 검사(일반 PCR)’보다 검사 시간을 대폭 줄인 ‘신속 PCR’을 이용하면 학교 정상화 등 일상생활을 더 많이 재개할 수 있다며 여주시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시장의 건의는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정리 발언에서 정 총리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여주시의 사례를 연달아 언급했다고 한다. 타 지자체에서도 도입을 검토하자는 방향으로 회의가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400명대 언저리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일일 확진자 수를 줄일 획기적 타개책 중 하나로 ‘신속 PCR’이 눈도장을 찍은 것이다.

여주시 설명에 따르면 ‘신속 PCR’ 검사는 “기존 PCR 검사(일반 PCR)의 정확성과 신속항원검사의 신속성을 결합한 방식으로 1시간 만에 검사 결과 판별이 가능하다”. 여주시는 ‘AMS바이오’라는 회사와 계약을 맺고 지난해 12월부터 적극적으로 이 검사를 실시해왔다. 인구 11만명인 여주시에서 3월15일까지 ‘신속 PCR’ 검사를 받은 사람은 5만5900명(연인원 기준)에 달한다. 2월25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주최한 ‘코로나 1년, 경제의 봄을 맞이하자’ 토론회에서 코로나19 극복 사례 발제자로 나선 이항진 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국민들의 피로 누적과 경기침체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은 ‘신속 PCR’뿐이다.”

정치권과 교육계, 문화계에서도 여주시의 사례에 관심을 보였다. 1월19일 더불어민주당 이광재·신현영·황희 의원이 공동주최한 국회 토론회 ‘미래와의 대화:코로나19 클린국가로 가는 길’에도 이항진 시장이 초대됐다. 이 시장은 ‘신속 PCR로 방역과 경제활동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우수사례’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얼마 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발탁돼 국회에서 정부청사로 자리를 옮긴 황희 장관은 2월14일 공연업계 종사자들을 만나 ‘신속 PCR’ 검사를 활용하면 공연장에 많은 관객을 받고 대규모 축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대에서도 주기적으로 ‘신속 PCR’ 검사를 시행해 캠퍼스를 정상화하는 방안이 논의되었다. 이어서 연세대도 ‘신속 PCR’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3월15일에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여주시를 찾아 ‘신속 PCR’ 검사소를 둘러보고 가기도 했다.

민감도·특이도 모두 100%?

‘신속 PCR’은 정말 우리 일상을 상당 부분 돌려줄 수 있는 획기적인 방역 대책일까? 〈시사IN〉 취재 결과, 여주시에서 운영하는 ‘신속 PCR’ 검사소는 식약처와 질병관리청의 승인 기준과 감염병 예방법을 어긴 불법 검사시설이었다. 1시간 만에 신속한 검사가 가능하다는 설명도 사실과 달랐다. 대량 검사를 할 경우에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가장 중요한 정확도 역시 의심스러운 지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이런 이유로, 1월부터 캠퍼스 내 ‘신속 PCR’ 검사 도입을 타진해온 서울대는 여주시와 동일한 검사 방식을 택하려던 계획과 관련해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 검사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여주시와 신속 PCR 검사 계약을 맺은 AMS바이오로 눈을 돌려보자.

회사 홈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AMS바이오는 2000년에 설립된 연구 중심의 체외진단기기와 진단시약 개발 업체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유행 전에 진단시약에 관한 이 업체의 족적을 찾기란 쉽지 않다. 자사 보도를 모아놓은 ‘뉴스 앤 미디어’ 페이지에 올라온 10개 뉴스가 모두 지난해 8월24일 이후 코로나19 ‘신속 PCR’ 제품에 대한 보도다. ‘AMS바이오’를 검색했을 때 2020년 이전에 드문드문 나오는 기사는 대부분 박혜린 대표의 인터뷰다. 1990년대 타이어 도매업으로 사업을 시작한 박 대표는 기업인수 합병을 통해 전자카드 제조, 화장품, 제약 등 여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2018년에는 전두환씨의 아들 전재국씨로부터 출판사 시공사를 인수해 매스컴을 탔다.

진단검사 의학계 전문가들은 ‘AMS바이오’는 들어본 적이 없는 업체라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이 이 낯선 업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당시 의료기관에서는 응급수술이나 빠른 처치가 필요한 환자를 보기 위해 정확도는 다소 낮더라도 검사 시간을 단축한 응급용 PCR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런 수요를 맞추고자 질병관리청과 식약처는 평가 기준을 완화해 공고를 냈고, 코로나19 응급용 유전자 검사 진단키트 9개가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그 가운데 AMS바이오의 ‘신속 PCR’ 제품(A+CheQ COVID-19 High Speed RT-qPCR Detection Kit)이 포함됐다.

응급환자용으로 승인된 검사키트이지만 AMS바이오의 ‘신속 PCR’을 쓰는 병원은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기술력 차이가 있어서 병원에서는 대부분 긴급승인을 받은 응급검사용 제품 중 미국 회사의 제품을 사용한다”라고 말했다. 대신 이 진단키트는 의외의 곳에서 판로를 찾았다. 여주시였다. 〈머니S〉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항진 시장이 AMS바이오를 방문해 박 대표를 만났다. 이후 여주시가 국내 최초로 ‘신속 PCR’ 검사를 도입한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AMS바이오의 생산 공장은 여주시 가남읍에 있다.

지난해 12월23일 ‘나이팅게일 센터’라고 명명된 ‘신속 PCR’ 검사소가 여주시청 주차장에 차려졌다. 컨테이너 박스로 세워진 나이팅게일 센터는 검체를 채취한 현장에서 바로 검사가 이어질 수 있도록 ‘신속 PCR’ 검사장비를 갖추고 있다. 검체를 다른 기관으로 보내야 하는 일반적인 검사소와 달리 검체 채취와 검사 판독이 한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결과를 더 빠르게 낼 수 있다고 여주시와 AMS바이오는 홍보하고 있다. 여주프리미엄아울렛, 여주교도소, KCC 여주공장, 여주역, 관내 읍면동까지 이동검사소가 출동했다. 주말이면 나이팅게일 센터 앞으로 긴 줄이 늘어섰다. 검사를 받은 시민들에게는 약 3시간 뒤 “○○○님은 신속 PCR 결과 일상생활을 계속하실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문자가 갔다. 다른 선별진료소처럼 ‘음성’이라는 용어를 쓰지 못하는 건, 나이팅게일 센터에서 이루어지는 신속 PCR 검사가 일종의 무허가 검사이기 때문이다.

신속 PCR이든 일반 PCR이든 검사를 하려면 검체를 채취한 뒤,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핵산)를 추출해 별도의 유전자증폭 장비(PCR 장비)에 넣고 돌려야 한다. 이런 병원체 검사는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공공에서는 질병관리청·보건환경연구원·보건소, 민간에서는 진단검사 전문의가 상근하는 의료기관과 전문 검사기관에서만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별진료소와 임시 선별검사소에서는 검체 채취만 할 뿐이다. 그런데 AMS바이오는 나이팅게일 센터에 컨테이너박스를 가져다놓고 직접 ‘신속 PCR’ 검사 장비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핵산 추출은 감염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안전설비를 갖춘 별도의 격리 공간에서 하지만 나이팅게일 센터에서는 동일한 컨테이너 안에서 모든 작업이 이루어진다.

또한 AMS바이오의 진단키트는 응급용 PCR로 긴급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나이팅게일 센터처럼 일반인 대상 검사에 쓰는 건 허가 규정 위반이다. 이런 사실을 파악한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청)는 3월 초 AMS바이오 측에 경고성 공문을 보냈다. 제목은 ‘응급용 긴급사용승인 제품 오사용 관련 주의’. 질병청은 공문을 통해 AMS바이오의 제품이 긴급사용승인된 범위를 벗어나 사용되고 있으며, 승인된 범위 안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긴급사용 목적은 ‘응급의료법에 따른 응급환자의 신속한 조치를 위한 선별’, 적용 대상자는 ‘응급실 내원환자, 6시간 이상 지연할 수 없는 응급수술이 필요한 중증 응급의심환자, 또는 분만 대상자’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시사IN〉 취재진이 이곳을 찾은 3월16일에도 여주시청 나이팅게일 센터에서는 일반인 대상 신속 PCR 검사가 계속되고 있었다.

그래도 검사를 간편하게 많이 할 수 있다면 방역에 득이 되지 않을까? 오가던 주민들이 자주 검사소에 들러 신속하게 검사 결과를 받는다면 코로나19 때문에 지장을 받았던 일상도 되찾고, 지역사회에 숨은 감염자를 발견해 미연에 전파를 차단할 수 있으니 말이다.

여주시 통계에 따르면 3월1일까지 나이팅게일 센터 검사를 받은 4만7587명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 21명이 나왔다. 여주시청 관계자는 검사 정확도에 대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시간이 짧아졌다는 부분 때문에 많이들 오해하시는데 이 검사는 어디까지나 PCR 검사다. 정확도에는 문제가 없다. 입찰할 때 회사에서 자료를 다 받는다. 회사가 제출한 데이터에서 민감도, 특이도 모두 100%였다.”

실제로 AMS바이오가 긴급사용승인을 받기 위해 식약처에 제출한 평가 자료에서 신속 PCR 진단키트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100%였다. 지난해 9월10일 〈머니투데이〉 방송에 출연한 박혜린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정말 100%냐 물으시면 저는 데이터를 보여드릴 수밖에 없다. 데이터 시트에 나와 있다. 민감도 100%, 특이도 100%라고요.” 일반 PCR 검사는 민감도 99%, 특이도 99% 수준이다. 박 대표 말대로라면 이미 쓰고 있던 일반 PCR보다 검사 시간은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정확도는 완벽한 ‘신속 PCR’을 응급용으로만 쓸 이유가 없다.

‘신속 PCR’ 진단은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질까? 현재 국내에서 개발된 ‘신속 PCR’ 진단키트는 일반 PCR 검사 원리를 그대로 따르되 검사 시간만 줄인 형태다. PCR은 반복적으로 장비의 온도를 변화시키며 병원체의 유전자를 증폭시키는 검사법이다. 일반 PCR은 온도를 높였다 내리는 한 사이클에 1분~1분30초가량 걸린다. 이 과정을 대략 40~50회 반복한다. AMS바이오가 개발한 ‘신속 PCR’은 1분 정도 걸리는 한 사이클을 16초로 단축시켜 전체적인 검사 시간을 줄였다. 시간이 짧아진 만큼 증폭 반응이 충분하게 일어나지 않을 수 있고, 원리상 일반 PCR보다 정확성이 낮아진다. 바이러스 양이 많은 검체라면 ‘신속 PCR’로도 잡아낼 수 있지만, 무증상 감염이나 감염 초기처럼 바이러스 양이 적은 상태라면 검출하기 어렵다. 민감도, 특이도 100%라는 데이터의 신뢰성에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홍기호 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어떤 실험군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같은 검사라도 민감도와 특이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양이 많은 집단만을 대상으로 평가하면 성능이 떨어지는 검사로도 민감도 100%가 나올 수 있다.” 홍 교수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TF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진검학회)는 민감도가 90%에 이른다고 데이터를 제출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가 업체 측 주장과 달리 실제로는 민감도가 41.5%에 그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3만명의 바이러스 배출량을 반영한 대규모 실험군(검체 680개)을 대상으로 평가해 얻은 결과다. 한국은 코로나19 검사 역량이 충분하고 선별진료소 접근이 용이해 감염 초기에 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아 확진 당시 바이러스 배출량이 적은 편이다. 진단키트 업체에서 자체 수행한 평가 결과와 학회의 검증 결과에 차이가 나는 건 이 때문이다.

ⓒ시사IN 조남진여주시 나이팅게일 센터에서 한 주민이 신속 PCR 검사를 위해 검체로 쓸 침을 뱉고 있다.

질병청에서도 구하지 못하는 진단키트

AMS바이오가 자사 제품을 어떤 방식으로 평가했는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지난해 7월 응급용 PCR에 대해 긴급사용 심사를 할 때 규제 당국이 문턱을 낮췄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적은 수의 검사 데이터를 제출한 건 사실이다.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들이 AMS바이오 제품에 대해 정확한 성능평가를 하려고 회사에 구입을 문의했으나 AMS바이오에서는 회신을 하지 않고 있다. 같은 이유로 질병청에서도 이 회사의 진단키트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여주시 나이팅게일 센터에서는 검사 대상자가 침을 뱉어서 하는 타액 검사를 병행하고 있다. AMS바이오의 진단키트는 코 뒷벽(비인두)이나 목구멍(구인두)에서 채취한 검체로 검사하도록 승인받은 제품이다. 식약처에 제출한 평가 자료도 비인두, 구인두 검체로 검사를 한 데이터다. 검체에 관해서도 규제 당국의 허가 사항을 위반한 것이다(아래 그림 참조). 검체가 달라지면 정확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검사는 승인받은 검체로만 수행해야 한다. 서울대에서는 자연대 교수들을 중심으로 ‘신속 PCR’ 검사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는데, 당시 자연대에서 대학본부에 제시했던 방식이 바로 이 타액 검사였다. 그러나 일부 교수들이 검사의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자 서울대는 질병청에 사실 조회를 거쳐 이것이 미승인 검사법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타액 검사 계획은 일단 보류된 상태다.

AMS바이오의 진단키트가 비인두나 구인두에서 채취한 검체에 한해 승인되었음을 확인하는 자료.

코에서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려면 간호사, 의사, 임상병리사 등 숙련된 의료 인력이 있어야 한다. 반면 타액 검사의 경우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이 검체 용기에 침만 뱉으면 된다. 검사를 받는 처지에서도 코 속을 찔리는 것보다 심리적 부담이 덜하다. 실제로 3월16일 지켜본 나이팅게일 센터에서는 비인두 검사보다 타액 검사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기자도 3월16일 여주시 나이팅게일 센터에서 침을 뱉는 ‘신속 PCR’ 검사를 받아 ‘일상생활 계속 가능’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때마다 여주시가 AMS바이오에 지불하는 검사비(3만4000원)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여주시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긴급승인해준 제품을 응급용으로만 묶어두는 것은 옳지 않다. 질병청에 계속해서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총리께서 여주시처럼 자체 예산을 들여서 검사를 한다면 시범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라고 이야기하신 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해 컨테이너에서 코로나19 검사 장비를 돌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나이팅게일 센터에는 PCR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생물안전등급에 맞는 설비를 해놓았다”라고 답했다. 〈시사IN〉은 AMS바이오에 관련 사항을 묻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어 질문을 남겼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신속 PCR’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다고 해도 그것이 진짜 ‘확진’ 판정으로 이어지지도 못한다. 여주시의 ‘신속 PCR’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검체는 보건소에서 일반 PCR 검사를 통해 다시 결과를 확인한다.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가운데 위양성자가 상당수 나오고 있다. 정말 위험한 것은 위음성, 즉 가짜 음성이다. 가짜 양성은 추후에라도 가려내면 되지만 양성인 사람이 ‘신속 PCR’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는 잡아낼 방법이 없다. ‘일상생활 계속’ 문자를 받은 위음성 시민은 ‘신속 PCR’ 검사를 받기 이전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하며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다닐 확률이 높다. ‘신속 PCR’은 획기적인 방역 대책이 아니라 오히려 방역망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위험 요소인 것이다.

여주시도 이 검사가 응급용으로만 승인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왜 이런 무리수를 두게 된 걸까? 지역 정치인부터 장관, 국회의원, 교육감까지 왜 효능이 미심쩍은 ‘신속 PCR’ 검사에 눈길을 주는 걸까? 어떻게 코로나19 방역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까지 이 검사가 모범 사례로 통할 수 있었을까? K방역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K진단’이 흔들리는 조짐이 여기저기에서 감지되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이를 둘러싼 문제점을 쫓아본다.

기자명 김연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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