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김은남〈시사IN〉은 지난해 동네책방과 손잡고 선보인 ‘책 읽는 독앤독’(아래)에 이어 올해 ‘읽는 당신×북클럽’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손님 없는 책방에서 무엇을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곰씨네 그림책방 김주희 대표, 경기 남양주).”

길어지는 비대면 시대, 독자들과 만날 방법을 궁리하는 동네책방들이 모였다. 〈시사IN〉과 함께 북클럽을 만들기 위해서다. 시작은 지난해 〈시사IN〉과 동네책방이 손잡고 선보인 ‘책 읽는 독앤독’이었다. 다양한 기사와 소개로 지역의 문화 거점 역할을 하는 동네책방을 응원하고, 이 내용이 실린 〈시사IN〉을 동네책방에 무료로 선물하는 프로젝트였다.

올해는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기로 했다. ‘읽는 당신×북클럽’을 만들어 여기에 속한 전국의 모든 책방이 동시에 같은 책을 읽는 새로운 경험을 해보기로 한 것이다. 북클럽 모델을 처음 제안한 조진석 책방이음 대표는 2001년 미국 시카고에서 벌어진 ‘〈앵무새 죽이기〉 함께 읽기’ 운동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장의 제안으로 이 책을 함께 읽게 된 시카고 시민들이 동시에 공통의 주제를 고민함으로써 공동체적 가능성을 실험해보았던 경험을 ‘위드 코로나’ 시대에 되살려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북클럽 제안에 응한 동네책방은 모두 30곳. 서울에서 제주까지 다양한 지역이 망라돼 있다. 소규모 동네책방이 대부분이지만 진주문고(경남) 같은 지역 중형 서점도 있다. 정치발전소(서울)처럼 자체 북클럽을 진행해온 곳도 새로운 시너지를 기대한다며 합류했다.

북클럽에서 함께 읽을 책은 〈시사IN〉과 책방지기들의 숙의로 결정됐다. ‘팬데믹 너머’를 주제로 처음 제안된 추천 도서는 68종. 이 중 〈가난의 문법〉(소준철 지음, 푸른숲 펴냄), 〈공정하다는 착각〉(마이클 샌델 지음, 와이즈베리 펴냄),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아비지트 배너지·에스테르 뒤플로 지음, 생각의힘 펴냄) 세 권이 최종 선정됐다. 팬데믹이 드러낸 우리 사회의 민낯을 돌아보고, 공정·가난· 불평등이라는 뜨거운 쟁점을 토론하기에 적합한 책이라는 판단에서다.

북클럽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시사IN〉과 함께하는 온라인 북토크다. 천관율 기자의 ‘코로나가 바꿔놓은 세계’ 오픈 특강을 시작으로 3~6월 매달 한 차례씩 추천 도서 세 권에 대한 온라인 북토크가 이어진다. 〈가난의 문법〉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은 저자(소준철)와 역자(김승진)가, 〈공정하다는 착각〉은 공정 담론을 연구해온 김정희원 애리조나 주립대학 교수(커뮤니케이션학)가 각각 강연을 맡는다.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되는 북클럽

다른 하나는 동네책방과 함께하는 책 모임이다. 추천 도서 세 권을 완독하고 토론한다. 다른 지역 책방을 선택해도 좋다. 온라인 모임을 해온 책방이 여럿이다. 지난해 전국 책방 18곳과 함께 12주간 〈열하일기〉 온라인 완독 클럽을 운영했던 이진 그림책방 노란우산 대표(제주)는 “끝까지 열심히 참가하는 독자들을 보며 온라인 책 모임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김세희 어떤바람 대표(제주) 또한 “온라인 덕분에 지역과 시간을 초월한 여러 모임이 가능했다. 북클럽도 예상치 못한 즐거움과 보람이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읽는 당신×북클럽’은 3월4일~6월10일 운영되며, 참가 신청은 2월28일까지 하면 된다(https://book.sisain.co.kr/club/).

기자명 김은남 기자 다른기사 보기 ke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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