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메인 화면에서 광고 없애고, 낚시 미끼 제목도 없애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는 se.naver.com(맨 위)을, 다음은 ws.daum.net를 이용하면 된다.

대통령 선거 운동이 한창이던 2007년 말 한때 포털 사이트 네이버 안 쓰기 운동이 벌어진 적이 있다. 아마도 그해 11월16일 한 블로거가 ‘네이버 없이 살아보기’라는 글을 쓴 것이 시초라고 여겨진다. 그 블로거는 “언젠가부터 인터넷을 하는 게 아니라 네이버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네이버화된 나의 체질도 변화시켜보고 싶다”라고 했다. 그 블로거는 네이버 대신 일단 엠파스(당시에는 군소 포털이었다)를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블로고스피어에서 반향도 크게 일어 일간지 기사에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1년6개월이 지난 지금 그가 아직도 네이버를 안 쓰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해당 블로그(ad◯◯◯.egloos)를 찾아보니 그는 최근 올린 글에서 “최근 개봉작들의 관객 반응이 궁금해서 네이버 영화에 들어갔다”라고 썼다. 그가 언제부터 ‘네이버 끊기’를 끊었는지 알 수 없지만, 사실 2007년 글에서도 징후가 보였다. 그는 “네이버의 녹색 화면을 몇 분 안 봤을 뿐인데 벌써부터 손가락이 떨리고 네이버 메인에 뭐가 떴는지 궁금해서 미칠 것 같다. 예전 담배를 끊을 때 이런 기분이었는데 네이버에도 금단증상이 있는 걸까” “네이버를 벗어나면 더 넓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 모르겠다. 네이버 없이 영화를 보려니 외톨이가 된 것처럼 외롭고 쓸쓸하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특정 포털 사이트 하나를 끊는 것도 이렇게 어려운데 포털 사이트 전체를 중단하는 것은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래서 기자가 추천하는 포털 끊기 요령은 먼저 포털 ‘메인 화면’부터 끊기를 출발로 삼는 것이다.

우리가 포털에 중독되는 1차 원인은 포털의 메인 화면에 있다. 수십 개에 이르는 서비스가 콩알만 한 글씨로 나열되어 있는 메인 화면에는 온갖 광고 배너와 유혹의 ‘낚시 제목’이 넘쳐난다. 그 때문에 애초 포털 사이트에 접속했던 본래 목적(업무용 검색)은 잊어버리고 상당한 시간을 허비하기 일쑤다. 

여기 좋은 정보가 있다. 포털마다 오로지 검색만 할 수 있는 주소가 따로 있다는 걸 아는지. 예를 들어 네이버는 se.naver.com이고, 다음은 ws.daum.net이다. 여기로 접속하면 광고도 없고 낚시도 없는 눈처럼 하얀 검색 창이 뜬다. 이런 사이트를 웹브라우저의 즐겨찾기 해 놓으면 포털 끊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메인 화면의 중독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그 다음부터는  2단계로 해당 포털 사이트 접속 자체를 하지 않는 데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포털 중독의 1차 원인은 메인 화면

한번 포털을 안 쓰기 시작하면 의외로 포털보다 더 좋은 정보 사이트를 발견하기가 어렵지 않다. 이 글 도입부에 소개한 블로거는 네이버 영화 정보를 끊기 어렵다고 했지만, 기자가 즐겨 가는 C 영화 사이트가 네이버 영화보다 나은 점이 많다. 예를 들어 네이버 영화란에서 박찬욱 감독의 〈박쥐〉 정보를 보려면 어처구니없게도 성인 인증을 해야 한다. 게다가 영화 리뷰도 C 사이트 쪽이 네이버 영화평보다 더 나아 보인다. 다분히 기자의 주관적 취향이 깔려 있겠지만, 포털 사이트 책 코너 대신 ‘알라딘’을, 포털 야구 게시판 대신 ‘엠팍’이나 ‘이닝’을 추천하는 데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사족 한마디. ‘포털 끊기’ 연재를 시작하며 기자가 검색 엔진으로 구글을 쓰겠다고 천명한 것에 대해 “구글도 포털이다”라며 의문을 던지는 독자분이 많았다. 그런데 ‘1개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다 포털로 정의하면 인터넷 자체를 쓸 수 없게 된다. 요즘에는 심지어 일개 신문사 홈페이지도 반쯤 포털 사이트가 되어가고 있다. 언젠가 ‘인터넷 안 쓰고 살기’에 도전하는 날이 오기 전까지는 이해해주시라.

기자명 신호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 shin@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