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 벽에 나무와 벤치 그림 시트지가 붙어 있다. 꽃밭도 있고 아치형 창문도 있다. 나는 열리지 않는 창문과 시들지 않는 잔디와 천천히 색이 바래는 꽃밭을 지난다. 이곳에는 계절이 없다. 모든 것은 다만 낡을 뿐이다. 날씨에 맞지 않는 옷, 발에 맞지 않는 신발, 소지품보다 작은 종이가방. 도무지 맞는 것이 없는 어떤 삶에서, 우리는 항상 큰 것을 산다. 언젠가는 그만큼 자랄 거라고 말하며,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이 낫다고, 클 때까지 쓸 수 있을 거라고. 클 때까지 살아 있을 수 있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