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진믿을 것은 체온계밖에 없다. 체온 관리에 모든 것을 건 교사는 틈나는 대로 체온을 체크한다. 확진자가 한 명만 나와도 학교는 멈춘다.

함께 중앙아시아를 여행했던 작고 동글한 소년이 있었다. 그에게 드넓은 평원과 끝없는 사막을 마주한 경험이 어떻게 남을지 궁금했고 부러웠다. 소년은 훌쩍 자라 내 키보다 큰 열아홉 살이 되었고 얼마 전 수능시험을 치렀다. 누군가는 그들을 ‘저주받은 02년생’이라 부른다. 안타깝고 미안하고 속상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기대하고 기다린다.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마주하고 감각해낼 세대를. 우리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늘려나갈 것이다.

ⓒ김석진학생이 앉아 있어야 할 자리에 카메라 한 대가 세워져 있다.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낯설기만 하다.
기자명 사진 김석진·글 이길보라(영화감독·작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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