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웅성남시의료원 격리병동의 복도에서 3월3일 의료진들이 흰 상복 대신 흰 보호구를 입고 마지막 애도를 표하고 있다.

한 해가 끝나가지만 이 참혹했던 해에 대해서는 말들이 고인 채로 쏟아지지 않는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이었다는데도 코로나19로 612명을 잃었다(12월16일 기준). 의료체계에 걸린 과부하 때문에 평소라면 적절한 치료를 받았을 다른 환자들도 다수 사망했을 것이다. 수만 명의 유족이 사랑하는 이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고, 생략된 형태의 장례를 치러야 했다.

방호복을 입고 유족 대신 환자 곁에 섰던 의료진이 있다. 우리 사회는 그 애도에 함께, 제대로 임하고 있는가? 애도의 태도에 공동체가 쌓아온 성숙함과 나아갈 방향이 담겨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원웅개나리가 피던 날, 성남시의료원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좁은 격리실 안으로 목관이 들어왔다.
ⓒ이원웅응급상황에서 격리병동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이고자 당직실에 보호구를 몇 벌씩 걸어 놓았다.

 

기자명 사진 이원웅·글 정세랑(소설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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