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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30분에 눈을 뜬 청소노동자 박영숙씨(64)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새벽 4시5분에 출발하는 146번 버스를 타야 회사가 있는 서울 강남역에 6시 전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계동 종점에서 강남역까지 걸리는 시간이 1시간40분 정도이니 선택의 여지는 없다. 이렇게 새벽 첫차부터 청소·경비 노동자들로 만석에 이르는 버스를 ‘노회찬 버스’라고도 한다.

2012년 진보정의당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그는 아주머니 또는 미화노동자라고만 불리던 이들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분들이야말로 투명인간입니다. 존재하되, 그 존재를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20년 9월1일 새벽 그의 투명인간들은 코로나19로 벌어진 세상의 작은 틈 하나도 비집고 들어가지 못한 채 새벽 첫차를 타고 일터로 향하고 있다.

기자명 이명익 기자 다른기사 보기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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