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PHOTO5월25일 미니애폴리스 경찰관 데릭 쇼빈이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다.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15년 이후 경찰이 용의자를 발로 차고 목을 조르는 등 가혹행위를 한 사례가 1만1500건에 달한다. 그 가운데 6650건이 흑인에게 자행됐다. 반면 전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백인에 대한 가혹행위는 2750건에 불과했다. 소수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이 빈번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2015년 흑인 자마르 클라크가 경찰관과 다툼 끝에 총을 빼앗으려다 사살됐다. 2016년에는 32세의 필란도 카스틸이 경찰의 제지를 받고도 차를 몰다 총격으로 사망했다. 2018년에는 경찰을 피해 골목을 달리던 흑인 청년 서먼 벨빈스가 “총을 쏘지 말라”고 호소했음에도 두 명의 경찰관에게 사살됐다. 하지만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들은 기소되지 않거나 기소된 자도 무죄로 풀려났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12년 이래 미니애폴리스 경찰국에는 이 같은 경찰관들의 과잉진압 행위를 처벌해달라는 진정서가 2600건 이상 접수됐다. 하지만 2017년 비무장 여성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모하메드 누르 경찰관처럼 혐의가 명백한 경우가 아니면 대다수가 기각되거나 경미한 처벌만 받았다. 특히 이번 플로이드 사건처럼 경찰관이 목을 졸라 용의자를 의식불명에 빠트린 경우도 지난 5년간 44건에 달하는데 그 가운데 27건이 흑인이었다.

이번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과잉진압 문제 못지않게 미니애폴리스시가 안고 있는 흑백 간의 구조적인 경제적 불평등 문제도 새삼 주목을 받는다. 이 도시의 백인 평균소득이 8만4459달러인 데 비해 흑인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3만8178달러다. 미국 전역에서 수도 워싱턴 DC 다음으로 높은 소득격차다. 한 통계에 따르면 이 도시의 흑인 빈곤율은 백인(5.9%)보다 네 배나 높은 25.4%에 이른다. 백인은 주민의 75%가 자기 집을 갖고 있지만 흑인은 25%에 불과하다. 플로이드 사건이 도화선이 되긴 했지만, 다른 어느 지역보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소요 사태가 급속히 확대된 데에는 이처럼 소득과 취업 등에서 백인들에 비해 크게 뒤져온 흑인들의 불만이 폭발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기자명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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