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는 진행 중이다. 그래서 평가하기에는 성급한 면이 있다. 한국은 고비를 넘긴 것처럼 보이지만 세계적 차원에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국도 위험성을 안고 있다. 그래도 다른 나라보다는 나아 보인다. 차이점은 분명히 있다. 한국은 초기에 중국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았다. 그로부터 1개월 정도 지나 코로나19를 가장 잘 관리하는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을까?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사람·시스템·리더십이 한국의 코로나19 사태를 진정시켰다.

첫째, 우리에게는 좋은 의료인, 좋은 공무원, 좋은 시민들이 있었다. 의료인들은 코로나19 사태를 진정시킨 일등공신이다. 의료인들은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시민들의 생명을 지켜냈다. 의료인들의 헌신과 희생이 우리를 안전한 나라로 만들었다. 고마울 뿐이다. 고생한 공무원들의 노력도 마땅히 칭찬받아야 한다. 한국의 행정은 매우 유능한데 이번에도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의약품 부족 사태, 마스크 품귀 사태도 조기에 안정시켰고 총선도 무사히 치렀다. 높은 시민의식은 우리의 자랑이기도 하다. 사재기도 없었고 혼란·시위도 없었다. 정부를 믿고 침착하게 대응했다. 서로 응원하면서 기부도 이어졌다. 우리 시민들이 얼마나 선하고 친절한지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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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우리는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대통령, 국무총리,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시작하여 질병관리본부(질본)를 거쳐 일선 병원까지 우리는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이 중 질병관리본부와 의료보험 시스템이 중요한 구실을 했다. 초기에 신속한 대응을 하도록 만든 것은 바로 시스템이었다. 사스와 메르스 때의 경험은 좋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바이러스가 창궐해도 대응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대응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이어야 한다. 좋은 시스템이 있어야 좋은 대응이 나온다. 좋은 시스템이 있어야 정은경 질본 본부장 같은 능력 있는 인물이 임무를 제대로 할 수 있다. 특히 우리의 의료보험 시스템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기여를 했다. 국가가 치료를 책임지는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경험이었다.

셋째, 우리는 좋은 리더십을 가지고 있었다. 좋은 사람과 좋은 시스템이 서로 연결되어 최대의 효과를 내려면 좋은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행정부는 국민에 대한 책임과 리더십을 포기하지 않았다. 사태의 중대성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공개와 투명을 바탕으로 대응했다. 증거와 사실에 기반한 정책으로 시민들에게 동의를 구했고 시민들은 이를 믿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의 현장 리더십도 훌륭했다. 리더십의 결정은 적정했고 흔들림이 없었다. 이렇게까지 깔끔한 리더십을 보여준 사례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신뢰가 확보된 점도 큰 성과다.

시스템과 사람들이 성과 내면서 리더십도 공고해져

세 가지 요소가 조화롭게 작동했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리더십이 분명하게 서자, 시스템은 일관성 있고 효과적으로 움직였다. 시스템이 작동하자 의료인과 공무원들의 활동이 더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이후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성과가 나오자 시민들은 안심하면서 리더십을 따르게 되었다. 의료인과 공무원들도 시스템의 힘을 믿고 더욱 열심히 일했다. 시스템과 사람들이 성과를 내면서 리더십은 공고해졌고 군더더기도 없어졌다. 사람·시스템·리더십이라는 세 요소가 서로 좋은 영향을 주었다.

사람·시스템·리더십은 다른 분야에서도 성공의 요인이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경제문제를 비롯하여 검찰개혁, 경찰개혁, 사법개혁, 재벌개혁, 언론개혁 등 과제가 남아 있다. 다른 문제도 사람·시스템·리더십이라는 3요소를 바탕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깔끔한 리더십에 근거한 시스템의 작동과 좋은 사람들의 노력을 확인한 지금 이를 바탕으로 다른 문제도 잘 해결해나갈 것을 주문하고 싶다.

기자명 김인회 (변호사·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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