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번호:115100324
이름:조민영(51)
주소:서울시 은평구

미역국을 끓이다 전화를 받은 조민영씨는 ‘독자와의 수다’를 알지만 신청한 적은 없다고 했다. 무작위로 연락하는 방식인 줄은 몰랐다고. 지면에서 보는 독자들처럼 말을 잘 할 자신이 없다는 그에게 5분의 시간을 얻었다. ‘진땀이 난다’면서도 막상 대화가 시작되자 재미있는 근황을 들려주었다.

조씨는 ‘꿈꾸는 합창단’의 단원이다. 40~50명 규모의 동네 합창단이다. 노래를 잘하지 못해도 단원이 될 수는 있지만 실력자가 많아서 본인은 ‘얹혀가는’ 편이라고. 코로나19의 여파 때문에 연습을 두 달째 못하고 있다. 월요일 저녁마다 노래하던 게 낙이었는데 그게 사라져 아쉬워하던 차였다. 최근 합창단이 ‘랜선 합창’을 시도했다. 같은 곡을 각자 노래하고 그걸 녹음해 한데 모은 다음 편집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에 지친 사람들과 단원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합창단 말고도 은평구를 기반으로 한 동아리가 여럿인데 모두 활동이 여의치 않은 상태다. 요즘은 밀린 〈시사IN〉을 읽고 있다.

구독한 지는 6년이 좀 안 됐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분석 기사를 눈여겨보고 있다. 〈시사IN〉의 기사는 전달력이 좋은 편이라며 기자들의 글재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의 시선에서 사회문제를 다뤄주어 고맙다고 했다. 조씨는 합창단뿐만 아니라 '살림 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살림의료사협)'의 조합원이기도 하다. 여성주의를 지향하고 공부한다. 약자의 시선에서 사회를 보는 게 여성주의라고 배웠다. “내가 언제든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고 뭐든지 약자의 입장에서 설계가 되어야 누구에게나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대화는 성인이 된 딸과 처음으로 같이 투표하는 선거 이야기로 옮아갔다. 어느새 5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기자명 임지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tot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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