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나는 한 작은 금융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었다. 마침 투자은행(IB:Investment Bank)이나 주택저당증권(MBS: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인 파생금융상품)을 공부해뒀기에 당시 상황을 짚을 수 있었다.
MBS 관련 자료들엔 파니메이(Fannie Mae)나 프레디맥(Freddie Mac) 같은 생소한 단어들이 수없이 나온다. 사람 이름이 아니라 주택금융회사다. 금융위기로 이어진 거품을 만들어낸 회사들이다. 2006년 말 기준 두 업체가 발행한 MBS가 무려 3조 달러 규모. 당시 한국의 GDP가 1조 달러, 미국은 14조 달러 정도였다.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국가가 뒤에 있지 않았다면 이 정도의 MBS 발행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당시 이명박 정부의 민영화 추진으로 인해 유력 일간지들이 ‘미국엔 국책 금융기관이 없다’며 기업은행이나 산업은행의 민영화를 의제로 삼던 시기였다. 파니메이와 프레디맥은 100% 민간자본으로 만들어진 업체다. 한국 언론들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몰랐다. 파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정부 후원 기업 (GSE:Government Sponsored Enterprise)’으로 불린다는 것. 법률적으로는 공기업이 아니지만 미국 정부가 그들의 채무를 ‘암묵적으로(implicitly)’ 보증하고 있다는 점. 법인세도 면세해준다는 사실. 그 덕분에 두 회사는 초저금리로 대규모의 자금을 빌려서 MBS 발행에 활용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하나씩 꿰어 맞추며 2008년 금융위기를 겨우겨우 이해해왔다. 그러다가 각 퍼즐 조각을 전체 그림의 일부로 보여주는 이 책을 2010년에야 만났다. 미국 서민들의 주택담보대출이 GSE와 대형 투자은행들을 거쳐 어떻게 만들어졌고 거래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폭발했는지, 피와 살이 있는 사람 이야기들로 흥미롭게 풀어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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