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양한모

방탄소년단의 후속 그룹이자 현재 주목받는 신인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 약칭 TXT). 청춘의 감정을 영어덜트 장르 소설(YA Novel) 같은 세계관에 녹여내는 팀이다. 메인 보컬 태현은 그 속에서 선명하고 힘찬 목소리로 연기를 펼친다.

2002년에 태어난 그는 팀 내 두 막내 중 하나다. 올해 나이 만 열여덟이다. 뚜렷한 이목구비가 특징인 그는 데뷔 전부터 수십 군데 연예기획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지금의 회사를 고른 이유로 ‘자신을 위해 힘써줄 것 같아서’라고 들었다.

태현에게는 ‘인생 2회차’라는 별명이 있다. 마치 인생을 한번 다 살아보고 다시 아이가 되기라도 한 것처럼 어른스러워서다. 멤버들과 어울려 장난치거나 팔짱을 낄 때는 영락없이 사랑 많은 소년이지만, 인터뷰나 일기에서 자기 주관을 드러낼 때는 정확한 언어로 예리한 표현을 던지곤 한다. 팬들은 이를 ‘명언’이라 이름 붙여 곱씹는다. 태현의 말들은 지금을 살아가는 그의 또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관심 둘 만한 주제를 끈기 있게 사고한 결과물이라 더 쉬이 공감을 얻는다.

“3년(연습생 기간) 동안 ‘멋’이란 무엇인지 많이 고민했다. 물론 아직 답을 찾지는 못했다. 예를 들면 나는 멋있는 사진을 찍히고 싶은 게 아니라 멋있는 사람으로 사진을 찍히고 싶다(〈W Korea〉 2019 4월).” “(꿈을 이루는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사람마다 꿈이 다르니 여러 가지 답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쨌든 꿈은 크게 가지고 시작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그러면 꿈이 깨지더라도 크기만큼 그 파편의 수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일본 〈Modelpress〉 2020년 1월).” “결과라는 건 너무나 먼 미래이기 때문에 저는 결과만큼 그 과정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행복하면서 오래 봐요(팬들에게 보내는 일기).”

내용을 보자면 미래를 향한 소망이 다수를 이룬다. 앞으로 자라날 날이 더 많은 청소년다운 지점이다. 자기 나름대로 멋이나 꿈, 행복에 대한 주관이 있고, 이를 가급적 세밀하게 표현하려 노력한다. 한국어에는 ‘대박’이나 ‘헐’, ‘감동실화’처럼 감정이나 상황 설명을 뭉뚱그리는 범용적 유행어가 많다.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차분하게 사고 전개를 하는 데에는 방해가 되기도 한다. 멤버들과 돌아가며 팬들과 소통하는 사이트에 장문의 일기를 올리는 활동이 생각과 마음을 다듬는 데에 큰 도움이 되어 보인다.

이제 데뷔 1주년을 맞았다. 말과 글을 통해 조심스럽게 정의해나가는 그의 세계는 1년간의 경험으로도 그가 많이 변화하고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현명하고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이라는 게 사람의 생각의 깊이와 비례하지만은 않는다는 걸 제가 증명하고 싶어요. 예전부터 느꼈지만 아이로부터 멀어진 사람들은 많아도 그 사람들 중에 어른에 가까워졌다고 느낀 사람은 몇 없었거든요(팬들에게 보내는 일기).”

미래를 사색할 줄 아는 그이기에, 그의 바람처럼 멋진 어른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든다.

기자명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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