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코로나19 엉망 대응 뒤엔 ‘제국 군부의 망령’ 있다
  • 도쿄·가미 마사히로 (의학박사·일본 의료거버넌스연구소 이사장)
  • 호수 653
  • 승인 2020.03.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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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왜 코로나19 PCR 검사 실적이 미미한 것일까. 검사 수가 늘면 감염연의 처리 능력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제국주의 군부의 망령들이 아베의 전문가회의에 매달려 있는 게 아닐까.
ⓒAP Photo마스크를 착용한 일본인들이 3월3일 도쿄 시나가와역을 가득 메우고 있다.

나는 소설 〈이누가미 일족〉을 좋아한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대표작으로 명탐정 긴다이치 고스케가 활약한다. 영화와 드라마로 거듭 제작될 만큼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이누가미 사헤이의 임종으로부터 이야기가 전개된다. 고인은 맨주먹으로 시작해 이누가미 재벌을 세운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가족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개봉된 그의 유언장에는 모든 재산을 은인의 손녀인 노노미야 다마요에게 주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단, 조건은 다마요가 자신의 손자 세 사람 중 한 명과 결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재산을 둘러싼 참극이 벌어진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이 이상은 적지 않겠지만 읽고 나면 일련의 참극은 죽은 이누가미 사헤이의 망령이 범인을 홀려서 일으키게 만든 것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사람은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역사를 되풀이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코로나19 확산이 멈추지 않자 일본 정부는 실책을 거듭하고 있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대한 검역 실패, 유전자진단(PCR) 체제 정비 지연, 아베 정부의 갑작스러운 휴교령까지 이어졌다. 일본 국내외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련의 움직임을 보며 나는 〈이누가미 일족〉을 떠올렸다. ‘망령’에 홀린 것처럼, ‘관계자’들이 피에로를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망령’이란 제국 육해군이다. ‘관계자’란 정부 전문가회의의 구성원들이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한 열쇠는 국립감염증연구소(이하 감염연), 도쿄대학의과학연구소(의과연),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의료센터), 도쿄자혜회의과대학(자혜의대)이다. 정부가 설치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전문가회의(이하 전문가회의)’는 12명으로 구성됐다. 일본의사회, 일본감염증학회, 공익변호사를 제외한 나머지 9명 중 8명이 앞서 밝힌 네 단체 관계자다.

전문가회의 좌장인 와키타 다카시는 감염연 소장, 스즈키 모토이는 감염연 감염역학센터장, 오카베 노부히코는 전 감염연 감염증정보센터장이다. 가와오카 요시히로와 무토오 가오리는 의과연 교수, 가와나 아키히코는 의료센터의 전 국제질병센터 소장이며 오미 시게루는 전 의계기관(후생노동성에서 보건의료 제도 구축을 담당하는 기술계 행정관을 말함. 의사면허 혹은 치과의사 면허가 있어야 함)이다. 의료센터를 총괄하는 것은 후생노동성으로 의계기관이 현역으로 파견을 나간다.

2월13일 이러한 전문가를 모아 개최한 것이 제8회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본부 회의였다. 이 회의에서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의 연구 개발에 대해’라는 자료가 제출되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긴급대책 예산으로 총액 19억8000엔(약 230억원)이 배정됐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감염연, 의료센터, 의과연에 주로 예산이 집중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세 조직에 배정된 금액이 총 18억1000엔(약 21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91%를 차지한다. 예산을 결정한 것도, 집행한 것도 모두 같은 사람이었다.

ⓒEPA2월16일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정박 중인 일본 요코하마항에서 일본 자위대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고 있다.

왜 이렇게 나뉜 걸까. 배경에는 역사적 배경, 특히 제국 육해군과의 관계가 있다. 먼저 감염연부터 살펴보자. 감염연의 전신은 전후 1947년에 설립된 ‘국립예방위생연구소(예연)’다. 예연은 전후 GHQ(연합국군총사령부)의 지시에 따라, ‘전염병연구소(전연)’에서 분리·독립했다. 전연은 현재의 의과연이다. 의과연은 현재 도쿄도 미나토구 시로가네다이라는 노른자 땅에 넓은 캠퍼스를 가지고 있는데, 말과 같은 가축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증 연구와 백신·혈청 치료 개발을 위해서다.

전쟁 전 전연을 운영한 곳이 당시 육군이었다. 전후 분리됐던 감염연의 간부로 육군 방역부대(731부대, 관동군 방역총수부)의 관계자가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회의 위원에 감염연과 의과연 관계자가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 역시 이러한 역사와 맥락을 같이한다.

의료센터의 전신은 무엇일까. 1868년에 설치된 ‘군인병원’이 그 시작으로, 1935년에는 ‘도쿄제1육군병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즉, 제국 육군의 핵심 병원이었다. 패전으로 제국 육군이 해체되자 후생성으로 이관돼 ‘국립도쿄제1병원’으로 바뀌었고, 1993년에는 ‘국립국제의료센터’가 된 뒤 2010년 독립법인으로 바뀌어 지금에 이르렀다.

의료센터뿐만 아니라 많은 국립병원의 전신은 육해군의 의료기관이다. 가령 ‘국립암연구센터’의 전신은 ‘해군군의학교’로 1908년(메이지 41년)에 미나토구 시바 지구에서 주오구 쓰키지로 이전했다. 현 국립암연구센터 자리다.

그렇다면 전후 군 의료기관은 어떻게 됐을까. 사실은 군 의료기관이 전후 일본 의료의 구세주였다. 패전 직후 일본 병원 대부분은 전쟁의 화마에 의해 파괴돼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GHQ는 우선 점령군이 사용할 만한 우량 의료시설을 확보하고 일본 국민의 의료제공 체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육해군이 보유 중인 의료기관을 후생성에 이관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때 전국 146개 군 시설이 국립병원, 국립의료소가 됐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건물과 직원 모두 변화 없이 진료가 지속됐다는 점이다. 즉 병원 조직 자체는 육해군 그대로인 채 명칭만 군 병원에서 국립병원으로 변신한 것이다. 그 영향이 현재에도 남아 있다. 감염증 대책도 예외는 아니다.

이렇게 보면 현 ‘전문가회의’ 구성원이 제국 육해군과 연관 깊은 조직의 관계자로 채워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그들과 일반적인 임상의 간 차이는 무엇일가. 나는 ‘정보공개에 대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적군과 대치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 군대에서 정보공개는 크게 요구되지 않는다. 정보공개를 통한 사회의 감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문민통제를 중시한다. 다만 군사(軍事)는 고도로 전문적인 영역이다. 정치인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으며 심심찮게 폭주한다. 통수권을 방패로 폭주한 제국 육해군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쿠데타가 끝없이 일어난다.

제국주의 시절 백신 개발 체제 그대로

군대의 또 다른 특징이 자전주의(自前主義)다. 군의 처지에서 보면 치료약이나 백신 등은 스스로 조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영향이 지금도 남아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 제조를 예로 들어보자. 백신 확보는 군대에서 중요 과제다. 제국 육해군은 전연과 협력해 백신을 확보했다. 현재도 백신의 제조·공급 체제는 다른 약제와 전혀 다르다. 복수의 국내 회사와 감염연이 협력하는 ‘올 재팬(All Japan)’ 체제다.

통상적으로 제약회사가 신약을 개발하면 임상시험 결과 등을 후생노동성과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제출한다. 당국은 이 데이터를 분석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이때 제약사의 국적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 최근에는 국제협력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인플루엔자 백신의 개발은 다르다. 매년 감염연이 해외에서 바이러스 균주를 입수한 뒤 복수의 국내 제약사에 배부한다. 그다음 각 사의 배양 결과를 감염연이 취합해 최적의 균주를 국내 기업들에 나눠준다. 그러면 기업들은 백신을 만들고 감염연이 최종 평가를 내린다.

ⓒAFP PHOTO아베 일본 총리가 3월2일 도쿄에서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 대가로 감염연에는 시설설비비와 시험연구비라는 형태의 세금이 투입된다. 한 감염연 관계자는 “그 돈이 감염연의 경영을 지탱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의료기관과 제약사가 도매 계약을 맺고 처방 양에 따라 약값이 오가는 일반 의약품의 거래와는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감염연은 의사보다 정부나 여당을 신경 쓰게 된다.

그럼 왜 인플루엔자 백신만 보통의 의약품과 다르게 취급할까. 감염연은 “특수균주 제제로 특별히 품질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하지만 이 설명을 진짜로 믿는 사람은 없다. 나는 전쟁 전부터 이어져온 권리가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일본 국내에서 인플루엔자 백신을 제조하는 곳은 ‘다이이치산쿄(第一三共)’ ‘KMB’ ‘덴카생연(生硏)’ ‘한다이특생물병연구회(阪大微生物病硏究會·BIKEN재단)’이다.

다이이치산쿄는 ‘학교법인 기타사토연구소’로부터, KMB는 ‘일반재단법인 화학 및 혈청요법 연구소(화혈연)’로부터 백신 사업을 양도받았다. 화혈연의 전신은 구마모토 의과대학의 ‘실험의학연구소’다. 덴카생연은 ‘도시바생물리화학연구소’로부터 1950년에 독립한 곳이다. 전후 공직에서 추방된 요네지 미야카와 전 전연 소장이 소장으로 근무하는 등 육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BIKEN 재단은 1934년 ‘오사카 제국대학 미생물병연구소’ 내에 설립된 곳으로 콜레라 등 백신을 제조해 군에 납품해왔다. 이 같은 관계망을 보면 일본 군부가 주도한 백신 개발·제공 체제가 현재까지 그대로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백신은 세계에서 가장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거대 제약기업이 뛰어든 이래 그 기술은 일취월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일본과 같은 체제는 비관세 장벽이 되어 일본의 백신업계를 정체시킨다. 그 대가는 국민이 치르게 된다. 그 예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의 유행이다.

당시 일본에는 앞서 말한 4개 회사가 백신을 제공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충분한 양을 제공하지 못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2009년 10월19일부터 11월29일까지 보고된 접종자 수는 600만명에 불과하다. 같은 시기 미국에서는 4600만명이 접종했다. 이는 거대 제약기업과의 실력 차를 명확히 보여준 사례였다.

거대 제약기업은 백신을 단기간에 대량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세포배양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지만 일본 국내 기업들에겐 그 기술이 없었다. 서둘러 백신을 확보해야 했던 마쓰조에 요이치 당시 후생노동장관은 결국 ‘노바티스(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회사)’ 등으로부터 백신 9900만 개를 긴급 수입했다. 그러나 이때 후생노동성은 적극적으로 백신을 수입하려 하지 않았으며 ‘수입 백신은 위험하다’는 네거티브 캠페인을 벌였다. 수입 백신 심의에 참여했던 당시 감염연 간부는 “수입 백신은 데이터가 없다”라며 허위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진상은 정반대였다. 수입 백신은 해외에서 치험(동물실험을 마치고 사람에 대한 임상으로 넘어감)이 실시되고 있었지만 국산 백신은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에 정부가 설치한 전문가회의의 위원이자 당시 감염연 감염증정보센터장이었던 오카베 노부히코는 2011년 9월7일 언론 인터뷰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있지만 산업 육성의 관점에서 국내 기업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자국의 산업을 육성할 것인가, 아니면 백신을 수입할 것인가 선택은 국민 혹은 정부가 종합적으로 판단할 문제이다. 의사나 감염증 연구자가 할 만한 판단이 아니다. 이 같은 발언을 공개적으로 말했다는 것 역시 이상하다. 그들의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자전주의, 바꿔 말해 ‘관민(官民) 카르텔 체제’를 사수하고 싶은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대책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 상징적인 예가 유전자검사(PCR)다. 많은 의사와 환자가 PCR을 희망하고 있지만 상담 창구인 보건소에서 거절당한다. 이는 국회에서도 다뤄지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세간의 비판에 직면한 후생노동성은 2월18일부터 하루 PCR 실시 수를 3800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3월6일까지 누적 총검사 수는 1만9020건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 하루 5000명 이상 검사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3월12일 0시 기준 총 22만7129명이 검사를 마쳤다.

왜 이렇게 일본의 PCR 건수가 적은 것일까. 전문가회의 부좌장인 오미 시게루는 “국내에서 감염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감염증 예방정책의 관점에서 볼 때 모든 사람이 PCR 검사를 하는 건 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으로 유효하지 않다. 또한 정부·산업·학계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설비와 인원의 제약으로 인해 모든 사람이 PCR 검사를 받는 건 불가능하다. 급격하게 감염이 확산되는 것에 대비해 제한된 PCR 검사 자원을 중증으로 악화될 우려가 있는 분들의 검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설명은 너무 뼈아프다. 한국은 가능한데 일본은 불가능한 이유를 떠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약 100개의 민간 검사회사가 있으며 약 900개 검사센터를 운영한다. 검사센터 한 곳당 어림잡아 하루에 20명을 검사한다고 했을 때 1만8000명이 가능하다. 게다가 오미 씨의 발언은 그의 본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에게 원했던 것은 전문가로서의 의견이다. 그가 소개했어야 하는 것은 한국의 시스템 등 구체적인 사실이지 정책적인 판단이 아니다.

왜 이렇게까지 강하게 저항하는 걸까. 그것은 검사 수가 늘면 감염연의 처리능력을 뛰어넘기 때문일 것이다. 감염연은 ‘연구소’다. 현재 PCR 검사가 ‘연구 사업’의 연장이기 때문에 임상의가 PCR 검사를 필요로 한다고 판단해도 거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령자의 경우 이틀 이상 발열이 이어졌을 때 귀국자·접촉자 상담센터에 상담을 한다든지, PCR 검사 요청 시 폐렴 확정 진단이 필요하다는 등 이상한 기준이 버젓이 통한다.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는 의료의 철칙이다. 특히 고령자는 치료가 늦어질수록 치명적이다. 열이 나면 체력이 저하되고 탈수가 온다. 이틀이나 참을 수 없으며 수액이나 해열제를 복용하는 편이 좋다는 환자도 있다. 인플루엔자라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방법이 나을 것이다.

고령자의 폐렴은 대부분 치명적이다. 폐렴 진단 후 뒤늦게 PCR 검사를 받아 감염 확진을 진단받는다고 한들, 데이터 수집이란 면에서는 의의가 있겠지만 환자에겐 무익하다. 후생노동성의 방침은 그야말로 ‘인체 실험’이라 불러야 할 지경이다. 왜 이런 이상한 제언이 전문가회의에서 버젓이 통하는 걸까. 이는 코로나19 감염이 확대돼 많은 수의 PCR 검사가 요구될 경우 머지않아 감염연의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루에 몇만 건의 임상 검체를 취급해 사무 절차나 회계처리를 하는 것은 민간 검사회사가 아니라면 불가능하다. 검사 희망자가 늘어날수록 곧 그들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두려워하는 지점일 터이다.

“올림픽 때문이 아니다. 영역 싸움이다”

이를 시사하는 소견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예를 들어 후생노동성은 대형 검사회사인 ‘미라카 그룹’과 ‘BML’에 협력을 의뢰했지만 그들이 자체 클리닉에서 직접 검사를 의뢰받는 것은 제한했다. 너무나 심각한 상황에 내부고발이 나오기 시작했다. 2월28일 TV아사히의 〈모닝 쇼〉에 출연한 오카다 하루에 하쿠오 대학 특임교수는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오카다 교수는 감염연 바이러스 부서의 전 연구부원이다. 조금 길지만 인용해본다.

ⓒYouTube 갈무리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립감염증연구소의 문제점을 폭로한 오카다 하루에 교수.

“(PCR 검사가 공적 의료보험 적용 대상이 된다고 해서) 클리닉이 직접 (민간의 PCR 검사 의뢰를 받는 것이 가능한지 아닌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좀 기다려달라고 다른 선생님이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릇된 견해로 올림픽을 위해 ‘오염국가’라는 이미지가 입혀지는 것을 막기 위한 거대한 힘이 작용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선생님께 여쭤봤지만 ‘그런 것을 위해 숫자를 조작할 정도로 간 큰 관료는 없다. 이건 영역 다툼이다. 이 데이터는 매우 귀중해 지방 위생연구소에서 올라온 데이터는 전부 국립감염증연구소가 장악하고 있고, 이 데이터는 내가 가지고 있고 싶다고 말하는 감염연의 OB가 있다. 그게 걸림돌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발 그런 건 멈춰주세요. 인공호흡기를 달고도 확정 진단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만 명의 목숨이 달려 있습니다.”

오카다 교수는 전국에 방송되는 TV 프로그램에서 실명으로 고발했다. 아마 상당한 각오를 하고 나섰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국민들은 그의 발언을 믿을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 어디까지 다다를까. 상황은 어둡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잘못된 대응을 두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같은 감염증 사령탑이 일본에 없다는 점이 문제라는 논조가 강하다. 이에 이번 유행이 진정되는 단계에서 정부는 새로운 조직을 포함한 체제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들의 목표는 ‘일본판 CDC’가 되는 것이다. 대체 CDC란 무엇인가. 이는 군대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조직이라는 뜻이다.

미국 CDC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인 1946년 7월 국방부 말라리아 대책 부문의 후속기관으로 세워졌다. 전쟁 전 일본의 전연과 비슷한 조직으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이겼다면 전연은 일본판 CDC가 되었을 것이다. CDC의 특징은 정부로부터 ‘독립’해 감염증 대책을 입안·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강력한 CDC를 갖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뿐이다. 나는 이러한 조직이 강대한 군사력과 한 덩어리라고 본다.

아베 내각은 의료에서 아마추어다. 의료에 대해선 잘 모른다. 이번 대책을 이끌어온 것은 감염연·의계기관·의과연·자혜의대의 카르텔이다. 아베 정권이 개입하려 하면 “전문가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라며 반발한다. 2월27일 아베 신조 총리가 전국의 초·중·고교와 특별지원학교의 임시휴교를 결정한 것을 두고도 전문가회의의 구성원들은 “전문가회의에서 논의한 방침이 아니며 감염증 대책으로 적절한지 여부를 전혀 상의하지 않은, 정치적 판단으로 내린 결정이다. 판단의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오카베 노부히코)” “정치적 판단이다. 과학적 의견에 기반을 둔 제언이 아니다(요시다 마사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다시 말하지만 그들에게 원하는 건 전문가로서 의견이지 정치적 프로세스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위화감을 느꼈다. 실제로 감염연·의계기관·의과연·자혜의대의 카르텔은 CDC의 기능을 하고 있으며 이제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CDC를 법적으로 보장받고 예산을 늘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다못해 그것이 국민을 위한 것일까. 코로나19 대책에서 그들의 언동을 보면 몹시 불안하다.

CDC란 결국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능을 하는 전문 집단이다. 정보공개의 압력을 피해 독주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미 731부대가 했던 일이다. 과연 그런 존재가 일본에 필요한 것인가. 나는 제국 육해군의 망령들이 전문가회의의 위원에게 매달려 부활을 이루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레이와(일본의 현재 연호)판 ‘이누가미 일족’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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