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 시사IN 편집국
  • 호수 651
  • 승인 2020.03.1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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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미녀들
스티븐 킹·오언 킹 지음, 공보경 옮김, 황금가지 펴냄

“창문으로 들어온 사각형의 햇빛을 눈여겨본 적 있냐고, 리는 저넷에게 물었다.”

여성만이 걸리는 기묘한 수면병이 전 세계를 휩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스티븐 킹은 〈캐리〉 〈돌로레스 클레이븐〉 등 상당수 작품에서 여성의 삶을 애정 어린 시각으로 깊이 있게 묘사한 바 있다. 이번엔 ‘여성들이 잠에 빠지고 남성들만이 남은’ 디스토피아를 설정해서, 다양한 인간 군상의 갈등과 욕망, 사랑하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벌이는 고군분투를 미국의 작은 소도시를 배경으로 그려냈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아들 오언 킹과 스티븐 킹의 첫 공저작이다. 〈USA 투데이〉는, 끔찍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드러나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들을 탐구하는 아버지의 재능과, 다양한 장르에 복잡한 캐릭터들로 곡예를 부리는 아들의 재능을 함께 녹여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습관의 말들
김은경 지음, 유유 펴냄

“그런 깊은 자괴감 뒤에도 하루에 한두 시간씩 꼬박꼬박 유튜브 구독에 시간을 바치고 있다는 거다.”

습관에 관한 말 100개가 담겼다. 첫 장은 이 문장이다. ‘자기만의 루틴을 마련한다는 것은 자신의 일상을 지키고 가꾸겠다는 다짐이다(김민교 〈아무튼, 계속〉).’ 저자는 10년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프리랜서가 된 지난해 이 말의 의미를 절절히 실감했을 터다. 출근도, 퇴근도 정해져 있지 않은 삶에서 ‘습관’은 화두가 됐다. 습관이라는 틀로 생활을 뜯어보면서 저자는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 원하는 습관과 없애고 싶은 습관은 곧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을 비추기 때문이다. 길지 않은 글을 한 편씩 읽으며 자연스레 내 삶에 녹아들어 인식조차 하기 어려웠던 습관이 떠오른다. 그러면 선택할 수 있다. 내일 아침 일어난 뒤 곧바로 스마트폰을 볼 것인가, 아니면 5분간 스트레칭을 할 텐가. 물론 성공은 보장 못한다.

 

 

 

 

 

 

 

 

 

 

식사에 대한 생각
비 윌슨 지음, 김하현 옮김, 어크로스 펴냄

“좋은 음식이 없는 좋은 삶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월스트리트 저널〉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세계는 점점 더 부유해지는데 우리의 식탁은 왜 갈수록 가난해지는지’ 추적한 책이다. 우리 삶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인 음식이 어떻게 우리의 몸과 생활,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변화시켰는지 풍성한 사례와 통계로 이야기한다. 저자는 “우리 조상이 전염병이나 결핵을 두려워하며 살았다면, 이제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는 식습관이다”라고 지적하면서, 현재 우리 대부분의 식생활이 지구에도, 인간의 건강에도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환기시킨다. 저자가 보기에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저항으로 이겨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우리를 둘러싼 일련의 시스템과 문화가 문제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책은 ‘현명하고 건강한 식사를 위한 13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김영옥 외 4인 지음, 봄날의책 펴냄

“아프고 나이 들어가는 몸은 우리를 다른 장소로 데려간다.”

우리는 모두 아프고 나이 들고 의존하다 언젠가 죽는다. 이 책은 당연하지만 자주 은폐되거나 부인되는 ‘늙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새벽 세 시’는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았던 늙음에 대한 은유다. “통증이 가장 날카롭게 지각되는 시간”이고, “나이 들어가는 몸을 버티는 시간”이다. 질병, 돌봄, 그리고 노년을 중심으로 풀어낸 여섯 편의 글을 읽다 보면 아프고 늙고 의존하는 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개인과 사회에 어떤 의미인지 묻게 된다. 엮은이는 “아픈 이들,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이들, 나이 들어가는 가까운 이를 보며 불안하고 겁나는 이들에게 이 책이 약상자였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인권의 관점에서 삶과 죽음을 고민한 결과물이다.

 

 

 

 

 

 

 

 

 

 

SF 작가입니다
배명훈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SF를 쓰는 데 도움이 되는 전공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국제정치학이다.”

〈타워〉 〈안녕, 인공존재!〉 등 꾸준히 한국 SF 소설을 발표해온 배명훈 작가의 첫 에세이다. SF 작가로 사는 것은 많은 질문을 받는다는 것이다. 왜 외교학과를 전공하고 SF 작가가 되었는지, 다른 소설도 아니고 왜 하필 SF 장르였는지, 그리고 SF란 무엇인지…. 질문에 대답하다 보면 작가는 “SF는 종종 딴 세상에 존재하는 글로 여겨진다”라고 느낀다. SF 작가는 존재하는 실물이다. ‘딴 세상 사람들의 이 세상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이유다. 이 책은 ‘한국에서 SF를 쓰며 전업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담았다. 그가 풀어놓는 개인 체험과 다양한 에피소드를 읽다보면 SF가 ‘이 세상 이야기’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종교생활의 원초적 형태
에밀 뒤르켐 지음, 민혜숙·노치준 옮김, 한길사 펴냄

“신앙, 의례, 공동체 이 세 가지가 종교의 본질적 요소다.”

에밀 뒤르켐은 사회학 그 자체를 만들어냈다고 평가받는 거장이다. 이 책은 1912년에 내놓은 생애 마지막 저서로, 그의 학문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뒤르켐은 종교적 신앙이란 성스러운 사물과 속된 것 사이의 관계를 표현한다고 보았다. 이 신앙을 유지하려면 의례가 있어야 한다. 의례는 혼자 할 수 없으므로 공동체가 필요하다. “신앙, 의례, 공동체 이 세 가지가 종교의 본질적 요소다.” 어떤 책은 너무나 중요해서, 절판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학문 분야의 깊이와 폭이 의심받을 만한 책이, 드물지만 있다. 사회학에서 이 책은 그 드문 목록에 반드시 들어간다. 한국에서는 1992년에 첫 번역판이 나왔고, 이후 절판과 재출간을 거듭하다가 2020년에 한길사판으로 다시 출간됐다. 절판되어서는 안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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