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조남진

2007년 시민들 후원이 〈시사IN〉 창간의 밑거름이 되었다. 그때 받은 도움을 돌려주고 싶었다. 2010년 사회 환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대학기자상’을 시작한 이유다.

특별상은 대학기자상 제정 취지와 가장 잘 맞는 분야다. 대학 언론의 자유를 지키려는 이들이 주로 이 상을 받았다. 그동안 〈중앙문화〉 〈국민저널〉 〈성대신문〉 〈한성대신문〉 〈동대신문〉 〈한국외대 교지편집위원회〉 〈대학신문〉 등이 수상했다. 학교 당국을 비판한 보도를 하면 하나같이 강제 수거를 당했고, 주간교수 지시로 발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학교는 대학 언론의 제작 과정에서 제도적으로 관여한다. 바로 주간교수 제도다. 학교 당국의 이런 간섭에 학생들은 〈국민저널〉이나 〈대학알리〉처럼 ‘독립적인 자치 언론’을 만들기도 했다.

심사위원들은 특별상 수상자가 없을 만큼 대학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기를 바랐다. 이런 바람과 달리 이번에도 수상자가 나왔다. 〈부산외대신문〉 〈외성타임즈〉(영자신문), 그리고 부산외대방송국 등 ‘부산외대 언론 3사’가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 학교 주간교수는 언론 3사를 통합해 뉴미디어학과 산하 실습 매체로 바꾸려 했다. 학생기자들과 협의는 없었다. 언론 3사 소속 학생들은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 결국 주간교수가 사퇴하고 3사 통합은 무산되었다.

대학 언론은 위기다. 기성 언론보다 위기 강도가 더욱 심하다. 기성 언론의 위기가 독자 이탈이라면 대학 언론의 위기는 독자 이탈에 더해 기자 이탈도 심하다. 그래서 심사위원 가운데 이견도 있었다. 주간교수가 학생들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합을 시도한 것도 문제지만, 대학 언론의 자생력을 위한 측면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부디 내년 12회 대학기자상에는 특별상 부문 수상자가 없기를 바란다.

기자명 고제규 편집국장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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