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나와 국회 본선행 티켓은 누가?
  • 이상원 기자
  • 호수 644
  • 승인 2020.01.2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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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에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출마한다. 수석, 비서관 출신 등과 함께 행정관급까지 더하면 많게는 6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주로 수도권, 호남권, 충청권에 도전장을 내민다.
ⓒFacebook 갈무리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예비후보는 성남 중원에 출마한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4·15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1월9일 기준으로 전직 수석, 비서관급 20여 명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범위를 전직 행정관급으로 넓히고 출마설이 도는 현직 참모까지 더하면 적게는 40여 명, 많게는 60여 명에 이른다는 말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전직 수석비서관 4명이 21대 총선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지난해 1월 퇴임한 한병도 전 정무수석은 전북 익산을에 출마한다. 익산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원광대)까지 이 지역에서 나온 토박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익산을에 출마했으나 국민의당 조배숙 후보(현 민주평화당)에게 패해 낙선했다. 지난해 4월 민주당에 입당한 윤영찬 전 초대 국민소통수석은 성남 중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가 부사장을 지낸 네이버가 성남에 있다.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은 서울 양천을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이 전 수석은 1990년대부터 20년 이상 이 지역에 살았다. 19대, 20대 총선에서도 양천을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경남 사천 출신인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은 서울 관악을을 출마지로 정했다. 2015년 재보선과 이듬해 총선에 출마했지만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현 새로운보수당)에게 연달아 패했다. 하승창 전 사회혁신수석은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지만 1월6일 출마 선언을 했다. 지역구는 확정되지 않았다. 주형철 경제보좌관은 고향인 대전 동구 출마가 유력하다.

ⓒFacebook 갈무리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은 서울 양천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장관 4명의 지역구에도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후보군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은혜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1월3일 기자회견에서 총선 불출마를 밝혔다.

박 장관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의 출마가 유력하다. 구로을은 17대 총선부터 민주당 계열 정당이 네 차례 연속으로 이긴 곳이다. 진영 장관이 4선을 지낸 서울 용산에는 권혁기 전 춘추관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유은혜 장관 지역구인 경기 고양병과 김현미 장관 지역구 고양정은 고민정 대변인 출마설이 나온다.

고민정 대변인이 출마할 경우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전·현직 대변인 3명 모두 총선 출마에 도전하게 된다. 초대 박수현 전 대변인은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공주에서 태어난 박 전 대변인은 19대 국회 충남 공주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선거구가 공주·부여·청양으로 통폐합된 20대 총선에서는 낙선했다. 김의겸 전 대변인은 지난해 12월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북 군산 출마를 선언했다. 아직 예비후보 등록은 하지 않았다. 경남 칠곡 출신인 김 전 대변인은 군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데, 출마 선언 몇 주 전 문제의 서울 흑석동 집을 팔고 차액은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Facebook 갈무리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은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다.

민주당 현역들과 맞붙는 곳 많아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수도권, 호남권, 충청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 수도권은 ‘레드 오션’이다. 민주당 현역 의원들과 청와대 출신이 맞붙을 곳이 여럿 있다. 부산 출신인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은 서울 성북갑을 출마지로 정했다. 유승희 민주당 의원과 경쟁할 전망이다. 김 전 비서관은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성북구청장을 연임했다. 서울 은평을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한 김우영 전 자치발전비서관 역시 재선 구청장을 지냈다. 그는 은평을 현역 의원인 강병원 의원과 공천 경쟁을 할 예정이다. 김봉준 전 인사비서관은 경기 남양주을 지역에 출마한다. 여기도 현역 의원이 민주당 김한정 의원이다. 남요원 전 문화비서관은 서울 강북갑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17대, 19대 총선에서 이 지역에 당선된 오영식 전 의원과 맞붙는다.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은 서울 강서을에 출마 예정이다. 진 전 비서관은 20대 총선 때 이 지역에서 새누리당 김성태 후보에게 졌다. 최재관 전 농어업비서관은 경기 여주·양평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최 전 비서관은 울산 출신인데, 1990년대부터 여주에서 농사를 지으며 농민회 활동을 했다.

민주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호남에서도 일찌감치 경쟁이 붙었다. 민형배 전 사회정책비서관은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다. 민 전 비서관은 민선 5기·6기 광산구청장 출신이다. 그런데 광산을 예비후보자 가운데에는 박시종 전 국정상황실 선임행정관도 있다. 청와대 출신 인사 두 사람이 같은 선거구에서 맞붙게 된 것이다. 이 지역구 현역은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다. 신정훈 전 농어업비서관은 전남 나주·화순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나주가 고향인 신 전 비서관은 이곳에서 도의원(민선 1기·2기), 시장(민선 3기·4기)을 지냈다. 2014년 재선거에서 국회에 입성했으나 20대 총선에서는 손금주 당시 국민의당 후보에게 패했다. 지난해 11월 손금주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이번에는 당내에서 신정훈 전 비서관과 경쟁하게 됐다. 전북 전주갑에는 김금옥 전 시민사회비서관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김윤덕 전 의원과 맞붙는다.

ⓒFacebook 갈무리민형배 전 사회정책비서관은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다.

충청권은 지역 연고가 뿌리 깊은 인물들이 나선다. 조한기 전 제1부속비서관은 충남 서산·태안에서 출마할 예정이다. 안면도에서 태어난 조 전 비서관은 초·중·고등학교를 서산에서 나왔다. 이 지역에서 19대 총선과 2014년 재보선, 20대 총선 때 출마했으나 매번 고배를 들었다. 복기왕 전 정무비서관은 충남 아산갑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아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나왔고, 17대 총선에서 당선됐으며, 민선 5기·6기 아산시장을 지냈다. 나소열 전 자치분권비서관은 충남 보령·서천을 택했다. 서천군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졸업했다. 민선 3기·4기·5기 서천군수를 역임했고,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김태흠 후보에게 패했다.

상대적으로 여당 지지가 저조한 지역은 청와대 출신 출마자들에게 인기가 없다. 전직 행정관 몇 명을 제외하면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 강원 지역은 청와대 출신 후보자가 거의 없다. 이 지역에서 태어난 이들도 대부분 고향이 아닌 수도권을 택했다. 수도권에서도 이른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지역구에는 청와대 출신 예비후보자가 없다.

민주당 내에는 ‘청와대 참모들이 공천을 싹쓸이하려 든다’라는 당 사람들의 경계심이 있다. 이런 기류를 잘 아는 민주당 지도부는 청와대 출신 후보들도 경선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당내 회의에서 여러 차례 “청와대 출신을 특별 대우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전해진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해 12월27일 중앙당전략공천위원회 1차 회의에서 “지역위원장 중에서 도저히 선거가 안 되겠다는 지역만 전략공천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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