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마우스가 ‘경제통’ 윤서인을 공략한 까닭
  • 이종태 기자
  • 호수 642
  • 승인 2020.01.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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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마우스’는 우파 유튜버 업계에서 일종의 경제통으로 불리는 만화가 윤서인씨를 ‘공격’한다. 점차 우파 유튜버 업계 전체를 무너뜨린다는 전략이다. 첫 동영상은 ‘쓰시마섬의 지역경제’였다.
ⓒ연합뉴스일본 제품 불매운동 이후 쓰시마섬 관광객이 감소했다. 2019년 8월 히타카쓰 항구 모습.

만화가 윤서인씨는 우파 유튜버 업계에선 일종의 경제통으로 ‘지적 권위’를 가진 인물이다. 그런 주제의 만화를 많이 그릴 뿐 아니라 “시장경제와 자유주의 전파에 가장 기여한 젊은이”에게 준다는 자유경제원의 ‘젊은 자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헬마우스는 2019년 9월, 윤씨의 지적 권위를 무너뜨려 우파 유튜버 업계 전체를 타격한다는 전략을 실천에 옮긴다.

전쟁터는 일본 쓰시마섬이었다. 2019년 여름, 일본 아베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에 대한 반발로 민간 차원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난다. 일본 측의 피해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날 지점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던 쓰시마섬일 것으로 보였다. 국내 언론은 쓰시마 현지 취재를 통해 ‘이 섬의 지역경제가 곤경에 처해 있다’는 요지의 기사들을 내보낸다.

윤서인씨는 2019년 8월25일, “한국에서 쓰시마 관련해 나오는 뉴스들은 대부분 가짜”로 “왜곡, 정신 승리, 개뻥이 넘쳐”난다며 관련 보도를 반박했다. 부산과 쓰시마를 오가는 페리호의 선사, 한국인 대상 숙박업소 등은 대부분 한국인이 운영하기 때문에, 쓰시마 경제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진짜 쓰시마의 토박이 일본인들은 평소에 어업이나 산에서 표고버섯 같은 거 키우며 살지 한국인들에게 의지해서 먹고살지 않는다.”

그로부터 보름쯤 지난 9월9일, 헬마우스는 윤씨에 대한 공격에 나선다. 유튜버 헬마우스의 출범을 세상에 알린 첫 작품이었다. 동영상에 따르면, 설사 쓰시마 관련 관광업체의 운영자 중에서 한국인이 많다고 해도 현지의 연관 산업들(도소매업, 낚싯배 대여 등)을 고려하면, 관광객의 급감은 쓰시마 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불가피하다. 또한 쓰시마 관광객 중 한국인이 압도적 비율을 점하고 있다. 헬마우스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자료를 근거로 ‘쓰시마 전체 관광객 수 대비 한국인 관광객 비율’이 99.2%(이 부분은 헬마우스의 자료 오독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즉, “한국인 관광객이 쓰시마 관광업을 먹여 살린다”.

쓰시마시의 ‘주민기본대장 월보’에 따르면, 3차 산업의 비중이 무려 66.93% (2019년 7월)에 달한다. 3차 산업 내에선 관광업과 밀접히 연관되는 도소매업·서비스업의 비중이 80%이다. “관광업과 관련된 업태가 쓰시마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한국인 관광객이 뚝 끊긴 것이다.

윤서인씨는 ‘쓰시마가 속한 나가사키현의 전체 관광 매출(약 4조원)이 일본 전체 관광 매출의 4%에 불과하다’며 반격에 나섰다. 더욱이 쓰시마의 관광 매출만 따지면 1600억원 정도로 일본 전체의 0.055%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심각한 논점 이탈이다. ‘논쟁’의 주제는 ‘한국인 관광객의 급감이 (일본 전체가 아니라) 쓰시마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그러나 윤씨는 “쓰시마는 한국 관광객이 없어도 별 탈 없다”라고 다시 강조했다. 일본 중앙정부가 ‘유인국경리도법(特定有人國境離島法:국경의 유인도에 관한 법)’이라는 근거법에 의거해서 쓰시마를 지원해준다는 것이다. “관광업 같은 것 다 망해 자빠져도 국가에서 시스템으로 다 먹여 살리게 돼 있구먼. 이걸 무슨 한국인들이 그렇게 먹여 살린대?” 또한 윤씨는 이 동영상에서 헬마우스의 오류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쓰시마 전체 관광객(일본인 포함) 수 대비 한국인 관광객 비율’은 99.2%가 아니라 77%였다. 99.2%는 ‘외국인 관광객(일본인 제외) 중 한국인’의 비율이었다.

이에 대해 헬마우스는 “제가 윤서인씨를 너무 무시한 것 같다”라며 ‘팩트’ 부문의 오류를 사과한다. 그러나 77% 역시 무서운 숫자다. “전체 관광객 중 77%가 사라져도 쓰시마 경제에 별 탈 없다는 논리가 성립할 수 있느냐”라고 되묻는다. 더욱이 헬마우스는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 ‘쓰시마 경제가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지 일본 전체 경제는 언급한 바 없다. 또한 윤씨의 ‘중앙정부 지원’ 관련 발언으로부터 그가 “‘예산’이라는 것 자체를 모른다”라고 유추해낸다.

산업 쇠퇴로 인한 개별 주민들의 소득 감소를 예산으로 대체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말이 안 되는 소리다. 헬마우스가 제시한 일본 중앙정부 문건에 따르면, 윤씨가 언급한 유인국경리도법에 근거한 2018년도 ‘지역사회유지추진 교부금’의 총액은 50억 엔(약 530억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 530억원도 일본 전체의 15개 지역, 761개 섬에 나눠서 지급된다. 쓰시마에 배당된 교부금은 아무리 많아봤자 한화로 수십억원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이에 비해 한국인이 2017년 쓰시마 관광에서 쓴 돈은 87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헬마우스는 “(유인국경리도법에 따른 지원으로) ‘국가에서 시스템으로 다 먹여 살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저 법 때문에 쓰시마가 안 망한다는 것을 (윤씨가) 반론이라고 갖고 온 거예요?”라며 조롱한다.

ⓒYouTube 갈무리만화가 윤서인씨(왼쪽)와 헬마우스가 설전하는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화면.

“당신은 예산의 ‘예’자도 모르는군”

이후 헬마우스는 윤서인씨의 ‘경제 지식’을 한 번 더 문제 삼는다. 윤씨가 2019년 9월13일에 올린 ‘저 돈이 다 어디로 갈까’라는 제목의 동영상이다. 윤씨는 이 동영상에서 문재인 정부의 2019년도 ‘추석 민생안정대책’ 중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추석자금 총 96조원을 지급’이란 대목을 공격한다. “추석 연휴에만 96조를 푸는 거야. 96조를 막 나눠주는 거야. 한마디로 저 사람들은, 몇 명이서 막 무슨 회의실 같은 데 모여 앉아서 몇 조는 요기에 몇 조는 조기에, 그래, 그래 그게 좋겠다. 깔깔깔깔∼. 남의 돈을 자기들 맘대로 막 쓰고 있는 거야.” 또한 96조원을 한국의 5000만 인구로 나누면 1인당 200만원에 해당되는데, 그만한 돈이 통장에 입금되었냐고 시청자들에게 묻는다. “저 어마어마한 96조가 누구한테 어떻게 얼마만큼씩 분배됐는지 넌 정확하게 모르고 있고.”

이 발언은 윤씨가 “예산의 ‘예’자도 모른다”는 헬마우스 주장의 중요한 근거자료가 된다. 9월29일 동영상에서 헬마우스는 “예산은 정부와 국회가 책정하고 심의하고 의결해서 그 용도를 미리 정해놓기” 때문에 정부·여당이 “맘대로 막 쓸” 수 없다는 기초 상식부터 설명한다. 그렇다면 96조원은 어떤 돈인가? 윤씨는 시청자들에게 “넌 정확히 모르고 있”다고 말했지만, 헬마우스는 “나는 정확히 안다”라고 답변한다.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기획재정부 홈페이지에서 ‘추석 민생안정대책’ 보도자료만 봐도 관련 정보가 상세히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96조원은 시민들의 호주머니에 꽂아주는 돈이 아니었다. 그 용도는 ‘대출, 보증 만기연장(56조원)’ 등이다. 헬마우스는 “정부에서 현금을 갖다가 뿌리는 것이 아니고, 산은(산업은행)이나 기은(기업은행) 같은 국책은행을 위주로 대출이 좀 더 쉽게 빨리 집행되게 하거나, 이미 집행된 대출들의 만기를 연장해주거나 그런 정도를 한단 말이야”라며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더욱이 명절 민생안정대책은 현 정부뿐 아니라 이명박, 박근혜 등 이전 정부들에서도 이뤄져온 조치라는 ‘팁’까지 시청자들과 우파 유튜버계의 경제통인 윤서인씨에게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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