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배송’이 인기다. 똑딱하는 사이 문 앞에 도착한다고. 우리는 누구나 어느 정도는 속도의 환영(幻影) 속에 살고 있다. 모든 일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고 믿게 만드는 환영 속에. 그러나 지게에 짐을 실어 인간이 짊어지고 옮겨야 하는 곳에선 있는 그대로의 속도만이 존재한다. 한 걸음을 내디디면 한 걸음만큼 가까워진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다. 씨앗이 싹을 틔우고 나무가 가지를 뻗는 속도가 그렇듯이. 그런데도 하루를 마무리할 때쯤 많은 일을 해냈다며 뿌듯해하는 쪽은 언제나 그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사람들이다. 어째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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