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임재정 시인이 전기 배선공사에 필요한 작업 도구와 재료를 운반하고 있다.
ⓒ김흥구일을 마친 임재정 시인이 귀가하고 있다.
ⓒ김흥구임재정 시인이 아들과 함께 늦은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김흥구집으로 돌아온 임재정 시인이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전기공사 일을 하며 쉰이 넘어 첫 시집을 냈다.

시상(詩想)은 어디에 있을까. 시인 임재정은 전기공이다. 돌돌 만 전기선을 한쪽 어깨에 메고 나머지 한 손에 작업 도구를 든 채 빛 없는 건물을 향한다. 그가 다녀간 장소마다 불이 켜진다. 세 자녀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등단한 지 9년 만에 첫 시집을 냈다. 스패너, 전기포트, 드라이버. 사용한 시어들이다. 시상은 어디에나 있다. 천장의 배선을 살피다가, 운전을 하다가, 밥을 먹다가 불쑥 만났다. 일과가 끝난 뒤 책상에 앉아 단어를 고르고 가다듬는다. 그의 하루를 좇은 사진가는 ‘작업장의 소음이 운율이 된다’라고 기록했다. 시인은 하나의 정체성이다.

 

기자명 사진 김흥구·글 임지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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