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삼일고가도로가 있던 1988년 청계천 풍경.
ⓒ이한구1993년 당시 청계천에 밀집해 있던 공업사와 공구상에서 일하던 청년 노동자들.
ⓒ이한구한때 청년 노동자였던 이들은 숙련된 장인이 되어 청계천 풍경과 역사를 이어왔다. 태광정밀 조무호씨(59)는 밀링, 선반 업무만 37년간 해왔다.
ⓒ이한구대성프레스 박영근씨(63)는 프레스, 선반, 밀링으로 40년 세월을 보냈다.
ⓒ이한구황동금속 김희명씨(60)는 금속 아르곤용접을 38년째 하고 있다.
ⓒ이한구36년간 과학 교재 및 기자재를 만들어온 태창금속 고선기씨(58). 이들의 삶과 기술은 재개발에 밀려날 위기다.

내 동거인은 일주일에 엿새를 청계천으로 출근한다. 간단한 음향기기를 수리하면서 세운상가 일대의 사물 흐름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대체로 온화한 사람이었으나 청계천으로 물건을 가지고 오는 사람들에게 세상 아깝고 분한 것이 인건비 지출이라는 것을 다양한 상황으로 겪고 분노가 많아졌다. 사람값을 너무 싸게 여기는 사고가 만사의 원흉이다, 동거인과 나는 그런 내용으로 대화를 나누곤 한다. 내 동거인은 노동이 신성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의심하고 본다. 노동이 신성한가. 노동은 일단 비싸야 한다….
동거인의 경력은 15년이다. 사물들 사이에서 바쁘게 움직이려니 자주 어딘가를 다친 채 귀가한다. 여기서 지금 내 노동이 신성해지는 순간은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무사히 미래가 될 수 있을 때뿐인 것 같다고 동거인은 말한다. 

기자명 사진 이한구·글 황정은(소설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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