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로치 감독의 신작 영화 〈미안해요, 리키(Sorry We Missed You)〉는 일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일할 수밖에 없어서 비극에 처하는 노동자와 그 가족의 삶을 다룬다. 한 사람을 가장 안전하게 하는 ‘노동의 자유’가 자본에 의해 규격화되는 순간, 한 사람을 가장 안전하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는 뼈아픈 사실은 다시 한번 묻게 한다. 쉴 수 있는 노동자를 ‘리스크’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안전을 방패가 아니라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누구인가. 확인하게 한다. 자본은 안전한가. 이제 우리의 자본주의는 더 극악하게 죽도록 노동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거짓을 사실로 전파하는 중이다. 과연,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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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깜빡, 도시의 등대
깜빡깜빡, 도시의 등대
사진 주용성·글 이동은(영화감독)
밤이 깊어갈수록 어둠이 짙어갈수록 이곳은 섬이 되어가요. 형광등 불빛이 등대처럼 보인다면 당신은 길 잃은 배의 선장일 테지요. 무인도는 아니에요. 여기에도 사람이 있답니다. 형광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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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 안에 있어요
당신은 이 안에 있어요
사진 강영호·글 김세희(소설가)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재운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한없이 구체적인 행위 속에서 점점 나는 나를 익명으로 느낀다. 내가 누구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나는 통로이고 전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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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노동’이 왜 싸구려인가
‘좋은 노동’이 왜 싸구려인가
사진 변백선·글 최현숙(〈작별 일기〉 저자)
대부분의 임금노동은 자본과 신자유주의를 강화한다는 면에서 ‘노예노동’의 측면이 크다. 게다가 대공장 중심의 남성 노동들은 대부분 생태를 파괴하는 ‘나쁜 노동’이다. ‘돌봄노동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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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으로 빚은 불꽃
땀으로 빚은 불꽃
사진 정택용·글 전혜원 기자
기계가 없앨 일자리를 그토록 걱정하면서도 우리는 남의 노동에 냉소한다. 해고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에게 하이패스의 편리함을 설교하듯이. 자동차 내연기관 부품인 실린더라이너를 만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