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1791년 12월15일, 신생 독립국 미합중국 의회는 헌법을 제정한 지 4년 만에 수정헌법 10개 조항을 발효한다. 정부의 권력을 제한하고 시민의 권리를 보장한다 하여 이를 ‘권리장전’이라고도 부른다. 제임스 매디슨이 주도해 만든 권리장전에는 미국 진보파와 보수파가 애지중지하는 조항이 하나씩 들어 있다. 수정헌법 제1조는 언론·출판·집회 등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 진보파의 성배다. 제2조는 무장의 자유를 보장한다. 총기 소유의 자유를 뒷받침하는 보수파의 성배다. 이 외에도 인신구속은 적법절차에 의해서만 허용된다는 권리,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 현대사회의 핵심 규칙들이 여기서 확립된다.

 

ⓒ연합뉴스

떠난 이의 빈자리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12월9일 타계했다. 향년 83세.
김우중 전 회장은 대우그룹을 이끌며 ‘세계 경영’을 모토로 공산권 붕괴 이후의 동유럽에 발 빠르게 진출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무리한 차입 경영이 발목을 잡아 대우그룹이 공중 분해되었고, 분식회계와 해외 재산 도피 등의 혐의로 징역 8년6개월과 함께 추징금 18조원을 선고받았다. 이 중 892억원만 냈다. 가장 먼저 세계로 눈을 돌린 진취적 경영자라는 평가와, 위험관리라는 경영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거품경제의 화신이라는 극과 극 평가가 공존한다.

이 주의 논쟁

온라인 커뮤니티를 들썩이게 했던 이른바 ‘곰탕집 성추행 사건’이 12월12일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됐다.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이 사건은 남초(주로 남자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등에서 “물증이 없어도 여성 증언만 일관되면 유죄가 난다”라는 식의 문제 제기로 1심·2심·3심 판결 때마다 논란을 몰고 다녔다.
온라인의 뜨거운 논란과 달리, 법률가들은 형사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은 원래 증거의 한 종류이자 가장 직접적 증거라고 지적한다. 증거의 신빙성을 정황에 비추어 인정하느냐 배척하느냐를 판사가 판단하는데, 이번 사건의 경우 1·2·3심이 일관되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했다.
 

기자명 천관율 기자 다른기사 보기 yu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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