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번호:213050226
이름:김선아(가명·42)
주소:대구광역시 동구

조건을 달았다. 이번에는 ‘가명’으로 하고 싶다고 했다. 알고 보니 독자와의 수다가 두 번째였다. 2011년 ‘〈시사IN〉에 말걸기’라는 이름으로 차형석 기자와 통화를 했다. 〈시사IN〉을 들고 있는 여섯 살 딸아이 사진이 함께 실렸다. 그새 딸은 중학생이 되었다. 8년 전 수다에서 〈시사IN〉 표지를 좋아한다고 소개되었던 딸은 이제 ‘불편할 준비’ 지면을 즐겨 읽는다.

10여 년간 묵묵히 〈시사IN〉을 구독해온 김씨는 최근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생겼다. 제634호 ‘정시 확대 공정한가’를 읽고 나서였다. “정말 잘 짚었다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보면 수시에 비해 정시가 더 정의롭다고 할 수 없거든요.” 그는 19년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영어 교사이다. 전국적으로 학생들을 줄 세우는 수능은 강남 8학군처럼 소득수준과 교육열이 높은 학군에 유리한 제도이다.

정시 위주의 대입제도에서 학생들은 주입식, 문제 풀이식 교육에 갇히게 된다. 그는 수시 전형이 확대되며 교실이 변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일방적이던 강의식 수업이 달라졌다. 모둠 학습, 발표 수업, 수행평가 등 다양한 학습 방식이 도입되었다. 참여를 이끌어내는 수업을 해야 학생들 각자의 활동 내역을 학생부에 기록해줄 수 있다. 그만큼 교사의 업무 강도는 높아진다. 김씨는 “더 나은 교육, 바람직한 교육을 위해서라면 일이 많아지는 걸 마다하는 교사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창간 10주년이었던 2017년에는 정기구독을 10년 더 연장했다. “큰맘 먹고 거금을 썼다”라는 독자의 당부는 단순하면서도 묵직했다. “지금처럼 어디에도 휩쓸리지 말고 기사를 써주면 좋겠다.”

기자명 김연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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