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신선영

수 크로스 INN 대표(사진)는 AP 통신 기자로 일을 시작했다. 오하이오, 알래스카, 텍사스, 시카고 등에서 기자와 편집자로 일하다 뉴욕 AP 지국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2015년 INN 대표직을 맡았다. 협동조합으로 비영리법인 AP 통신에 있을 때부터 INN과 자주 협업하며 비영리 언론 전반에 관심을 가졌다. 비영리 언론사들을 위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비영리 재단이 운영하는 〈가디언〉부터, 금융자본가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프로퍼블리카〉 등 비영리 언론들의 운영 형태가 제각각이다.

규모와 운영 방식에 따라 비영리 언론사가 다양하다. 취재 범위에 따라 도시(local), 주(state), 지역(regional), 국가(national), 세계(global) 단위로 나눌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퍼블릭프레스〉 〈보이스 오브 오렌지카운티〉와 같은 매체는 도시 단위, 〈텍사스 트리뷴〉 〈위스콘신 워치〉는 주 단위에 속한다. 1990년대 전에 설립된 〈탐사보도센터(CIR)〉 〈공공청렴센터(CPI)〉는 국가 단위 비영리 언론사다. INN 회원 중에는 도시 단위 언론사가 33%(80개)로 가장 많다. 비영리 언론사는 대부분 재단과 개인 후원, 멤버십 등으로 재원을 마련하는데, 이 규모에 따라 재원 마련 구조가 달라진다.

광고를 받는데도 비영리 언론사인가? 비영리 언론사를 규정하는 법적인 개념이 있는지 궁금하다.

법적 정의는 없지만, 미국 세법에 비영리 기관을 규정하는 법적 지위가 있다. 미국 국세청(IRS)에서 세금 면제 혜택을 받는 지위인 ‘501(c)(3)’을 받아야 한다. 종교·자선·과학·교육 등 8개 카테고리 중 하나에 관련된 활동을 해야 한다. 비영리 언론사는 주로 ‘교육’ 카테고리에 해당된다. 뉴스 보도가 민주주의를 교육하는 활동으로 보기 때문이다. 비영리 언론사도 광고를 받고 수익을 낼 수 있다. 실제로 〈마더 존스〉 〈민포스트〉 〈텍사스 트리뷴〉 등은 광고를 받는다. 비영리 언론사는 광고로 인한 수익이 발생할 때 세금만 신고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수익을 주주나 이사회로 넘길 수 없다는 점이다. 모든 수익은 뉴스 제작에 돌아가야 한다. 비영리 언론사가 세금 혜택을 받는 이유는 공공에 복무하고 있다는 책임 때문이다.

기존 상업 언론인 〈뉴욕 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 등에서도 꾸준히 심층적인 탐사보도를 내놓고 있다. 비영리 언론사가 탐사보도의 대안이 될 수 있나?

실제로 탐사보도를 정말 잘하는 대형 언론사가 많다. 문제는 지역에서 탐사보도가 현저히 줄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에 모든 미디어가 밀집돼 있지만, 정작 뉴욕의 지역 문제를 다루는 언론은 거의 없다. 그에 비해 비영리 언론사는 규모는 작지만 그 지역에서 필요한 감시견 구실을 한다. INN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비영리 언론사의 78%에 탐사보도 전문기자가 한 명 이상 있다. 44%의 뉴스룸이 공적인 목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오픈한다. 비영리 언론사 5개 중 4개가 탐사보도에 특화돼 있고, 5개 중 3개는 심층 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후원자나 재단에 의해 편집권이 침해될 위험은 없나?

INN의 회원사들은 홈페이지에 ‘편집권 독립 서명서’를 명시해야 한다. ‘우리는 돈을 받고 쓰지 않는다’ ‘누가 후원하든지에 상관없이 우리는 우리의 뉴스를 제작한다’라는 문구 등이다. 재단이 후원금을 제공할 때도 “언론사의 보도에 어떠한 압력도 행사하지 않겠다”라고 쓰인 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 익명의 재단이나 기부자로부터 후원을 받는 언론사는 INN 회원이 될 수 없다.

비영리 언론사의 편집국 구성이 기존 언론사보다 다양하다.

여러 통계에 따르면 기존 언론사는 주로 남성이 70%, 백인이 78%으로 구성돼 있다. 그에 반해 비영리 언론사는 여성이 55%다. 인종 및 민족 구성에서는 백인(73%), 히스패닉(9%), 흑인(6%), 아시아인(6%)으로 여전히 격차가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여러 이유들이 비영리 뉴스룸의 다양성에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대형 언론사의 엄격한 위계질서에 퍼져 있는 편견과 차별에서 벗어나 새로운 뉴스룸을 시작할 동기가 여성과 비백인 기자들에게 더욱 컸을 것이다. 게다가 비영리 언론사는 대개 그들이 뉴스를 다루는 지역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들이 다루는 지역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열려 있다.

기자명 로스앤젤레스·김영화 기자 다른기사 보기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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