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시민사회 연대를 꿈꾸다
  • 김동인 기자
  • 호수 636
  • 승인 2019.11.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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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윤무영

사회진보연대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서 활동한 홍명교씨(36)는 2018년 초 중국 유학길에 올랐다. 중국어 공부가 목적이었지만 사회운동을 하며 방전된 탓에 휴식을 하며 충전도 하고 싶었다. “원래 일 벌이는 걸 좋아해서요. 자연스럽게 중국 시민사회 활동가들과 교류하게 되더라고요.” 언어를 배우는 동시에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시민운동가와 만났다.

유학 생활 동안 자본주의 모순이 극심하게 드러나는 중국을 목격했다. 1년간 중국 사회를 좀 더 다채롭게 바라보게 된 홍씨는 올해 초 한국에 돌아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했다. ‘동아시아국제연대(facebook.com/transeastasia)’는 동아시아 각국에서 활동하는 사회운동가들의 연대를 돕는 게 목적이다. 중국어 자료와 각종 정보를 번역해 한국인들에게 소개한다. 꾸준히 교류를 넓혀가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자리를 잡아가던 ‘동아시아국제연대’가 갑자기 주목받게 된 건 올해 홍콩 사태를 거치면서다. 4700여 명으로 구독자가 대폭 늘었다. 게시물 댓글난도 북적거렸다. 홍씨는 “일종의 ‘여가활동’처럼 시작한 페이지였는데, 지금은 전보다 더 시간을 할애하며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홍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려스러운 측면도 있다. 홍씨는 “사람들이 홍콩 사태를 너무 단편적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 단순히 ‘홍콩은 1980년 광주다’라고 말해버리면 홍콩과 중국 사이에 있는 수많은 맥락을 놓치게 된다. 우리가 우월한 시선으로 홍콩을 바라보는 것도 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홍콩 소식 전파에 집중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애초 계획대로 동아시아 시민사회와 연대를 이루려고 한다. 거대 자본의 힘은 국경을 가리지 않고, 아시아 각 국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모순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홍명교씨가 처음 생각의 틀을 아시아로 넓혀야겠다고 다짐한 계기는 삼성전자 공장의 베트남 이전이었다. 홍씨는 “노조 입장에서는 ‘공장 이전에 반대한다’는 반발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마땅치 않았다. 자연스럽게 한국의 노동문제가 동아시아 전역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아직 조직을 구성한 단계는 아니지만 최근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이들과 공부 모임도 이어가고 있다. 동료들과의 연대도 적극 나설 작정이다. 중국 농민공에 대한 책도 집필 중이다. 그가 전하는 다채로운 이야기는 동아시아국제연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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