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인공지능’, 올해는 ‘로봇’으로 기획 기사를 연재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인공지능의 신경망을 컴퓨터 내부의 물리적 장치로 생각했던 기자다. 질량을 무게 비슷한 것인 줄 알았다. 1980년대 중등 과학교육 실패의 표본 사례다. 밥줄 끊기지 않으려는 ‘현실적 필요성’에서 비롯된 ‘나의 이과 학문 학습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처음엔 중학생, 심지어 초등학생 대상의 개설서를 읽었다. 저자가 쉽게 쓰기 위해 각별히 노력한 책들이라 분량도 적기 때문에 아주 빨리 해당 분야의 개요를 습득할 수 있다. 구글 같은 검색 사이트에도 좋은 자료가 많다. ‘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와 함께 ‘dummies(멍청이)’나 ‘fool(바보)’을 넣어 복수 검색하면, ‘멍청이도 이해할 수 있는’ 등의 단서를 단 문헌들이 제법 많이 출력된다. 가급적 짧은 것을 골라 읽어보면 된다. 간략하고 명쾌하게 서술된 자료는, 비록 영어라고 해도 쉽게 읽힌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라면, 〈뉴턴 하이라이트〉 시리즈를 추천하고 싶다. 월간 과학 잡지 〈뉴턴〉에 등재되는 기사들 중에서 특정 분야 및 주제의 글들을 골라 재구성하고 심화시켜 독립적 단행본으로 펴낸 시리즈다. 〈인공지능과 산업〉 〈수학의 세계 현대편〉 〈현대 물리학의 핵심〉 등이 있다. 접근하기에 엄두도 안 나는 주제를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머릿속에 큰 그림을 그리는 정도로 공부하는 데는 적합한 자료라고 판단한다. 각 페이지엔 해당 내용을 표현하는 그래픽이 듬뿍 들어가 있다. 이과 학문의 개요를 이해하는 데 그래픽이 긴요할 수 있다는 것을 〈뉴턴 하이라이트〉에서 처음 실감했다.
그다음부터는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 질문하고 그 답변을 종합해서 기사화하는 정도는 간신히 해낼 수 있게 되었다. 이 시리즈를 발간하는 아이뉴턴 측에 개인적으로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덕분에 이럭저럭 밥줄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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