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백승기
동심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건만 3년차 젊은 교사는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한울미르’반 서른두 명 어린 제자도 눈물을 흘렸다. 

2월13일 서울 길동초등학교 6학년 2반. 울타리를 뜻하는 ‘한울’과 용을 의미하는 순우리말 ‘미르’를 합친 한울미르반 졸업식은 웃음으로 시작했지만 눈물바다로 끝났다.

한울미르반 담임은 스물여섯 최혜원 교사이다. 최 교사는 지난해 12월 일제고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임됐다. 천직으로 여긴 교단에서 쫓겨나며 그녀는 졸업장만은 꼭 제 손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녀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침 8시 혼자 교실을 찾았다. 그리고 무작정 아이들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최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강당에서 열린 졸업식장에 참석해 제자들과 한 약속을 지켰다. 아이들은 임시 담임교사가 따로 있었지만, 최 교사에게 꽃을 달아줬다. 공식 졸업 행사가 끝난 뒤 최 교사는 제자들과 한울미르반 졸업식을 따로 치렀다. 그녀는 서른두 명 제자에게 편지 형식으로 쓴, 직접 만든 졸업장과 추억이 깃든 미니 기념사진첩을 선물했다. 졸업장을 나눠주며 최 교사는 아이들을 일일이 가슴으로 안았다.

기자명 고제규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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