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게, 오래 가고 싶다”
  • 변진경 기자
  • 호수 75
  • 승인 2009.02.17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IN 김병식

‘당신에게 한 페이지가 주어진다면.’ 문화 잡지 <싱클레어>는 이 행복한 고민거리를 두 달에 한 번 독자에게 툭 던진다. 편집자가 독자가 되고 독자가 필자가 되는 자유로운 격월간지 <싱클레어>가 열 살 생일을 맞았다. 2000년 2월 대학생·아트 작업가·독서지도사·회사원 등 하는 일은 다르지만 ‘내 안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즐기는 건 닮은 서울 홍대와 신촌 근방의 젊은이들이 모였다.

<싱클레어> 편집국에는 ‘압박’이 없다. 100% 독자의 글로 채우니 창작 압박이 없고, 원고료를 안 줘도 글이 넘쳐나니 제작비 압박이 없고, 하루쯤 책을 늦게 발행해도 아무도 재촉하지 않으니 마감 압박이 없다. <싱클레어> 창간 멤버이자 현재 편집장인 김용진씨(35·왼쪽에서 세 번째)는 광고 한 쪽 없이 10년을 버틴 <싱클레어>의 장수 비결로 ‘약간의 무심함’을 들었다. “좋은 잡지를 만들고 싶다는 진득한 꿈이 있으니 아등바등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오래 가더라고요.”

<싱클레어>는 젊은이만의 잡지가 아니다. 여섯 살배기 아이와 60대 할아버지도 <싱클레어>의 한 페이지를 채운다. 편집국 식구들은 <싱클레어>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대중 잡지’가 되길 바라지만 덩치가 커지는 건 원치 않는다. “우린 목표가 작아요. 작게, 오래 가고 싶어요. 대신 경쟁자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잡지와 음반, 영화계에서 <싱클레어>처럼 ‘작은 것’들이 많이 생겨나면 우리 문화가 훨씬 풍성해질 거예요.”

탐사보도의
후원자가 되어주세요

시사IN 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