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가 강석주를 띄운 이유
  • 남문희 기자
  • 호수 614
  • 승인 2019.06.2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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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가 2016년 식도암으로 사망한 강석주 전 노동당 국제담당비서를 재조명했다.

6월10일자 <노동신문>은 ‘위대한 영도자의 품에서 전사의 삶이 빛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1990년대부터 대미 외교를 총괄해온 그에 대해 “확고한 혁명적 원칙성으로 당의 대외정책을 관철하는 전초선에서 활약해온… 우리의 승리적 전진을 위한 국제적 환경을 마련하는 데 적극 기여한 일꾼”이라고 평가했다. 하노이 북·미 회담을 책임졌던 김영철 통일전선부(통전부) 부장 이하 실무 책임자들에 대한 처분이 초미의 관심사인 시점이다.

강석주 전 비서는 바로 그 통전부와 대척점에 선 인물이다. 마침 통전부가 맡았던 대미 업무가 외무성으로 이관되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바로 이런 때에 북한 매체가 그를 띄운 이유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 해답은 <노동신문>에 소개된 위의 문구에 있다. ‘확고한 혁명적 원칙성’과 ‘국제적 환경의 마련’. 바로 강석주 전 비서가 높이 평가되는 이유다.

ⓒ시사IN 양한모
예전에 북한 외교관 출신 인사가 그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한 적이 있다. “강석주는 미국을 잘 이해하는 한편 그것을 북한의 이익에 맞게 조화시킬 줄 아는 인물이었다.”

이게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북측 인사들이 미국을 잘 모른다. 이번에 하노이 회담을 주관한 통전부 역시 그랬다. 대남 공작 전문기관답게 대화보다는 대적(對敵)에 익숙했고 외교와 책략의 구분이 없었다. 미국을 모르고 함부로 책략을 구사하다 역으로 당한 경우다.

반면 강석주 전 비서는 책략이 아니라 외교 협상으로 북한의 이익을 지켜낸 인물이다. 1994년 제네바 회담이 그랬고 김정일 시대 세련된 대미 외교가 그랬다. 하노이 좌절 속에서 북한이 강석주 전 비서를 띄운 것은 그래서 반갑다. 통전부식 책략이 아니라 제네바 회담 같은 본격적인 외교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강석주 전 비서의 후예들이 그의 바통을 이어받아 앞으로 다가올 대미 협상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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