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게 이만한 상찬이 또 있을까. 소설가 김연수씨의 작품 〈밤은 노래한다〉(문학과지성사 펴냄)를 두고 평론가 신형철씨는 이렇게 말했다. “무엇을, 왜,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가장 명석하게 인식하고 있는 작가의 또 하나의 수작. 자료와 상상, 산문성과 서정성, 거시적인 프레임과 미시적인 집중력 사이에서 이 작품이 보여주는 균형감각은 경탄스럽다. 2000년 이후, 김연수는 뒤로 간 적이 없다. 그의 대표작은 늘 그의 최근작이다.”

지난해 〈시사IN〉은 그의 작품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문학동네 펴냄)을 2007 소설 부문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지난해처럼 시와 소설 부문을 분리했다면 그의 작품은 올해도 맨 앞자리에 올랐을 것이다.

소설가 정도상씨가 쓴 연작소설 〈찔레꽃〉(창비 펴냄)도 2008년이 발견한 작품이다. ‘강요된 채로 혹은 자발적으로 국경을 넘는 와중에 이들 탈북 난민이 겪게 되는 고통의 풍경은 세계화된 현실의 가장 어둡고 끔찍한 구조적 폭력과 맞닿아 있다’(이명원). 문학평론가 고영직씨는 특히 이 연작 가운데 〈얼룩말〉의 처연한 결말은 가슴이 먹먹한 감동을 자아낸다고 말한다.

시인 김선우씨가 쓴 〈나는 춤이다〉(실천문학사 펴냄)는 오랜만에 한국 문학에 등장한 예술가 소설이다. 평론가 박수연씨는 이 소설을 두고 “이미 뛰어난 산문가로 알려진 작가 특유의 조밀한 언어로 거대한 역사적 격랑 속에서 부침하는 역사적 인물(최승희)을 그려냈다”라고 말했다.

〈엄마를 부탁해〉(신경숙 지음, 창비 펴냄)는 우리 어머니의 삶과 사랑을 절절하게 그려낸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어느 날 어머니의 실종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각 장별로 시점의 전환을 통해 엄마의 삶과 가족의 내면을 드러내면서 인생의 융숭한 깊이를 섬세하게 포착해냈다’(임규찬).

이 밖에 시집으로 진은영의 〈우리는 매일매일〉(문학과지성사), 고은의 〈허공〉(창비), 백무산의 〈거대한 일상〉(창비), 김정환의 〈거룩한 줄넘기〉(강), 허연의 〈나쁜 소년이 서 있다〉(민음사), 김혜순의 〈당신의 첫〉(문학과지성사), 김사이의 〈반성하다 그만둔 날〉(실천문학사), 황규관의 〈패배는 나의 힘〉(창비) 등이 빼어난 성과로 꼽혔다.

소설로는 황석영의 〈개밥바라기 별〉(문학동네), 이시백의 〈누가 말을 죽였을까〉(삶이보이는창), 윤고은의 〈무중력 증후군〉(한겨레출판), 이청준의 〈신화의 시대〉(물레), 김중혁의 〈악기들의 도서관〉(문학동네), 박상륭의 〈잡설품〉(문학과지성사)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올해 출판계의 사건으로 꼽힐 만한 외국 문학 〈로드〉(문학동네)의 선전까지!

기자명 차형석 기자 다른기사 보기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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