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자리’란 무엇일까? 높은 연봉, 고용 안정, 풀타임 근무가 우선 떠오른다. 사람들이 ‘일’에서 원하는 게 그것이 전부일까? 넷플릭스 최고인재책임자(CTO·Chief Talent Officer)로 14년간 일했던 패티 매코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에서 원하는 것을 이렇게 정의한다. “출근을 해서, 자신이 믿고 존경하는 동료들로 이뤄진 제대로 된 팀과 함께, 미친 듯이 집중해 멋진 일을 해내는 것.”

그의 저서 〈파워풀〉은 넷플릭스라는 기업이 어떻게 사람을 뽑고, 동기를 부여하며, 훌륭한 팀을 구축하는지 보여준다. 휴가와 경비를 자유롭게 쓰게 했지만 직원들이 자유를 남용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이렇게 적는다. “회사가 직원들을 어른으로 대할 때, 직원들도 어른으로서 행동한다.” 저자가 보기에 회사가 직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지원은 공짜 초밥도, 엄청난 보너스도 아니다. “오직 고성과자들만을 채용해서 그들이 함께 일하도록 하는 것”이다. 냉혹하게 들리지만, 저자는 경영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오로지 훌륭한 팀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직원들 자신이 힘을 갖고 출근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그들이 실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권한을 부여한다면서 속으로는 잘못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게 아니라.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는 ‘자유와 책임’으로 요약된다. 여기서 책임은 고용의 종료까지도 포함한다. “그동안 일을 잘했던 직원일지라도 때론 떠나보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기능과 기술을 보유한 고성과자를 영입할 공간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한국과는 전혀 다른 미국의 고용 시스템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테크 기업’ 중 하나가 어떻게 일하는지 생생히 담은 이 책은 울림이 있다. 크고 작은 조직에 속한 우리 자신이 왜,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돌아보게 한다. 어떻게 일할 것인지도.

기자명 전혜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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