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조남진
마켓컬리 배송 담당자가 ‘새벽배송’을 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하루에 주문 2만여 건을 처리한다.

배송이 빨라졌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밤 12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한다. 마켓컬리의 ‘새벽배송’은 밤 11시 전에 주문하면 이튿날 아침 7시까지 해산물·고기·야채 등 신선식품을 보내준다.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경쟁에 가세했다. 다음 날 배송을 넘어 새벽배송이 업계 표준이 되었다.

빠른 배송의 기원은 미국 아마존이다. 2005년 아마존은 유료 서비스(연회비 119달러)인 ‘아마존 프라임’ 회원에게 무료 이틀 배송을 시작했다. 지금은 지역과 물품에 따라 당일 배송이나 2시간 내 배송도 가능하다. 한국의 100배에 가까운 미국 면적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다.

택배업의 난제는 ‘어디 사는 고객이 언제, 무엇을, 얼마나 주문할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상품을 보관하는 창고’와 ‘재고’에 대한 의사결정에서 혼선을 빚게 된다.


직관을 데이터로 대체한 아마존의 혁신

일단 창고 문제부터 보자. 창고는 무조건 고객 가까이 있으면 좋다. 그래야 빨리 배송할 수 있다. 가장 단순한 해결 방법은 창고의 수를 무한정 늘리는 것이지만 그러려면 엄청난 비용이 든다. 그렇다고 하나의 거대 창고에 상품을 몰아넣으면, 그곳에서 멀리 거주하는 고객에겐 빠른 배송이 불가능해진다.

또한 고객이 주문할 물품을 얼마나 확보해놓을지도 어려운 문제다(재고). 상품을 너무 적게 사두면(재고가 적으면), 비용은 줄일 수 있겠지만 품절이나 배송 지연으로 소비자를 실망시킬 가능성이 커진다. 너무 많이 확보해놓으면 보관비용은 물론이거니와 팔리지 않을 경우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런 난제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라는 기법으로 극복해낸 업체가 바로 아마존이다. ‘아마존 이전’에는 사람의 직관이 재고를 관리했다. 예컨대 밸런타인데이를 앞둔 시기라면, ‘이번엔 초콜릿이 얼마나 팔릴까’라고 막연하게 예측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마존이 직관을 데이터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신광섭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과거에는 ‘재고를 얼마나 채워야 할까’라는 질문에 아무도 명확히 답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해, 소비와 관련된) 많은 양의 정제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보하고 인공지능 기술 덕분에 신속하게 분석해서 미래의 수요를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재고 보충’ ‘판매’ ‘배송’ 등의 계획에서 정확도가 매우 높아졌다. 한마디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것이 물류 혁명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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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전 사업에서 활용한다. 사진은 인공지능을 장착한 키바(Kiva) 로봇이 움직이는 모습.

아마존은 고객의 소비 행위에 대한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사업의 전 영역에 활용한다. 상품 추천은 물론이고 빠른 배송에도 데이터 활용은 중요하다. 북미 지역에는 ‘주문이행센터’라고 불리는 아마존의 거대 창고가 110개 넘게 있다. 그중 일부의 넓이는 100만 제곱피트(약 9만2900㎡) 이상이다. 인공지능은 거대한 주문이행센터의 어디에 어떤 상품을 보관할지부터 결정한다. 주문이 들어오면 인공지능은 배송 목표 지역의 위치, 재고, 주문 현황 같은 데이터를 종합해서 가장 빠른 배송이 가능한 센터를 고른다. 배송 차량을 정하는 데는 물론이고 날씨와 교통량 등을 고려한 최적의 배송 경로를 뽑아내는 데도 인공지능이 활용된다. 이 모든 의사결정의 근간에는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데이터’가 있다.

한국의 쿠팡과 마켓컬리를 관통하는 메커니즘 역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다. 마켓컬리의 ‘새벽배송’은 데이터를 활용한 ‘예측 발주’ 덕분에 가능하다. 전남 완도에서 나는 전복을 예로 들어보자. 기존 업체에서는 고객의 주문을 받은 뒤 비로소 전복을 따서 배송했다. 주문에서 배송까지 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주문이 들어올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전복을 미리 사두면 그에 따른 비용과 위험을 해당 업체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마켓컬리는 과거의 주문 데이터를 활용해 다음 날의 주문을 예측한 다음 전복을 발주한다. 예컨대 2월23일 오후에 다음날 들어올 주문량을 예측하고 전복을 발주한다. 전복은 다음 날인 2월24일 오후 4시까지 서울 송파구 장지동 마켓컬리 물류센터로 온다. 그 와중에도 소비자들은 마켓컬리 앱에서 전복 ‘구입’ 버튼을 클릭한다. 마켓컬리는 밤 11시에 2월24일분의 주문을 마감하고 전복을 배송한다. 남은 재고는 폐기한다.

예측이 부정확할수록 폐기율은 높아질 것이다. 2월24일에 서울에서 1000개의 전복 주문을 예측했는데 현실에서 500개만 주문되었다면 폐기율은 50%다. 그러나 마켓컬리에 따르면 폐기율이 평균 1% 안쪽에 머문다. 강성주 마켓컬리 운영리더에 따르면, “데이터를 활용해 수요를 예측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해진다”. 이 회사의 ‘데이터 분석 전담팀’은 과거의 품절이나 폐기, 판촉 자료는 물론 상품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요가 변하는 정도(가격 탄력성)까지 여러 데이터를 수집해서 예측에 활용한다. 이런 데이터들을 입력하면 제법 정확한 예측을 수행하는 머신러닝 통계 모델을 구축하는 것도 분석팀의 업무다.

물론 통계 모델을 구축해서 데이터를 입력한다고 성공적인 예측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론’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므로, 이론을 현실에 따라 끊임없이 수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마켓컬리는 ‘데이터 물어주는 멍멍이’라는 자료를 30분 간격으로 공유한다. 멍멍이에 기본적으로 포함되는 자료는, 해당 시각까지 누적된 당일 매출, 고객 수, 주문 수,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 등이다. 이처럼 30분 단위 집계와 추정이 필요한 이유는, 예측과 실제로 발생하는 수요 사이의 편차를 조정해 일별로 마케팅과 운영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다.

인공지능과 데이터는 재고관리뿐 아니라 운영 전반에 활용된다. 그날 포장할 인원과 배송 차량 대수 역시 매출 예측에 따라 조절한다. 주문을 마감하면 자체 개발한 시스템으로 배송 경로를 최적화한다. 교통 상황을 고려하면서도 특정 지역이나 기사에 물량이 몰려 배송이 지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사들은 앱을 통해 전달받은 경로대로 배송한다.

쿠팡의 배송 규모는 마켓컬리와 다르다. 마켓컬리가 하루에 주문 약 2만 건을 처리하는 반면 쿠팡의 ‘로켓배송’은 하루에 최대 170만 개 상품을 출고한다. 쿠팡에 따르면, 밤 10시에서 12시 사이에 하루 주문의 3분의 1 정도가 몰린다. 로켓배송이 가능한 품목은 500만 가지다. 전국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창고) 수십 곳의 면적을 모두 합치면, 축구장 151개 넓이에 달한다. 쿠팡이 2016년 인천과 경기도 남양주 덕평에 지은 ‘메가물류센터’의 규모는 각각 9만9174㎡(약 3만 평)이다.

일자리·가격 등 경제 전반에 큰 충격 줘

주문이 들어온 물건을 3만 평이나 되는 물류센터에서 빠르게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통적인 물류센터에서는 비슷한 품목별로 물건을 쌓아둔다. 주문된 상품을 집어오는 ‘피킹’ 직원이 샴푸를 찾으려면 아무리 멀어도 샴푸가 있는 곳까지 가야 한다. 그만큼 해당 상품을 창고에서 내보내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진다. 쿠팡의 창고 시스템은 좀 다르다. 샴푸가 창고의 한곳이 아니라 여기저기에 일정 분량씩 진열되어 있다. 시스템의 명칭인 ‘랜덤 스토(Random stow)’는 ‘무작위로 넣는다’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 같은 배치는, 인공지능을 통해 상품별로 예측된 입출고 시점, 주문 빈도, 물품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면밀하게 계산된 것이다.

만약 샴푸와 휴지를 ‘피킹’해야 한다면, 인공지능이 두 물품의 위치와 직원들의 위치를 고려해서 가장 빠르게 찾아 창고 밖으로 내보낼 수 있는 동선을 알려준다. 이는 물론 시스템이 모든 상품의 위치와 입출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쿠팡이 주문부터 배송까지의 효율성을 극적으로 올린 비결이다.

미국의 아마존에서 시작된 물류 혁명은 한국에서도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물류 혁명은 단지 ‘배송이 빨라졌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전반에 엄청난 충격을 준다. 미국에서는 전자상거래 때문에 전통적인 오프라인 업체들이 쪼그라드는 현상을 ‘아마존 효과(Amazon Effect)’라고 부른다. 126년의 역사를 자랑했던 ‘유통 공룡’ 시어스는 2018년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시어스 백화점과 K마트 매장은 2013년 2000개에 달했지만 2018년에는 687개로 줄었다. 미국 1·2위 백화점인 메이시스, JC 페니도 상황이 좋지 않다. 세계 최대 장난감 유통업체 토이저러스는 창사 70년 만에 폐업했다. 이 오프라인 업체들이 아마존 등 온라인으로 소비가 옮아가는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마존 당하다(Be Amazoned)’ ‘소매 종말(Retail Apocalypse)’과 같은 신종 용어들이 유행하고 있다.

‘아마존 효과’는 가격 같은 거시경제 변수에까지 엄청난 영향을 준다. 알베르토 카발로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아마존 효과’로 인해 ‘가격 결정 메커니즘’이 바뀌었다. 첫째, 가격 조정 주기가 짧아졌다. 원래 백화점이나 마트 같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좀처럼 가격표를 바꿔 달지 않는다. 가격표를 바꾸는 데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자칫 실수라도 하면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아마존 같은 온라인 업체가 실시간으로 가격을 바꾸면서 미국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 역시 가격표를 신속하게 교체하기 시작했다. 둘째, 지역별 가격 차이가 사라졌다. 광활한 미국에서는 식료품 등에서 지역별로 가격 차이가 매우 컸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가격 차이가 사라지자 오프라인에서마저 지역을 불문하고 비슷한 가격이 형성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만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틀어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의미다.

이 논문을 소개한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물류 혁명이 진행 중인 한국에서도 함의가 적지 않은 연구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총 소매시장에서 온라인 비중은 9%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 정도다. 우리는 더 높다(18.2%, 모두 2017년 기준). 배송 서비스를 둘러싼 소매업체들의 온라인 경쟁 격화를 고려하면, 미국에서 ‘가격’에 벌어진 일들이 한국에서 더욱 강하게, 단기간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줄곧 화두인 자영업 붕괴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홍춘욱 팀장은 “재래시장이나 소매업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무력화하는 힘이 사실 여기(물류 혁명)에 있다고 본다.” 〈골목의 전쟁〉 저자 김영준씨는 “최저임금이나 임대료보다 자영업자들을 힘들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 온라인 거래 확대라고 생각한다. 도소매를 넘어 음식점 자영업도 간편식 배송에 타격을 입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영업은 타격받고 노동은 더 유연해진다

지난해 12월엔 한국에서의 아마존 효과를 실증한 보고서가 나와 주목되었다.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제2018-10호〉에 실린 ‘온라인 거래 확대의 파급효과 및 시사점’에 따르면, 온라인 상품 판매 비중이 확대되면서 2014~2017년의 근원 인플레이션(단기적 충격을 제외한 기초 경제 여건에 의해 결정되는 물가상승률)이 연평균 0.2%포인트 내외로 하락했다. 이 기간 온라인 거래가 오프라인 판매를 대체하면서 도소매업 부문 취업자 수가 연평균 약 1만6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보고서는 “오프라인 매출이 줄어들면서 초래한 도소매업의 고용 감소 효과만을 시산한 것”이라며, “온라인 매출이 고용 전반에 미치는 효과는 ICT, 물류 부문 등에서 창출되는 신규 고용을 모두 감안하여 추정될 필요가 있다”라고 단서를 달았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물류 혁명은 예측의 정확도를 높여 물류에 드는 비용을 극적으로 낮추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을 바꾸는 데서 나아가 물가와 고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영업은 붕괴되고 노동은 ‘플렉서블(유연)’해진다. 고임금 기술 인력과 로봇이 공존한다. 시대의 질문을 관통하는 물류 혁명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물류’ 일자리 창출했으나 일자리의 질은 ‘글쎄’

인공지능 기반 물류 혁명이 오프라인 유통업체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제거하는 경향을 지닌 것은 사실인 듯하다. 그러나 온라인 부문에서는 고용을 창출한다. 개발자 등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뿐 아니라 물류센터의 피킹·패킹(포장) 임시 아르바이트 자리도 인력난을 겪고 있다. 지입 화물차주, 용달 차량 등 개인사업자 신분인 배송기사 수요도 크게 늘린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송파구 동남권물류단지에서 만난 한 배송기사는 낮에는 이마트의 온라인 서비스인 ‘쓱배송’, 밤에는 마켓컬리 ‘새벽배송’으로 투잡을 뛴다고 했다. 김 아무개씨(54)는 “스리잡, 포잡 하는 사람도 있다. 8년 전 이 일을 시작할 때는 1300만원이던 노란색 영업용 번호판(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유상 운송을 할 수 있는 번호판. 택시 면허와 유사하다)이 지금은 3000만원이다”라고 말했다.

일반인 단기 배송자(쿠팡플렉스)들이 쿠팡 캠프에서 택배 박스를 차에 싣고 있다. ⓒ쿠팡제공


‘뜨는 부업’ 쿠팡플렉스

물류 혁명은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도 만들었다. 배송기사인 ‘쿠팡맨’을 직접 고용해 호평받은 쿠팡은 지난해 8월 일반인이 자기 차량이나 도보로 로켓배송을 수행하는 ‘쿠팡플렉스’를 시작했다(영업용 번호판이 없어도 법적으로 ‘화물차’가 아닌 이상 유상 운송을 할 수 있다고 국토교통부는 해석한다). 지금까지 30만명이 일반인 배송에 지원했다. 하루 평균 지원자는 4000명에 달한다. 3500명으로 알려진 쿠팡맨 정직원을 웃도는 숫자다. 일반인 배송자들은 계약서상 ‘배송사업자’ 신분이어서 4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건당 수수료로 돈을 번다. 쿠팡플렉스는 카풀·타다 기사와 함께 ‘뜨는 부업’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한 쿠팡맨은 “로켓배송은 플렉스 없으면 안 돌아간다”라고 말했다.

쿠팡플렉스 지원자가 많아지면서 갈등도 생긴다. 수도권의 한 캠프(물류센터에서 가져온 상품을 분배하는 기지)는 3000원이던 쿠팡플렉스 배송 단가가 750원으로 낮아졌다.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으로 일감을 배분받는 쿠팡플렉스들은 ‘이 가격으로 못하겠다’ ‘기름값도 안 나온다’라며 ‘한 명도 배송 나가지 말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한다. 이 상황을 아는 한 관계자는 “쿠팡플렉스들이 ‘파업’을 한 거다. 노조도 아닌데 단합이 잘 된다. 인력이 모자라 다른 캠프 쿠팡맨들이 지원을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쿠팡맨은 6개월마다 계약이 갱신되는데, 이 때문에 임금체계 변경 등의 회사 요구에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현재 쿠팡맨 3500명 가운데 계약직은 70%다. 쿠팡맨들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 4년간 동결된 임금도 높이고 싶다.

하지만 파업을 하기 어렵다. 한 쿠팡맨은 “쿠팡플렉스가 있으니 (파업을 해도) 승리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노조법상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은 불법이지만, 쿠팡플렉스처럼 매일 모집해 물량을 위탁하는 경우 어디까지 대체인력인지 애매해진다. 기존 노동보호 제도와 플랫폼 노동이 충돌하는 장면이다. 쿠팡플렉스 역시 노동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 배송하다 사고가 나면 온전히 본인 책임이다. 한 쿠팡맨은 “1970~1980년대의 착취와는 분명 다르다. 기업은 기술혁신에 따라 가치를 높이는 반면 노동 측면에서는 비정규직·계약직 일자리가 양산되는 것은 분명히 문제다”라고 말했다. 

기자명 전혜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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