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왜 ‘19금’인가
  • 김은지 기자
  • 호수 594
  • 승인 2019.02.1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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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신선영
선거는 왜 ‘19금’인가. 선거 연령 하향 운동을 하는 이들의 오랜 의문이다. 김윤송(17) 청소년 활동가도 마찬가지다. OECD 35개 국가 중 19세로 선거권을 제한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다른 나라는 그보다 아래다. 18세를 넘어 16세 참정권을 허용하는 나라(오스트리아)도 있다.

한국에선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은 될 수 있지만 정작 투표를 할 수 없는 나이, 18세에 대한 문제 제기가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돌아가는 가운데 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이다. 지난해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권 연령 하향을 요구하며 삭발했던 김윤송 활동가도 다시 국회 연단에 섰다.

1월22일 선거 연령 하향을 위한 정당-시민사회 공동 결의 기자회견에서 김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국회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 논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통과가 되지 않는 상황은 청소년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는 반성하고 18세 선거권이라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합니다.”

김씨는 지난해 3월 삭발 이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역 근처에서 노숙 농성을 했다. 꽃이 피고, 눈이 오고, 햇볕이 내리쬐고, 우박이 떨어지던 사계절이 담뿍 담긴 3월을 지나고 4월도 보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5월3일 노숙 농성을 접으며 국회가 이와 관련해 노력하겠다는 협약식을 했다.

선거 연령을 낮추지 못했지만 배운 점도 많았다. 이 이슈와 관련해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났다. 대한애국당 깃발과 태극기를 든 노인들이 몰려와 “좌파에 선동당한 청소년들”이라고 말할 때는 그저 웃음이 났다. 가끔 무서울 때도 있었지만 힘을 받을 때가 더 많았다. 100만원짜리 수표를 주고 간 익명의 지지자도 있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가장 많이 도시락을 먹었다. 사진만 찍고 가는 정치인도 있었는데 상처와 위로를 동시에 받는 시간이었다.

2017년부터 청소년 인권운동을 해온 김윤송 활동가는 선거 연령 하향이 필요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학생인권조례 운동을 하면서 선거권이 없어 정치권에서 목소리가 덜 존중받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경험했습니다. 원하는 정책을 얻어내기 위해 현재로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청소년 참정권이라고 생각해요.”

2020년 총선, 18세 표심이 반영될 수 있을까. 10대 청소년을 비롯한 정치개혁공동행동과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등이 이에 맞춰 다시 박차를 가했다. 김씨는 정치권을 향한 따끔한 한마디도 빼놓지 않았다. “‘전교조 교사에게 선동된다’라는 반대 이유를 대는 자유한국당도 어이가 없지만, 자유한국당 핑계만 대는 다른 정당도 반성할 필요가 있죠. 진짜 선거 연령 하향을 원한다면 이번에는 꼭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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