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30년이 지났다

〈그린 북〉이 만들어졌다

이 카드뉴스는 〈시사IN〉 제591호 ‘김세윤의 비장의 무비’ 기사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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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미국. 흑인은 백인과 화장실도 같이 쓸 수 없던 때. ‘닥터 셜리’라 불리는, 돈 많고 예의 바르고 교양 넘치는 흑인 뮤지션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가 미국 남부 투어를 앞두고 새 운전기사를 고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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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버리 토니’라고 불리는, 돈 없고 힘만 세고 허풍도 심하지만 사람은 진국이라 믿음직스러운 이탈리아계 이민자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가 운전대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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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 동안 함께 부대끼며 위험천만한 여정을 완수한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움직여 친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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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린 북〉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 코미디 부문 작품상 포함,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유력한 작품상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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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아카데미 시상식.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가 분장상, 각색상, 여우주연상에서 이어 작품상까지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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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1960년대 미국 남부 한복판에서, 성실하고 지혜로운 흑인 운전기사(모건 프리먼)가 꼬장꼬장한 백인 사모님(제시카 탠디)의 마음을 움직여 친구가 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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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이었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흑인 감독 스파이크 리의 문제작, 영화 〈똑바로 살아라〉를 작품상 후보에도 올려주지 않은 그해 시상식이 두고두고 ‘최악의 오스카’로 비난받고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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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인종 이슈를 건드린 〈똑바로 살아라〉 대신, 흑인이 겪은 차별을 ‘옛날이야기’로 추억한 영화에 박수치는 시상식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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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30년이 지났다. 영화 〈그린 북〉이 만들어졌다. 무려 30년. 운전석의 흑인이 뒷좌석으로 가는 데 걸린 시간.

영화 〈그린 북〉은 웃음과 눈물, 음악과 대사, 캐스팅과 캐릭터, 그 모든 것이 조화로운 최상의 버디 영화이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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