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위의 절실함 오체투지의 간절함
  • 사진 정택용 글 이창근(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전 기획실장)
  • 호수 589
  • 승인 2019.01.0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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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별이 방향을 잡는다. 지쳐 있는 등을 바람이 밀어 세워 하루를 버티게 한다. 폐까지 밀고 들어오는 연기는 더 큰 호흡의 중요함을 일깨우고, 절망을 비워낸 그 공간만큼 내일의 시간으로 채워 간신히 균형을 맞춘다. 겨울나무처럼 휘었던 시간. 뿌리가 들썩이고 나뭇잎마저 모조리 떨어져 가지까지 부러진 시간. 그러나 뽑히지 않는 뿌리 부여잡고 악착같이 버텨온 시간이었다. 별처럼 하늘에 박힌 굴뚝 노동자들의 하늘 좌표도, 몸뚱아리 하얀 백묵 삼아 검은 아스팔트 위에 써 내려가는 글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우리는 굴뚝 아래에서 400일을 살아가고 있구나. 눈물이 내장 가득 고였던 시간. 굴뚝은 소리 없는 마음의 번화가다. 

ⓒ정택용파인텍 노동자 박준호·홍기탁씨가 굴뚝 위에서 400일 넘게 농성 중이다

ⓒ정택용5월22일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2014년 5월~2015년 7월 408일 동안 고공 농성)의 오체투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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