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진
ⓒ김석진새벽에 시험 잘 보라고 악수하며 배웅했던 제자를 저녁에 수고했다며 끌어안아주고 위로했다.
슬프고 뜨거웠던 하루의 감흥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빨리 식어갈 것이다.

수능을 보고 나온 청소년들이 이런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힘들었지?” “고생 많았어.” “괜찮아.” 어느 누구도 수능 점수로 비난받거나, 어른들이 정해놓은 룰에 의해 자기 가치를 훼손당하는 느낌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세상이 그렇지 않으니까,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어른들이 더 많으니까 어쩌면 마음이 다칠 일이 많을지 몰라. 그 상처가 자신 탓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자기 자신을 다정하게 대해줬으면, 누구도 위로해주지 않더라도 그 시간을 지나온 자기 자신을 위로해줬으면 좋겠다. 아주 먼 미래의 일로 불안해하거나 과거의 자신을 누구보다도 앞장서 비난하느라 지금의 이 시간을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이 웃고, 사랑하고, 경험하는 이십 대가 될 수 있기를. 

 

기자명 사진 김석진·글 최은영(소설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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