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는 왜 “노조에 가입하라” 말했나
  • 전혜원 기자
  • 호수 588
  • 승인 2018.12.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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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 2기 노동정책을 총괄한 데이비드 와일(사진)을 만났다. 그는 ‘균열 일터’에 주목하며 문제를 풀어나갔다. 한국의 정책 담당자와 기업이 귀담아들을 만한 이야기다.

“내 가족의 생계를 보장할 좋은 직업을 원하는가. 누군가 내 뒤를 든든하게 지켜주기를 바라는가. 나라면 노조에 가입하겠다.” 2015년 노동절 연설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같은 해 연두교서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일갈했다. “1년에 1만5000달러(약 1695만원)가 안 되는 돈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면, 한번 그렇게 살아보라.” ‘중산층 재건’을 내건 오바마 정부는, 노조 가입 독려나 최저임금 인상에서 보듯 취약 노동자의 삶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

ⓒ시사IN 이명익

미국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와일(현 브랜다이스 대학 헬러 사회정책 및 경영대 학장)은 2기 오바마 정부의 노동정책을 총괄한 인물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2014년부터 2017년 1월까지 미국 노동부 산하 ‘임금 및 근로시간국’을 이끌었다. ‘2018 서울시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 참석차 방한한 와일 교수는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정부 첫 4년은 경제 침체에 대응해 정부 지출을 늘리고 고용 기회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면, 이후 4년은 고용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임금 및 근로시간국이 바로 그런 일을 하는 부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의 ‘노동 개혁’은 쉽지 않았다. 그는 “당연히 의회가 문제였다(웃음)”라고 말했다. 오바마 정부는 연방 최저임금을 시간당 7.25달러에서 10.1달러로 인상하려 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실패했다. “부시 정부 이후로 최저임금이 인상되지 않았다. 4인 가족 중 2명이 연방 최저임금을 받고 일해봤자 빈곤선에도 미치지 못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사회·윤리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릴 때라고 봤다.”

의회의 반대에 직면한 오바마 대통령은 스스로 “나에겐 펜도 있고, 전화기도 있다”라고 표현한 전략을 택했다. 행정명령, 규칙 등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의 권한’만으로 시행 가능한 조치를 적극 활용해서 고용의 질을 높이려 한 것이다. 와일 교수는 세 가지 예를 들었다. “첫째,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초과근로수당 규정을 개편했다. 11만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새로 혜택을 받게 하는 조치다. 둘째, 요양보호사 등 최저임금과 초과근로수당 규정에서 빠져 있던 이들을 법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 셋째, 연방정부 기관과 계약을 맺는 업체와 그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는 최저임금을 10.1달러로 인상했다. 모두 의회의 협조 없이도 가능했던 일이다.” 하지만 초과근로수당 규정 개편은 오바마 정부 임기가 끝나기 직전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은 지지부진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노조 가입을 독려했다. 이것도 고용의 질과 관련이 있다. 오바마 정부는 노동자들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크게 향상시키는 ‘노동자 자유 선택법’ 입법도 시도했으나 좌절되었다. 와일 교수는 노조에 대한 오바마 정부의 관점을 이렇게 요약했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노조 조직률은 계속 떨어졌다. 오늘날 미국에서 노조로 조직된 민간 부문 노동자는 6%도 되지 않는다(2017년 기준 미국 전체 노조 조직률은 10.7%, 한국은 10.3%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를 위해서라도 노동조합 운동을 되살려야 한다고 믿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불평등이 우리 시대의 최고 화두라고 했는데, 노조가 강할 때 불평등이 줄어든다는 증거가 많다.” 왜 정부가 노조 가입을 독려해야 할까. “미국 노동법은 개인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것을 전제하고 있지만, 많은 노동자들은 그런 권리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다. 보복당할까 봐 권리를 주장하길 두려워하기도 한다. 노동조합의 존재는 노동자들이 법에 보장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공정책이 노동 문제를 개선하려면 노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역시 ‘균열 일터’

ⓒAP Photo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5년 노동절 조찬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최저임금과 노조 가입을 넘어, 2기 오바마 정부는 취약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특히 ‘균열 일터(the fissured workplace)’라는 현상에 주목했다. 이는 와일 교수가 학자로서 같은 제목의 책에서 주창한 개념이다. 20년 전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이들은 해당 유통업체에 직접고용되었다. 그 회사가 노동자들을 공식적으로 통제하고 급여도 주었다. 오늘날에는 원청인 유통업체가 노동자를 직접고용하지 않는다. 상당수 노동자들이 하청 물류업체의 직원이다. 하청업체가 또 다른 인력 파견 기업에 직원 고용을 떠넘기기도 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여전히 원청 유통업체의 업무 중 일부를 수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하고 직접적이었던 기업-노동자 관계가 지금은 여러 갈래로 복잡하게 갈라졌다. 이를 와일 교수는 ‘균열’이라고 부른다.

심지어 ‘일하는 사람’이 직원이 아니라 ‘독립 계약자’로서 회사와 관계를 맺는 경우도 있다. ‘월급’을 받는 대신 ‘매출’을 올리는 이 개인사업자는 여전히 원청 유통업체(이를테면 월마트)의 세세한 기준에 따라 일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유통업체는 그의 고용주가 아니다. 유통업체와 개인사업자는 각각의 독립적인 업체일 뿐이다. 개인사업자 자격을 가진 ‘사실상의 노동자’는 최저임금이나 초과근무수당 등 노동법 규정을 아예 적용받지 못한다. 고용보호나 사회보험에서도 배제된다.

와일 교수에 따르면, 이 같은 일터의 균열 현상은 단순히 산업의 특성이나 세계화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 경제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구조조정에 가깝다. 지난 수십 년간 주요 기업들은 투자자(주주)를 위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자본시장의 압박에 직면해왔다. 설사 흑자라고 해도 ‘수익률 높이기’라는 명분으로 직원들을 대량 해고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래서 한때 대규모 인원을 직접고용하던 대기업들은, ‘핵심 역량’으로 간주되는 영역 이외의 고용을 밖으로 털어버리는 방법으로 자본시장의 압박에 대응해왔다. 이로써 투자자에게 더 많은 수익을 돌리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물론 이 같은 ‘고용 털어버리기’는 제품의 품질을 저하시켜 기업 브랜드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 그러나 정보통신 기술 발전으로 기업의 중앙에서 생산 및 관련 서비스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방법이 발달하면서, 제품 품질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프랜차이징 역시 ‘균열 일터’의 현상 중 하나라는 것이 와일 교수의 주장이다. 프랜차이징에서는, 본사가 별도의 사업체(가맹점)에게 상품과 서비스 제공을 담당하도록 허가한다. 가맹점주와 가맹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본사에 고용된 노동자가 아니지만, 본사가 제시하는 세세한 품질 기준을 준수하도록 지시받는다.

이처럼 오늘날의 일터는 바위틈처럼 갈라져 있다. 하청뿐 아니라 ‘하청의 하청’ ‘하청의 하청의 하청’ 등으로 균열화되었다. 심지어 ‘고용 털어버리기’는 청소·경비 등 전통적 저임금 업종에서 변호사 등 전문직으로까지 확산 중이다. 기업들은 호텔업체의 객실 관리나 유통업체의 하역 업무처럼 이전엔 ‘핵심 역량’으로 간주되던 기능마저도 외부로 넘기기 시작했다.

문제는 일터의 균열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파장이다. 균열 일터의 말단으로 갈수록, 최저임금이나 초과근무수당 등 노동기준을 위반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대기업이 털어버린 일감을 따내기 위해 또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요구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하위 업체나 가맹점들은 치열하게 경쟁한다. 이런 경쟁에서 가장 쉬운 비용 절감 방법은 인건비 인하다.

그뿐 아니라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고 와일 교수는 지적한다. 그는 “서울에 와서 지하철 사고(구의역 사고) 이야기를 들었다. 안전은 균열 일터로부터 비롯되는 큰 문제가 맞다”라고 말했다. “안전사고를 막으려면 일하는 사람들 사이의 조율이 필수적이다. 고용이 여러 곳으로 분산되면 조율 실패가 일어나면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와일 교수는 미국의 석유화학 회사에서 일어난 폭발 사망 사고로 안전과 균열의 관계를 처음 인식했다고 한다. 하청 노동자들이 적절한 관리감독을 받지 못하고 안전 절차가 지켜지지 않아 사고로 이어진 사례였다. 미국에서 다수 발생한 기지국 철탑 사망 사고 역시, 다단계 하청에 따른 상호작용 실패와 관련이 있었다고 그는 지적한다.

균열 일터는 소득불평등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대기업이 대규모 인원을 직접고용하던 시절에는 사내 다른 직원의 임금 수준이 기업 내 청소원이나 경비원의 임금을 끌어올리는 구실을 했다. 그런데 균열 일터는 임금 설정을 가격 책정으로 바꿔버렸다. 하청이나 가맹점 노동자들은 임금이 오를 가능성이나 복리 후생, 승진으로부터 사실상 배제되었다. 실업보험 같은 사회안전망으로부터도 차단되었다.

그가 이끈 임금 및 근로시간국은 소속 직원이 2000명에 이르는 대규모 조직이었다. 이 조직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근로감독 부문에서 ‘(미국에) 존재하지만 실제로 시행되지는 않은 법’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새로 법률을 제정하는, 말 많고 탈 많은 과정을 거치지 않고 노동자들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다. “노동자들의 문제 제기를 바탕으로, 법을 위반하기 쉬운 산업을 타깃으로 사전적이고 전략적으로 조사를 단행했다. 이때 균열 일터의 말단이 아니라 최상위에 있는 기업에 책임을 물으려 했다. 안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산업안전보건청(OSHA)과도 적극 협력했다. 물론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는데, 오벌 오피스에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책상에 ‘힘든 일은 힘들다(Hard things are hard)’는 문구가 붙어 있다(웃음). 어렵지만, 그래서 바꿔야 한다.”

“공동 고용주 개념을 넓혀야 한다”

ⓒ시사IN 이명익12월11일 데이비드 와일 교수가 ‘서울시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근로감독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대개 20세기 전반부에 제정된 미국의 노동관계법들은 단순하고 직접적인, 일터가 균열되기 이전의 고용-피고용 관계를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법률을 ‘일터가 균열된 현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면, 원청에 해당하는 대기업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 노동 기준 위반이나 안전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균열 일터의 최상위에 있는 기업이 “나는 고용주가 아니다”라고 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정부는 이런 문제에 ‘공동 고용주(joint employer)’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오바마 정부 산하 연방노동관계위원회(우리의 중앙노동위원회에 해당한다)가 2015년 브라우닝페리스 사건에서 ‘공동 고용주’의 범위를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캘리포니아 폐기물 처리 업체 브라우닝페리스의 경우, 파견업체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해당 노동자들을 직간접으로 통제할 권한이 있기 때문에 ‘공동 고용주’로서 단체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연방노동관계위원회는 판단했다. 그때까지는 원청이 직접, 실제로 통제를 행사해야 공동 고용주라고 판단했는데, 이보다 고용주의 범위를 넓힌 것이다. 2016년 오바마 정부는 공동 고용주의 범위를 넓히는 지침을 내놓았다. 와일 교수는 “오늘날 고용관계는 복잡하다. 기업이 하청을 쓰면, 그 하청이 또 다른 파견이나 하청을 쓴다. 이것이 공동 고용주가 문제되는 전형적인 상황이다. 우리 법의 취지에 비춰볼 때 공동 고용주 개념을 넓혀야 한다고 봤다”라고 말했다.

고용주 범위 확대와 더불어, 오바마 정부는 ‘사실상 노동자’들이 ‘독립 계약자’로 잘못 분류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2015년 새로운 지침을 발표하며 적극 대처했다. “근로감독을 시행하면서 사실상 노동자들이 독립 계약자로 잘못 분류된 사례를 많이 발견했다.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을 사용해 그와 같은 경향에 맞섰다”라고 와일 교수는 말했다. 한국으로 치면, 대리기사나 배달앱의 배달 종사자처럼, 독립 계약자로 분류되지만 실질적으로는 노동자에 가까운 직업군들이 있다. 이런 직업군들을 보통 ‘특수고용직’이라고 부른다. 이들을 노동자로 볼지 독립 계약자로 볼지는 노동보호법 적용 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중요한 쟁점이다. 그의 설명은, 한국으로 치면 특수고용직에 해당하는 직종들을 오바마 정부가 노동자로 적극 해석했다는 의미다. 미국에서는 요양보호사, 케이블 설치 기사, 물류센터 하역 노동자 등이 독립 계약자로 잘못 분류되었다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바마 정부는 36개 주정부와 긴밀히 협력했다. “좋은 뉴스는, (오바마 정부 이후에도) 주정부들이 ‘고의적 오분류’와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이 집권한 주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주정부들이 이 정책에 협력하는 이유 중 하나는, 노동자가 (독립 계약자로) 잘못 분류되면 그만큼 (연방정부뿐 아니라) 주정부가 거둘 수 있는 소득세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나쁜 뉴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오분류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지침을 철회한 것이다.”

“기업의 균열 고용은 단기적 시각”

ⓒAP Photo오바마 정부 노동관계위원회는 맥도날드 본사를 가맹점 소속 노동자들의 공동 고용주로 보았다.

그런데 오바마 정부의 이런 정책들이 기업 측의 노동비용을 높여 시장의 정상적 작동을 가로막는 것은 아니었을까?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쏟아지는 비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와일 교수의 접근법은 다르다.

우선 공공정책 담당자들은 취약 노동자 계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필사적으로 찾아야 할 의무를 지닌다. 예컨대 ‘노동조건을 개선하면 취업률이 낮아질 거야. 시장에 맡겨야지’라고 주억거리기만 한다면, 공공정책과 국가는 왜 필요한가?

또한 기업에 대해 ‘하고 싶은 대로’ 놔둔다면, 자사에겐 단기적으로 이익이지만 사회 전체엔 부담을 주는 경영 결정(기업의 ‘사적 계산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균열 고용은 개별 기업에겐 단기적 이익을 주지만, 고용 불안정을 높이고 복지 지출을 늘리는 사회적 불안 요소다. 물론 시장경제 시스템에서 정부가 기업에 직접적으로 ‘어떤 일을 하지 말라’고 명령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회에 부담을 지우는 경영 결정이 개별 기업에도 손해가 되도록 ‘게임의 조건’을 바꾸는 정도의 공공정책은 시행되어야 한다. ‘공동 고용주’ 개념이나, 독립 계약자로 잘못 분류된 이들에게 노동자 신분을 회복시켜주는 정책의 목표는 기업이 지금과 다른 선택을 하도록 게임의 조건을 바꾸는 것이다.

대기업은 하청업체 또는 가맹점에게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 기준을 따라야 한다며 세세히 규정하고 모니터링한다. 그렇다면 하청업체나 가맹점이 노동법을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모니터링할 능력도 갖고 있지 않을까? 기업이 단지 고용 관련 법적 의무들을 회피하기 위해 노동자를 외부로 털어버리는 행위를 공공정책으로 막아야 하며, 막을 수 있다고 와일 교수는 본다. “기업이 단기적 시각에서 균열 고용을 결정하는 게 문제다. 이익을 추구하는 건 좋지만 책임도 져야 한다. 균열 고용이 가져올 사회적 결과를 고려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한 프랜차이징 가맹점이나 플랫폼 노동 같은 ‘새로운 고용 형태’에 새로운 대응 방안을 개척할 필요도 있다. 그는 임금 및 근로시간국을 이끌 때 샌드위치 프랜차이즈인 서브웨이 CEO와 자발적인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본사 차원에서 서브웨이 가맹점들이 노동기준을 준수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프랜차이즈 자체는 합법적 비즈니스 모델이다. 다만 (가맹점에) 강한 통제권을 발휘하는 만큼,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

맥도날드 본사는 직원 채용을 포함해 가맹점 운영에 상세하게 개입했다. 심지어 가맹점 소속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처하는 방법까지 교육했다. 이런 맥도날드 본사에 대해 오바마 정부 산하 연방 노동관계위원회는 법적 조치를 취했다. “맥도날드의 경우는 지역의 가맹점들과 깊이 연관돼 있어 ‘공동 고용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그가 임금 및 근로시간국을 이끄는 내내 큰 이슈였다. 형식적으로는 독립 계약자인 우버 운전사를 노동자로 볼 수 있는가? 와일 교수는 그렇다고 본다. “플랫폼의 알고리즘을 들여다보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든 뭘 하든 결국 개인을 통제하는 매우 강력한 관리 시스템이다. 우버와 리프트는 분명 쿨하고 효율적이지만, 그 회사들의 지위에 대해 나는 명확히 말할 수 있다. 그들은 고용주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모든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노동자로 보는 것은 아니다. 그는 플랫폼 공급 측이 세세한 지침으로 통제하지 않으면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독립 계약자일 수 있다며 ‘태스크 래빗(Task rabbit)’이라는 플랫폼 비즈니스 사례를 소개했다. “(아르바이트를 중개하는 이 플랫폼에서) 유저들은 자신이 팔고 싶은 서비스를 판다. 가격도 스스로 정하고 광고도 한다. 그런 건 독립 계약이다. 우버나 리프트와는 다르다.”

와일 교수는 실리콘밸리의 디지털 회사와 벤처 캐피털을 만난 이야기로 인터뷰를 마쳤다. “벤처 캐피털 회사들이 그러더라. 우리는 혁신적이고, 디지털이고, 쿨한데 왜 우리의 ‘샌드박스(sandbox)’에서 놀게 내버려두지 않느냐고. 내 답은 이랬다. ‘계속 쿨한 걸 하되 법은 지켜라.’ 플랫폼 회사들은 혁신적인 일을 하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 이것이 근본적인 기준이다. 둘 다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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