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기자들의 시선
  • 시사IN 편집국
  • 호수 587
  • 승인 2018.12.1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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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기자 smile@sisain.co.kr


이 주의 인물
“3일간 추운 겨울을 길에서 보냈고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워 자살을 선택합니다.” 서른일곱 살 박준경씨가 생의 마지막에 남긴 글이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재건축 지역의 철거민이었던 그는 12월4일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9월 강제집행으로 어머니와 단둘이 살던 집에서 쫓겨난 박씨는 재건축 지역의 빈집을 전전했다. 11월30일 동절기를 앞두고 이뤄진 대대적인 강제집행에 발각됐다. 차가운 바람이 드는 빈 공간조차도 허락되지 않았다. “저는 이대로 가더라도 우리 어머니께는 임대 아파트를 드려서 나와 같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박씨의 바람은 2018년 도시의 비정한 풍경을 드러냈다.


이 주의 논쟁
12월4일 KBS 시사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에서 내보낸 ‘김정은 위인맞이 환영단’ 김수근 단장 인터뷰를 두고 정치권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김 단장은 자신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팬이라고 소개했다.
보수 진영은 공영방송이 김정은 찬양 방송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의 비판적 토론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1960년 시인 김수영이 썼던 시 ‘김일성 만세’ 논란이 일어난 지 60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반복되는 장면이다.


이 주의 ‘어떤 것’
2011년 삼성 에버랜드 노조대응팀의 일일보고서가 뒤늦게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경찰을 사주해 당시 노조를 설립한 조장희 부위원장을 함정수사에 빠뜨린다는 계획이 담겼다. 노조 설립을 한 달 앞두고 에버랜드 이 아무개 전무가 용인 동부경찰서 정보과장을 만나 협조를 구했다. 조 부위원장이 누구를 만나는지 미행해달라고 했다. 경찰은 표적 음주단속도 벌였다. 당시 취재로 만났던
조 부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사람들은 삼성의 감시와 미행은 늘 있는 일이라고 말했지만, 물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의 노조 와해 공작은 당사자들의 의심보다 더 넓고 깊을지도 모른다.

ⓒ시사IN 조남진2011년 삼성에버랜드 노조를 설립한 조장희 부위원장과 백승진 사무국장, 박원우 위원장(왼쪽부터).


임지영 기자 toto@sisain.co.kr


이주의 ‘어떤 것’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2월4일 2019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며 시험 난이도 조절의 실패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국어 영역 31번 문제를 언급하며 “과도하게 긴 지문과 사고 과정이 복잡한 문항의 출제는 내년에 지양할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국어 영역 31번’은 ‘동서양 우주론’과 관련된 지문에 만유인력에 대한 보기가 제시된 문제로, 높은 난도 때문에 화제가 되었다. 올해 국어 영역 만점자는 전체의 0.03%로 2005학년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이 주의 공간

카카오가 12월3일 다음 아고라 서비스의 종료를 알렸다. 다음 아고라는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2008년 광우병 쇠고기 반대 집회를 거치며 각종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온라인 광장’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아고라를 통해 한국 경제를 전망했던 미네르바(필명)는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됐다가 무죄로 풀려나기도 했다. 최근에는 SNS 등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이용량이 줄었다. 카카오 측은 ‘대한민국 제1의 여론광장’에 걸맞게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고, 이제 15년간의 소임을 마친다고 밝혔다.


이 주의 의미 충만
12월5일, 프랑스 정부가 유류세 인상안을 철회했다. 3주간 이어진 노란 조끼 시위에 백기를 든 셈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부유세를 축소, 개편하면서 ‘부자 감세’라는 비판을 받은 데 이어 지난 11월 서민들에게 타격이 큰 유류세 인상 방침을 밝혔다. 노란 조끼를 입은 시위 참여자들이 프랑스 전역에 모였고 그 과정에서 4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 당국은 내년으로 예정된 유류세 인상을 6개월 미룬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인상안 자체를 철회했다. 노란 조끼 시위는 ‘반(反)마크롱 정부’ 시위로 이어지고 있다(40~ 41쪽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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