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총선 종로에서
  • 김연희 기자
  • 호수 584
  • 승인 2018.11.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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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보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5월23일이 잠시 화제였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 세 명이 이날과 연관이 있다. 2009년 5월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2017년과 2018년 5월23일에는 차례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저지른 잘못으로 재판을 받기 시작했다.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은 1996년 4월11일을 더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그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인권변호사로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노무현 통합민주당 후보와 현대건설 사장 출신으로 ‘샐러리맨의 신화’로 포장된 이명박 신한국당 후보가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맞붙었다.

〈1996년 종로, 노무현과 이명박〉은 15대 총선에 나선 노무현과 이명박의 정치 여정을 따라간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 민주화와 산업화, 어느 면으로나 반대편에 선 두 사람이지만 그들의 스토리를 한데 놓고 보면 포개지는 구석이 있다. 1990년대의 노무현과 이명박은 모두 주류 정치인이 아니었다. 1988년 부산 동구에서 당선된 뒤 부산에서 내리 두 번을 떨어진 노무현은 수년간 야인 생활을 이어간다. 드라마 〈야망의 세월〉 인기에 힘입어 1992년 전국구 국회의원 (비례대표)이었던 이명박도 정치권에서는 아웃사이더였다. 재계 출신인데도 기대와 달리 돈을 잘 쓰지 않아서 당의 중진들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나온다.

1996년 4월11일 승자가 누구인지, 그 이후 승자와 패자의 자리가 어떻게 뒤바뀌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아무도 대통령감으로 진지하게 여기지 않던 시절의 노무현과 이명박을 복기하는 과정은 흥미롭다. 유인태, 이해찬 등 정치인들의 과거를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JTBC 정치부 양원보 기자는 당시 기사를 사료로 삼고 촘촘한 취재를 덧붙였다. 책을 덮고 나면 새삼 궁금해진다. 오늘 보도되는 기사 중 어떤 뉴스가 훗날의 역사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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