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은 2007년부터 매년 ‘가장 신뢰하는 전직 대통령’을 조사했다(2008년과 2011년은 조사하지 않음).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42%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장 신뢰한다고 답했다. 2017년 45.3%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장 신뢰한다는 응답 역시 지난해 23.1%에 비해 2%포인트 하락한 21.1%에 머물렀다. 지난해와 같이 ‘노무현 신뢰’ 응답이 ‘박정희 신뢰’ 응답의 약 2배에 달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장 신뢰한다는 응답도 15.9%를 기록했다. 민주당 계열 정당 출신인 노무현·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신뢰 응답을 합하면 57.9%에 달한다. 구속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각각 1.3%와 0.5%로 의미 있는 수치를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7.5%였던 무응답층(없다/모름/무응답)은 이번 조사에서 4.3%포인트 늘어난 11.8%를 기록했다.
정치적 성향에 따른 응답 경향도 지난해와 비슷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정치적 성향은 보수 22.4%, 중도 44.2%, 진보 29.9%로 나뉘었다. 중도층이 조금 늘긴 했으나, 2017년 응답(보수 22.6%, 중도 41.8%, 진보 30.5%)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2016년 조사 때와 비교하면 차이가 눈에 띈다. 2016년 신뢰도 조사 당시 응답자의 정치 이념 스펙트럼은 보수 28.7%, 중도 46%, 진보 21.5%였다. 2016년에 비해 스스로를 보수층이라 여기는 이들은 6.3%포인트 줄었고, 진보 성향을 지녔다고 여기는 이들은 8.4%포인트 늘었다. 2016년 ‘촛불’을 기점으로 생겨난 변화다.
이번 조사에서 보수층에서 36.1%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진보층에서 60.5%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장 신뢰한다고 답했다. 중도층에서는 39.9%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22.7%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장 신뢰하는 전직 대통령으로 꼽았다. 지난해 중도층 응답(노무현 42.6%, 박정희 23.7%)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이런 예상이 빗나갔다. ‘한국의 대기업은 수출과 고용 창출로 경제에 힘이 되는가, 특권과 반칙으로 경제에 짐이 되는가’를 묻는 질문에서 2017년까지 노무현 신뢰 응답층에서는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우호적 평가에 비해 더 많았다. 그러나 올해 설문에서 이 응답 비율이 역전했다. 노무현 신뢰 응답층 가운데 50.2%가 대기업에 우호적인 답변을 했다. 지난해 교차 분석 대비 8.3%포인트가 늘어난 결과다(전체 응답자 가운데 대기업이 우리 경제에 힘이 된다고 응답한 이들은 2017년 58.5%에서 2018년 62.3%로 3.8%포인트 증가했다. 〈표 2〉 참조). 노무현 신뢰 응답층에서 대기업에 우호적인 답변은 2016년 34%, 2017년 41.9%였다.
다만 대북정책에 대한 응답은 노무현·박정희 신뢰층 모두 ‘대화와 교류’를 원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올봄부터 이어져온 남북 정상 간 대화 국면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북 교류로 북한 문제를 풀 것인가, 대북 압박으로 풀 것인가’라는 질문에 박정희 신뢰 응답층에서도 대북 교류 응답이 2016년 25%, 2017년 15.8%에서 2018년 36.8%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