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얻는 똑똑한 검색
  • 고재열 기자
  • 호수 565
  • 승인 2018.07.20 12:3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유 도시를 변경하거나 스톱오버 기간을 바꿔가면서 검색하면 숨은 항공권을 찾을 수 있다. 여름휴가 계획에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항공권 구입 요령을 소개한다.
패키지여행이 아닌 자유여행을 가는 여행자는 목적지와 날짜를 대충 정해놓고 항공권을 검색한다. 마음에 맞는 가격의 항공권이 나오지 않으면 포기하고 다른 목적지를 찾는다. 여행 전체 비용에서 항공권 가격이 차지하는 비용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코끼리 다리 더듬는 방식 말고 가성비 좋은 항공권을 찾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 지난 ‘수학으로 풀어낸 최저가 항공권’(<시사IN> 제559호) 기사에 이어 여름휴가 계획에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항공권 구입 요령을 취재했다.

스카이스캐너, 카약, 트립 등 세계적인 항공권 가격 비교 사이트는 목적지와 날짜가 정해지고 가장 적합한 항공권을 찾을 때 유용하다. 하지만 항공권을 검색하면 보통 결과 값만 표시된다. 편도냐 왕복이냐, 단구간이냐 다구간이냐 선택지는 있지만 경유하는 도시를 바꾸거나, 스톱오버(목적지로 가는 도중 경유하는 공항에 24시간 이상 머무르는 것) 기간을 바꿔서 알아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내 항공권 검색 전문 스타트업인 플라이트그래프 (FltGraph)에서는 경유 도시를 바꾸거나 스톱오버 기간을 바꿔가면서 항공권을 검색할 수 있다. 플라이트그래프는 다른 항공권 검색 사이트와 달리 개인이 항공권 구성을 할 수 있도록 검색 조건을 열어놓았다.

ⓒ이우일 그림
경유 도시를 변경하거나 스톱오버 기간을 바꿔가면서 검색해야 하는 이유는, 항공권 검색 서비스가 완벽하지 않아서다. 항공권 검색은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서 모든 데이터를 감안하지 않고 데이터를 무시하는 방식으로 검색이 이뤄진다. 경유 도시를 변경하고 스톱오버 기간을 바꿔가며 검색하면 숨은 항공권을 찾을 수 있다. 구체적인 요령은 다음과 같다.

■ 풀 서비스 항공사가 비싸다는 착각을 버려라

항공사는 풀 서비스 항공사(Full Service Carrier)와 저비용 항공사(Low Cost Carrier)로 나뉜다. 저비용(저가) 항공사는 홈페이지 유입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을 1주일이나 한 달 단위로 한다. 그래서 해당 홈페이지에서 항공권을 구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저비용 항공사도 많아서 이를 매번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플레이윙즈’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저비용 항공사의 할인 정보를 빨리 알 수 있다.

풀 서비스 항공사는 저비용 항공사와 달리 장거리 왕복 항공편을 이용하는 고객을 주 대상으로 삼는다. 풀 서비스 항공사들의 기점이 되는 도시가 있는데, 이 도시를 중심으로 원거리 왕복 항공권을 판매하며 마케팅도 집중되어 있다. 이 기점 도시를 경유하거나 스톱오버 하는 승객을 위한 혜택이 많다. 소비자들은 저비용 항공사가 가격이 저렴하고 풀 서비스 항공사는 비싸다고 착각한다. 다구간 항공권은 저비용 항공권을 구간마다 구입해서 사는 것보다 풀 서비스 항공사 운임 결합을 이용해서 사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풀 서비스 항공사의 기점이 되는 도시는 일부러 여행 계획을 세울 필요가 없다. 경유편이나 스톱오버 항공편을 이용할 때 들르게 되는 곳이라 덤으로 여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덤으로 여행하기 가장 좋은 도시는 도쿄와 베이징이다. 장거리 여행자는
런던·헬싱키·아부다비·두바이·도하· 댈러스·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 뉴욕을 덤으로 여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권에서는 상하이·광저우· 하노이·호찌민·홍콩·마카오·타이베이· 싱가포르 등이 스톱오버로 들르게 될 가능성이 큰 도시다.

ⓒ시사IN 이명익풀 서비스 항공사들이 기점으로 삼는 도시를 경유하거나 스톱오버 하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 출발지와 도착지는 잊어라

항공권은 첫 출발지 기준으로 적용할 운임이 결정된다. 국적기가 비싼 이유다. 그 나라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항공사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출발지가 아니라 거쳐 가는 나라라고 생각하고, 도착지를 경유 혹은 스톱오버 하는 도시라고 여기면 ‘가성비’ 좋은 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 즉, 외국 항공사의 경유나 스톱오버 항공편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

플라이트그래프에서 탐색한 남미 항공권으로 예를 들어본다. 2019년 4월18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마드리드를 경유해 남미 여행을 한 뒤, 4월30일 리마를 출발해 바르셀로나와 인천공항을 경유해 5월2일 도쿄에 도착하는
항공권은 64만3400원밖에 하지 않는다(6월 말 현재). 서울이 아니라 도쿄를 도착지로 설정하면 이런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경유편이나 스톱오버 항공편이 싼 것은 풀 서비스 항공사가 항공권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 때문이다. 풀 서비스 항공사는 개별 항공편에서 수익을 내기보다 항공사 전체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항공료를 책정한다. 항공사 전체의 이익을 위해 어떤 구간은 계속 손해를 보면서 팔기도 하고, 어떤 구간은 좌석이 남아도 가격을 낮추지 않고 빈 채 운항하기도 한다.

■ 빈 구간의 두려움을 잊어라


가성비 좋은 항공권을 찾는 요령 중 하나는 항공편으로 연결이 안 되는 구간을 남겨두는 것이다. 빈 구간이 있어도 여행자에게는 별로 문제가 안 된다. 이 구간을 다른 교통편으로 여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이 가까운 도시를 연결하는 교통편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면 좋다. 에티하드 항공사는 중동의 두 기점 공항인 아부다비 공항과 두바이 공항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무료로 운영한다.

연결되는 기차편을 끼워서 판매하는 항공사도 있다. 영국항공이 그렇다. 영국항공을 이용해 인천공항에서 스완지시티를 갈 때 런던 공항까지는 비행기를 타고 가고, 스완지시티로는 기차로 이동하는 항공권이 패키지로 판매된다. 플라이트그래프에서 찾아보면 올해 12월21일 서울을 출발해 런던에 도착한 다음 기차를 타고 스완지시티로 이동하고, 영국과 아일랜드 여행을 마친 뒤 1월4일 더블린을 출발해 런던을 경유하고 1월5일 서울에 도착하는 항공편이 88만1300원에 검색된다 (스완지시티~더블린 사이 단거리 항공권 비용 불포함).

해외에는 플라이트폭스(Flightfox) 라는 항공권 검색 대행 서비스가 있다. 구매자에게 맞는 항공권을 전문가가 검색해주고 대행료를 받는 서비스다. 이런 서비스가 등장한 이유는 항공권 검색 사이트가 구매자의 조건과 취향을 감안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찾아놓은 가성비 좋은 항공권을 참고할 만하다.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 그리고 항공권 검색의 고수가 찾아놓은 항공권을 보고 여행 계획을 세우는 식이다.

■ 역발상을 주저하지 마라


플라이트그래프의 항공권 검색 결과를 보면 여러 대륙 중 아프리카의 여름 항공권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아프리카 항공권은 평상시에는 유럽과 미주 항공권에 비해 비싸지만 여름에는 저렴한 편이다. 더구나 남반구에 속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시원하기까지 하니 여름에 공략하면 효과적이다. 중동의 아부다비나 동아프리카의 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 등을 경유하거나 스톱오버 하는 일정으로 아프리카 항공권을 구매하면 경제적으로 아프리카 여행을 할 수 있다(요하네스버그, 케이프타운 등).

아프리카 지역에도 최근 저비용 항공사가 많이 생겼다. 이전에는 대륙 안에서 도시 사이를 이동할 때 버스를 타야 해서 10시간 이상을 소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저비용 항공사 덕분에 이동이 편리해져 아프리카를 수월하게 여행할 수 있다.

플라이트그래프의 ‘팔로온’ 서비스에서 항공권 고수들이 찾아둔 가성비 좋은 항공권 검색 결과를 보면 이코노미클래스뿐만 아니라 비즈니스클래스도 있다. 왜 저렴한 항공권을 찾으면서 비즈니스클래스 좌석을 이용하려 했을까? 역발상 이유가 있다. 이른바 ‘마일리지 신공’을 발휘하기 위해서다. 항공사들의 다양한 운임 결합이 예측 못한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8월3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로마를 경유해 바르셀로나로 들어가서 여행한 후, 8월12일 리스본을 출발해 밀라노와 로마를 경유해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는 알리탈리아 항공의 비즈니스석은 231만원이다. 이 항공권에는 숨은 장점이 있다. 비즈니스석 탑승 시에 제공되는 넓은 좌석, 라운지 이용 등의 프리미엄 서비스만이 아니다. 이 항공권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은 마케팅 제휴를 하고 있는 에티하드 항공으로 마일리지를 적립하는 것이다. 탑승 거리의 무려 300%가 적립된다. 비행 거리가 대략 1만2000마일이니 3만6000마일 정도가 적립된다. 에티하드에 적립된 마일리지는 국내 아시아나항공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3만6000마일이면 인천공항 기준으로 1000마일 안쪽에 위치한 도시(일본 전역과 중국의 가까운 도시, 타이완의 타이베이, 러시아의 하바롭스크 등)를 보너스 항공권으로 3회 왕복할 수 있다(보너스 항공권 발권 시 유류할증료와 공항이용료는 별도 부담).

■ 예약은 과감하게, 발권은 신중하게


여름 성수기에는 가성비 좋은 항공권은 일단 예약부터 하는 것이 좋다. 성수기 항공권은 더 이상 싸지지 않는다. 성수기에는 막판 ‘땡처리 항공권’을 기대하기 힘들다. 외국 사이트와는 달리 국내 서비스는 예약과 발권이 분리되어 있다. 보통 하루에서 이틀 정도 더 고려할 수 있다. 예약은 발권(결제) 전에 비용 부담 없이 좌석을 미리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다. 성수기 좌석은 빨리 소진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과감하게 예약하고 발권 전까지 신중하게 결정하면 된다.

가성비 좋은 항공권을 예약할 때는 ‘안 되는 것’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항공권은 취소나 변경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싸게 산 항공권일수록 취소나 변경 수수료가 비싸다. 성수기 항공권의 경우 일정 변경은 좌석 소진으로 비싼 운임 차액까지 물어야 할 수도 있다. 구입할 때 변경이 가능한지, 변경 수수료는 얼마인지 확인해야 한다. 변경이 가능하더라도 출발일이나 출발 구간 변경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항공권 예약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영문 이름이다. 발권한 후에는 성명 변경이 대부분 불가능하다(항공사에 따라 철자 한 개 정도는 봐주기도 한다). e티켓에 영문 이름이 다르게 되어 있다면 반드시 재발행해야 한다. 항공권을 이용할 때도 명심할 것이 있다. 경유 항공권은 반드시 여정 순서대로 탑승해야 한다. 앞 구간을 탑승하지 않으면 뒤 구간을 탑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Magazine
최신호 보기 호수별 보기

탐사보도의
후원자가 되어주세요

시사IN 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