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를 위해 스타니슬라브 체르체소프 감독(스파르타크, 디나모 모스크바 팀 등을 지휘했으며 2016년 8월 러시아 대표팀 감독에 선임)은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그 결과, 이번 월드컵에서는 우리에게 친숙한 이고르 데니소프(1984년생, MF, A매치 54경기)와 알렉산더 케르자코프(1982년생, FW, A매치 91경기 30골), 브라질 월드컵에서 주장을 맡았던 바실리 베레주츠키(1982년생, DF, A매치 101경기 5골), CSKA 모스크바에서 14시즌째 뛰고 있는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1979년생, DF, A매치 120경기 8득점) 등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알렉산드르 코코린(제니트, A매치 48경기 12골, 2017-2018시즌 러시아 1부 리그 득점 3위-22경기 10골)이 무릎 부상으로 대회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득점을 기록했던 코코린의 역할을 표도르 스몰로프(크라스노다르)와 알렉세이 미란추크(안톤 미란추크와 쌍둥이 형제, 로코모티브 모스크바)가 나누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2018년 두 번의 평가전에서 이 둘은 모두 선발로 경기를 치렀다.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는 3-5-1-1의 ‘1’을 맡았고(스몰로프가 최전방 ‘1’), 프랑스와의 경기에서는 3-5-2의 ‘2’에 포진했다(미란추크가 약간 내려서는 형태). 스몰로프는 A매치 30경기 12골을 기록 중인데, 2015-2016, 2016-2017시즌 연속해 러시아 1부 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2017-2018시즌에는 득점 2위를 기록한 러시아의 대표적인 스트라이커다. 왼발과 오른발 슈팅이 모두 좋다. 공간을 만드는 창의력이 뛰어난데, 올해 3월에 있었던 프랑스와의 평가전 때 프랑스 센터백 2명(사무엘 움티티와 로랑 코시엘니)의 뒤 공간으로 파고 들어가 득점한 움직임은 예술적이었다.
그런데 2018년 들어 여기에 더해 더 큰 문제가 생겼다. 바신과 지키야가 부상을 당해 이번 월드컵 35명(28명 예비 명단+7명 추가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것이다. 지키야를 대신해서는 블라디미르 그라나트(루빈 카잔)가, 바신을 대신해서는 쿠테포프(스파르타크 모스크바) 또는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독일 20세 및 21세 이하 대표팀 경력을 가진 로만 노이슈테터(페네르바체)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3월에 있었던 브라질과의 경기에선 쿠테포프가 선발로 나섰는데 세트피스 수비 때 티아고 실바의 순간 동작에 당하면서 실점의 빌미가 됐다. 프랑스와의 경기에선 노이슈테터가 선발로 나왔는데, 킬리안 음바페의 접는 움직임에 당하면서 역시 실점의 단초가 됐다.
특히 브라질과의 경기 후반전 20분, 파울리뉴에게 추가 실점을 당했을 때, 러시아는 10명이 수비에 가담하고 있었다. 페널티박스 안에만 7명의 선수가 있었는데도 파울리뉴는 골 박스 안에서 수비의 방해 없이 헤딩으로 득점했다. 이유는 전반전에 소진했던 체력 문제와 더불어 수비 때 대인방어의 조직력이 잡혀 있지 않아서였다. 3개월 사이에 그 조직력을 만들 수 있을까? 러시아의 가장 큰 약점은 3-5-2 포메이션의 ‘3’이다.
알렉산드르 사메도프(스파르타크 모스크바) 2001년 러시아 리그에서 프로에 데뷔했으며 해외 리그 경험은 없다. A매치 46경기 6득점.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 전 경기에 출전했다. 당시에는 오른쪽 윙어였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오른쪽 윙백으로 기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적 능력은 이미 검증됐으나 문제는 수비에 달려 있다. 지난해 한국과의 평가전, 올해 두 번의 A매치 모두 오른쪽 윙백으로 출전했다. 사메도프의 수비 능력에 따라 팀의 오른쪽 균형이 일관성 있게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주전 수비진의 부상으로 윙백들의 수비적 역할이 더 중요해진 상황이어서 책임이 막중하다. 크로스와 슈팅의 정확도가 좋다.
알렉산드르 골로빈(CSKA 모스크바) 2014년 프로에 데뷔했고 20세에 러시아를 대표하는 클럽의 주전으로 도약했다. A매치 17경기 2득점. 드리블과 오른발 킥 능력이 좋다. 왼쪽 윙백(유리 지르코프 또는 드미트리 콤바로프)과 서로 겹치면서 측면 또는 중앙으로 전진하는 움직임이 경쾌하다.
알란 자고예프(CSKA 모스크바) A매치 55경기 9득점. 3월에 있었던 프랑스와의 평가전 때 전방에 알렉세이 미란추크와 표도르 스몰로프가 거의 투톱 형태로 서고, 중앙 MF의 왼쪽에 알렉산드르 골로빈, 오른쪽에 알렉산드르 예로힌, 중앙 전방으로 알란 자고예프가 위치했다. 전방 압박의 위치와 강도를 적절하게 배분하고, 공을 소유했을 때 MF에서 패스를 통해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상대를 끌어내는 전술을 구사했는데 그 핵심에 자고예프가 있었다. MF의 좌, 우, 중앙 모두에 위치할 수 있다. 동료에 대한 패스의 줄기를 잘 찾아내며 상대의 패스 경로를 잘 끊어내는 능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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