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쌍포’ 터지면 8강은 기본이고…
  • 정지훈 (<인터풋볼> 취재팀장)
  • 호수 561
  • 승인 2018.06.28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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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는 월드컵의 단골손님이다. 1930년 첫 번째 월드컵을 개최해 초대 챔피언에 오른 우루과이는 1950 브라질 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우승컵을 들어 올린 후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 침체기를 겪었다. 1994년, 1998년 대회에서 연달아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12년 만에 출전한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2무 1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짐을 쌌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2006 독일 월드컵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오스트레일리아에 패배하며 또다시 탈락의 쓴맛을 본 우루과이는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AP Photo5월28일 우루과이 대표 선수들이 훈련 중 대화하고 있다.
이 선택은 신의 한 수였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황금세대가 등장하며 4위의 성적을 냈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기대감은 높다. 우루과이를 이끌고 있는 타바레스 감독은 “지금이 우루과이 축구의 최전성기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 디에고 고딘(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황금세대와 함께 8강 이상의 성적을 노리고 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루과이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러시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와 A조에서 만나는데 객관적인 전력에서 가장 강한 팀은 바로 우루과이다. 물론 개최국 러시아가 까다롭기는 하지만 우루과이가 자랑하는 막강한 화력이 터진다면 무난한 16강 진출이 예상되고, 그 이상의 성적도 가능하다.

공격 좋고 수비 강한데 미드필더가 문제네


우루과이의 강점은 분명하다. 바로 막강한 화력. 우루과이는 이번 월드컵 남미 예선 18경기에서 32골을 기록했는데 이 중 카바니가 10골, 수아레스가 5골을 기록하며 팀 득점의 절반가량을 만들어냈다. 그만큼 수아레스와 카바니의 공격 조합은 위력적이고, 두 세계적인 공격수가 만드는 화력은 그야말로 막강하다. 타바레스 감독도 수아레스와 카바니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4-4-2, 4-1-3-2, 4-2-3-1 등 다양한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공격 완성도를 높였다.

우루과이가 강팀이라 불리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단단한 수비력. 수비의 중심 고딘이 여전히 안정적인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고, 수비의 핵으로 성장 중인 호세 히메네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존재감도 인상적이다. 여기에 베테랑 수문장 페르난도 무슬레라(갈라타사라이)가 최후방을 든든하게 책임지고 있어 수비의 짜임새를 높인다.

다만 부실한 중원은 문제다. 그동안 우루과이의 중원을 책임지던 왈테르 가르가노(페냐롤) 등 베테랑 미드필더들이 노쇠화하면서 중원에 문제가 생겼다. 이에 타바레스 감독은 월드컵 예선을 치르면서 페데리코 발베르데(데포르티보), 로드리고 벤탄쿠르(유벤투스) 등 신성들을 적극 기용하면서 문제점을 찾는 데 집중했지만 여전히 중원의 짜임새가 부족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위에서 언급한 이 두 신예 미드필더가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는지가 이번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의 성적을 결정할 전망이다.

ⓒEPA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
수아레스와 카바니, ‘세계 최고 공격 듀오’


우루과이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는 세계 최강의 공격 듀오 수아레스와 카바니다.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자랑한다. 1987년생 동갑내기인 수아레스와 카바니는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추며 우루과이의 공격을 책임졌다. 둘은 스타일이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에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난다. 우루과이 역대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수아레스는 치명적인 골 결정력, 유연한 드리블 돌파, 날카로운 공격 침투, 정교한 패싱력을 무기로 1선과 2선을 오가며 우루과이의 공격 전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반면 카바니는 박스 안의 지배자다. 수아레스가 폭넓은 움직임으로 찬스를 만든다면 카바니는 문전에서 탁월한 골 결정력, 위력적인 포스트 플레이, 안정적인 볼 키핑을 바탕으로 찬스를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두 공격수의 득점력만 놓고 보면 이번 월드컵에 참가하는 팀 중에서도 최강으로 꼽을 만하다.

ⓒEPA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
그러나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공격만 잘해서는 안 된다. 특히 토너먼트에서는 수비의 짜임새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우루과이의 정신적인 지주 고딘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우루과이 대표팀의 ‘캡틴’ 고딘은 강한 투쟁심, 몸싸움, 제공권, 맨 마킹, 판단력, 태클 등 중앙 수비수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수비 라인을 컨트롤하는 능력과 압도적인 카리스마는 우루과이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중원에서는 마티아스 베시노(인터 밀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우루과이 중원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베시노는 왕성한 활동량, 개인 기술, 정교한 패싱력을 갖춘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다. 아무래도 발베르데와 벤탄쿠르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베시노가 중원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동시에 공수 모두에 기여해야 하고, 중원이 살아나야 우루과이의 경기력도 살아날 수 있다.

우루과이 최고의 무기는 날카로운 역습이다. 우루과이의 역습 능력은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중에서도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월드컵 예선에서도 역습으로 무려 7골을 넣었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볼 점유율은 아주 높지는 않지만 공격 템포가 매우 빠르고, 상대의 공을 끊어내면 바로 역습을 시도하는 것도 특징이다. 여기에 볼을 오래 돌리지 않고, 찬스가 나왔을 때 과감하게 슈팅으로 연결하는 능력도 인상적이다.

ⓒEPA디에고 고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에서는 조직력이 뛰어나다. 특히 단단한 중앙 수비가 인상적이다. 고딘이 전체적으로 수비 라인을 조율한다면 히메네스는 당당한 체격과 지능적인 수비로 상대의 길목과 패스를 차단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방과 중원에서의 압박도 효율적이다. 상대의 볼을 적극적으로 빼앗는 전방 압박을 시도하는 편은 아니지만 하프라인 근처에서 상대의 패스를 어렵게 만들고, 중원에서 보이는 지능적인 압박 능력은 우루과이 역습의 시발점이 된다. 바로 이것이 우루과이가 강한 이유다.

하지만 상대의 세밀한 패스 플레이와 빠른 측면 공격에 약하다는 것은 아쉽다. 특히 중원에서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복 있는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만약 수아레스와 카바니가 공격에서 막힌다면 경기를 풀어갈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최대 약점이다.

더 큰 문제는 측면이다.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줄 수준급의 윙어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격의 창의성이 떨어지고, 수아레스와 카바니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것이 한계다. 여기에 측면 수비수들의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인데 전체적으로 볼을 상대에게 빼앗겼을 때 수비로 전환하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이것이 바로 우루과이와 다른 우승 후보들(독일, 브라질, 프랑스, 스페인)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AFP PHOTO호세 히메네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남미의 벵거’라 불리는 타바레스 감독의 전술적인 능력도 주목해야 한다. 그의 별명은 ‘엘 프로페소르(교수)’다. 교수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축구 연구를 많이 하는 감독이고, 실제로 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폭넓은 지식을 자랑한다. 특히 타바레스 감독은 축구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고, 전술적인 유연함이 탁월하다. 플랜A로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지만 상황과 상대에 따라서는 4-3-1-2, 4-2-3-1 등 다양한 변화를 가져가고, 경기의 흐름에 따라 스리백 시스템도 사용한다. 공격에서 선수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살려주면서도 중원과 수비에서는 완벽한 조직력을 주문한다.

ⓒAFP PHOTO오스카르 타바레스 우루과이 대표팀 감독
타바레스 감독은 중원 싸움을 중요시해 미드필드 진영에 활동량과 수비 기여도가 높은 선수들을 배치하는 것도 전술적인 특징이다. 측면에는 단 한 번의 패스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창의적인 미드필더를 배치하면서도 기본적으로 수비력과 활동량도 주문하는 것이다. 2006년부터 우루과이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타바레스 감독의 유연한 전술 변화가 월드컵 무대에서도 통해야 우루과이가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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