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이 부진한 사이,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사진)가 코미디언 대신 시청자를 웃기기로 작정한 걸까. 김 후보는 5월30일 열린 서울시장 후보 정책토론회를 스탠딩 코미디로 만드느라 분주했다. 이날 김 후보가 주력한 주제는 미세먼지. 토론은 다른 주제로 옮아갔다가도 마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다시 미세먼지로 돌아오곤 했다.
김 후보는 ‘서울,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라는 제목의 그래프가 그려진 패널을 15분 가까이 들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보수 정당 출신 시장 집권기에는 미세먼지가 적었는데,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이후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다는 내용이었다. 결론은? 보수 정당 후보인 자신이 당선되면 “핵폭탄보다 무서운 미세먼지” 농도가 내려갈 거라는 주장이다. 그 근거는? 안타깝게도 시청자는 끝내 알 수 없었다. 토론회가 방송되는 사이 여러 경기도민이 SNS를 통해 “경기도의 지뢰에서 천만 수도의 지뢰가 됐다”라며 서울시민에게 대신 사과하기도 했다.
한때 안방극장을 주름잡던 코미디 프로그램이 망한 건 풍자가 권력을 향하지 않고 약자로 향해서다. 여성 코미디언의 외모를 개그 소재로 삼는 식이다. 김 후보는 이 지점에서도 ‘구악’ 코미디를 향한 자신의 열망을 숨기지 못했다. 토론회에서는 “동성애를 인정하면 에이즈는 어떻게 막느냐”라며 성 소수자 차별 발언을 쏟아내더니, 토론회 직전 국회에서 연 미세먼지 관련 기자회견에서는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 김 후보는 “여성이 매일 씻고 화장도 하고 피트니스도 하고 자기를 다듬는 것처럼 도시도 똑같다. 도시도 항상 다듬고, 옆집하고도 비교해야 한다.” 재개발보다는 재생 중심인 박원순 후보의 서울시 개발 공약을 비판하며 한 말이었다.
그 덕분에 김 후보의 과거 ‘막말’도 화려하게 조명받았다. 대표적으로 2011년 김 후보가 경영자 조찬모임에서 한 말이다. “춘향전이 뭡니까. 변 사또가 춘향이 따먹으려는 것 아닙니까.” 당시 물의를 빚고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제 버릇을 남 주지 못했다. 몇 개월 뒤 서울대 강연에서 “소녀시대, 내가 봐도 아주 잘생겼어요. 쭉쭉빵빵이야 정말”이라고 말해 다시 한번 구설에 올랐다. 이런 걸 두고 ‘클래스는 영원하다’고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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