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뇌 과학
앨릭스 코브 지음, 정지인 옮김, 심심 펴냄

“뇌 회로들은 우울증을 만드는 능력뿐 아니라 상승 변화를 만드는 능력을 동시에 갖고 있다.”


우울증은 뇌의 생각하는 회로와 느끼는 회로가 잘못 작동해 생기는 문제다. 구체적으로는 뇌의 전전두피질과 변연계가 우울증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신경과학자인 저자가 뇌 과학의 관점에서 우울증에 대해 조언한다. 우울증에 빠져 한없이 마음이 처질 때 ‘우울증의 상승 나선’을 만들어야 빠져나올 수 있다. 몇 가지 긍정적인 감정만으로도 시동을 걸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게 신경가소성이다. 마음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뇌가 변한다는 신경과학의 원리다. 과학적이고 실질적인 조언이 담겨 있다. 저자는 우울증을 겪는 이들에게 말한다. ‘당신이 우울증에 걸려 있으나 이 책을 읽을 만큼 건강하다면 뇌의 회로를 재배선하고 우울증의 진행 방향을 뒤집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셈이다.’


한국 재벌 흑역사 (상·하)
이완배 지음, 민중의소리 펴냄

“이병철은 엉뚱하게도 ‘국민들의 먹을 권리’를 자신의 배를 불리는 데 사용했다.”


재벌은 특정 가족이 10% 이하의 작은 지분으로 지배하는 거대 기업집단을 의미하는 용어지만, 그 특정 가족을 지칭하기도 한다. ‘chaebol’이라는 영어 명사가 글로벌 차원에서 통용될 정도이니, 재벌은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나 한국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존재라 할 수 있다. 〈민중의소리〉 기자인 저자는 재벌이 한국 현대사에 남긴 부정적인 발자취를 기록했다. 재벌 일가가 정경유착 및 법망의 빈틈을 어떻게 악용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어떤 ‘갑질’로 기업을 키웠는지, 이렇게 만든 재산을 독점하기 위해 가족끼리 어떤 추악한 난투를 벌였는지, 짧은 시간에 재미있게 습득하려면 이 책을 읽어보라. 상권에서는 삼성과 현대라는 최상위 재벌, 하권에서는 롯데와 SK의 흑역사를 집중 조명했다.


위대한 봄을 만났다
이이화 지음, 교유서가 펴냄

“우리 사회가 해묵은 이데올로기 문제로 갈등을 빚는다고 진단한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머리말에 ‘늙은 역사학자’라 자처하고, ‘그저 재미 삼아 읽어주기 바란다’라고 썼다. 그러나 막상 본문을 펼치면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한국사를 둘러싼 무거운 주제들과 문제적 인물들을 에두르지 않고 직설적으로 평한다. 흘러간 이야기만 다루지 않는다. 촛불혁명·통일·대통령·서울시장 등 여전히 진행 중인 주제를 서슴없이 꺼낸다.
저자는 1987년 6월항쟁 때 이미 전경들로부터 ‘할아버지는 빨리 들어가세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2008년과 2016~2017년은 의미가 깊다. 골방에서만 구시렁거리지 말고, 혼자 한숨으로 세월을 죽이지 말고 광장으로 나가라고 말한다. 늙은 역사학자의 기백이 ‘분노하라’던 스테판 에셀을 떠올리게 한다.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가 온다
최태원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가 되지 않고는 미래 경쟁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으면 라이프스타일 기업이 뜬다. 남들과 똑같은 의식주 생활 패턴을 버리고 자신만의 개성 있는 소비에 관심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에 지장 없는 수준의 수입을 버는 소규모 사업들이 번성한다. 해외 부자 나라 도시에서 개성 있는 소규모 상점과 골목 상권이 번성하는 이유이다.
이런 변화가 한국 사회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작은 카페가 유명해지고, 독립서점이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케아와 함께 휘게·라곰·피카 등 북유럽 라이프스타일 기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의 개념부터 시작해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과 소규모 상점을 꼼꼼히 분석해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부디 계속해주세요
문소리·니시카와 미와 외 지음, 박창학 옮김, 마음산책 펴냄

“영감 혹은 새로운 아이디어 같은 것들은 상상력이 아니라 관찰력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었던 2015년, ‘한·일 차세대 문화인 대담-함께 말하고 생각을 나누다’라는 이름의 3년짜리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문소리와 니시카와 미와, 김중혁과 요리후지 분페이, 안기현과 고시마 유스케, 정세랑과 아사이 료, 기슬기와 오카다 도시키가 짝을 이뤄 각 1회씩 총 10회에 걸쳐 대담을 진행했다.
정치의 다름은 긴장의 다른 말이었지만 문화의 다름은 이해와 격려, 때로는 위로가 되었다. 작업환경이나 생각이 달라도 ‘같은 일’을 하는 사람끼리 공유할 수 있는 내밀한 이야기가 농담과 함께 펼쳐진다. 책은 한국과 일본에 동시 출간됐다. 한국어판 책 제목은 니시카와 미와 감독의 말에서 따왔다. “서로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부디 계속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부모라면 지금 꼭 해야 하는 미래 교육
박미자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이제 부모의 과제는 아이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 아이, 뭐 해 먹고살지?’라는 책 표지를 보고 청소년용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오히려 새로운 시대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에세이에 가깝다. 저자는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을 지낸 현직 중학교 교사다. 여러 교육단체에 적을 두고 학부모와 교사를 대상으로 강의해왔다.
다가올 시대에 요구되는 능력은 창의력이다. 저자는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것은 공감 능력, 회복 탄력성 그리고 예술 감수성이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교육한다고 이런 능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먼저 변하는 게 중요하다. 저자는 구체적인 방법도 소개한다. 대개 저자 스스로 집안과 교육 현장에서 검증한 노하우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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