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신 화백은 ‘지리산 화가’로 불린다. 30년 전부터 전국 각지 자연과 문화유산을 ‘생활산수화’라는 이름으로 그려오다 2008년부터 경남 산청군 한옥마을 남사예담촌에 터를 잡고 지리산을 화폭에 담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이 처음 열린 그해에 그도 지리산으로 들어왔다.

2016년부터 2018년 초까지 2년 동안은 지리산 둘레길에 꽂혔다. 이상윤 사단법인 ‘숲길’ 상임이사와 함께 매달 둘레길 곳곳을 순례하며 산과 마을, 그리고 사람 141점을 그렸다. ‘장면에서 화면으로’라는 지론에 따라 풍경을 사진 찍듯 정교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이 화백 스스로 재해석한 ‘화면’을 한지에 담았다.

지리산 둘레길 10주년을 맞아 이호신 화백의 그림과 이상윤 이사의 글을 묶은 〈지리산 둘레길 그림 편지〉(산지니)가 출간됐다. 이 화백의 허락을 얻어 책에 수록된 둘레길을 다룬 100여 작품 가운데 몇 점을 소개한다. 책 판매 수익금은 지리산 둘레길 지원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3월15일부터 5월16일까지 이 화백의 〈지리산 생활산수〉 전시가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린다.

경남 산청군 산천재에서 본 천왕봉. 남명 조식 선생이 만년에 학문을 닦고 후학을 기르던 산천재에는 국립공원 50주년 기념공원이 있다.
전남 구례군 현천마을의 봄. 봄이 온 현천마을은 잔치 같다. 마을 어귀 저수지는 골짜기 맑은 물을 담고, 물속에는 꽃핀 마을이 앉아 있다.
경남 산청군 성심원에서. 한센인 생활공간인 성심원은 둘레길 ‘청소년 이음단’의 시종점이었다. 성심원 오바오로 신부가 아이들이 걷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축원해주고 있다.
경남 하동군 관점마을 돌다리. 이제는 찾기 어려운 징검다리가 둘레길에는 남아 있다. 청학동 심심산골의 물이 섬진강과 만나는 곳에 있다.
경남 함양군 창원마을 윗당산. 2008년 봄 이곳에서 둘레길을 여는 당산제가 열렸다. 스탬프하우스에 나그네가 기록을 남기고 있다.
전북 남원시 실상사 약사전 생명평화의 춤. 가로 6.9m, 세로 1.8m에 달하는 후불탱화다. 지리산을 중심으로 삼라만상 우주가 환하게 펼쳐진다.


기자명 이오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 dodash@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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