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전통적 라이벌인 포드의 전 CEO 마크 필즈는 2015년 1월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포드를 더 이상 자동차와 트럭을 제조하는 회사로 간주하지 않는다. ‘이동 서비스 기업(mobility company)’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동 기계(자동차)’를 만들기보다, ‘이동’이란 서비스 자체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미다. GM 메리 배라 CEO가 언급한 ‘서비스로서의 교통(TaaS)’이나 요즘 유행하는 ‘공유경제’와 같은 맥락의 발언이다.
공유경제에서 ‘공유’는 ‘사회주의(생산수단의 공유)’와 어떤 관계도 없다. 오히려 자동차 같은 소비재의 ‘직접적 소유’에 수반되는 비효율성을 최소화한다는 개념에 가깝다. 예컨대 자동차를 직접 소유하는 것에는 당연히 좋은 점이 있다. 소유자가 원할 때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는 굉장히 비싼 편일 뿐 아니라 오래 보유할수록 가격(중고차 값)이 내려간다. 더욱이 사용하지 않는 시간(주차 시간)이 매우 길다. 유지비도 만만치 않다.
차라리 원할 때 다른 사람(혹은 기업)의 차를 빌리고(공유), 사용한 시간만큼만 요금을 낼 수 있다면? 빌려준 개인 혹은 기업은 빌린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된다. 교통수단을 소유하기보다 서비스를 받는 세상이다. 필즈와 배라 CEO 등은 이런 상황을 전망하며 영업 전략을 세워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서비스로서의 교통’이 가능하려면, 시민들이 빌리고 빌려주는 ‘공유’ 습관에 익숙해져야 한다. 자율주행 차량이 실제로 시가지를 돌아다니면 공유가 더욱 촉진될 것이다. 차량의 호출과 반납, 회전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도시 차원에서 교통수단의 수요와 공급, 이동수단 간의 연결, 이용자의 예약과 수수료를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기록·결제할 수 있는 정보통신 네트워크도 필요하다.
핀란드 헬싱키 시의 경우, 시민들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집 앞에서 목적지까지)’로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MaaS(Mobility as a Service:서비스로서의 이동)란 회사가 제공하는 앱인 윔(Whim)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최적의 루트를 산정한 다음 적절한 이동수단들을 예약해준다. 그 이동수단들은 공공교통과 민간의 공유 가능한 자동차, 자전거 등을 결합한 것이다. 윔으로 결제도 가능하다.
이런 전망 아래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자사를 ‘이동 서비스 공급자’로 전환시키고 있다. GM 이외에도 독일 폭스바겐, 일본 도요타 등이 자동차 공유 업체에 거액을 투자하는가 하면 미국 포드, 독일의 BMW와 다임러 등은 직접 자동차 공유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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