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집에 아무도 없을 때면 화장하고 엄마 하이힐을 꺼내 신고 전신 거울 앞에 서서 김완선의 ‘리듬 속에 그 춤을’을 따라 부르며 즐거워하곤 했다. 그때의 나를 지금에 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그때도 지금도 나는 그냥 나일 뿐이다. 화장은, 가발은, 화려한 의상과 하이힐은, 무엇보다 노래와 춤은 나를 감추려는 것이 아니라 나를 드러내려는 가장 직접적인 오브제이자 가장 마술적인 오브제이다. 살면서 한 번쯤 노래하는 ‘디바’와 춤추는 ‘록스타’를 꿈꿔본 이가 그렇지 않은 이보다 결국은 조금 더 기쁜 사람이다. 누군가의 기쁨을 혐오할 권리, 아무에게도 없다.

 

ⓒ시사IN 신선영7월15일 서울광장. 퀴어문화축제 공연 전,
드래그 퀸 쿠시아 디아멍 씨.
ⓒ시사IN 신선영안무 연습을 하고 있는 쿠시아 디아멍 씨(왼쪽 두 번째).
ⓒ시사IN 신선영퀴어문화축제 공연 무대.
ⓒ시사IN 신선영퀴어문화축제 행사장에 마련된 성 중립 화장실.

 

 

 

기자명 사진 신선영·글 김현(시인) 다른기사 보기 ss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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