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에서 소개되며 화제가 되었던 〈리틀브라더〉 속편이다. 테러 사건에 휘말려 국토안보부와 맞섰던 17세 소년 마이키. 이제 대학생이 되었지만, 치솟는 학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다가 중퇴한다. 마이키는 직업을 찾아 전전하지만 별 소득이 없다. 그때 마이키의 손에 정부의 어마어마한 치부가 담긴 문서들이 들어오고, 학자금 대출에 얽힌 기업과 정권 차원의 음모가 밝혀진다. 주인공과 그 친구들은 과연 포기하지 않고 폭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불법 사찰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 당시 읽고 있다고 알려져 세계적으로 회자되기도 했다. 미국 정부의 탄압을 이기지 못해 26살의 나이에 목숨을 끊은 천재 해커 애런 슈워츠가 생전에 쓴 추천사를 담았다. 인터넷 자유 활동가들의 활동 매뉴얼로 여전히 널리 읽힌다. 한국어판 출간 당시 국내 정세가 너무도 뜨거웠다. 대통령을 탄핵하고 국내 최대 기업의 오너를 감옥에 가두었으며, 정권 교체까지 이르는 과정의 경이로운 현실이 소설을 능가했다. 편집자로서 이 책이 널리 읽히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하다. 소설은 이미 그러한 과정을 거쳐 멋진 대통령을 뽑은 다음에 벌어진 일들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정치인을 선출했으니, 우리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정치인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글쎄, 그 좋은 정치인이 나쁜 정치인과 아주 똑같은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저자는 피눈물을 흘리며, 다큐멘터리 “누가 애런 슈워츠를 죽였는가?”에 대한 대답을 이 책으로 대신했는지도 모른다. 애런 슈워츠를 죽인 건, 저자 역시 앞장서서 지지하고 선거운동을 도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미국 정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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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러시아혁명의 연장선상에서 살고 있다 [독서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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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보다 앞선 ‘최초’ 여성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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