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중관촌 창업거리’를 가보면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다. 거대한 창업센터에서 젊은 청년들이 하루 종일 창업을 위해 몰두하고 있다. 이들은 공간을 제공받으며 창업 교육, 창업 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용하는 데 특별한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건물 안에 들어선 수많은 ‘창업카페’들의 게시판에는 창업 아이디어, 투자자 모집 공모가 넘쳐난다. 정부에서도 이런 창업센터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보조금을 준다.

지난 9월16일에서 18일까지 중국 시안에서 결승전이 열린 ‘제3회 중국 인터넷+대학생 혁신창업대회’는 전례 없는 성황을 이루었다. 인민망 보도에 따르면 2241개 대학이 참가했다. 신청 프로젝트는 37만 개, 참여 학생은 150만명으로 지난 회에 비해 각각 3.2배, 2.7배 늘었다. 또한 이번 대회에는 국제 학생을 위한 분야도 처음 마련되어 미국·영국·캐나다·일본 등 25개 국가 116개 대학팀도 참가했다.
 

ⓒ중국 신문망중국 시안에서 열린 ‘제3회 중국 인터넷+대학생 혁신창업대회’ 시상식 모습.

중국의 창업 열풍에는 정부의 지원이 크게 작용했다. 리커창 총리는 2015년 정부 공작보고에서 혁신과 창업을 중국의 주요한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2015년 국무원 상무회의에서는 지방 창업 설립기금을 조성하고 공공으로 쓸 수 있는 창업 공간을 제공하도록 했다. 지난 1월, 리커창 총리는 ‘책상 하나만 있으면 언제든 쉽게 창업을 시도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며 창업 허가 절차를 간소화했다.

교육부는 고등학교의 창업 교육을 확대하고 창업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현재 전국 고등학교에 개설된 창의성 개발 또는 창업 관련 과목 수는 2만3000여 개에 달한다. 온라인 과목도 65개나 개설되어 있다. 10년 전만 해도 고등학교와 대학 수업에 존재하지 않았던 창업 관련 수업이 현재는 필수과목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 사회과학원과 마이커스연구소가 발표한 ‘2017년 중국 대학생 취업 보고’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중국 대학 졸업생 창업자 수는 2배 이상 증가했다. 2017년 중국 대학 졸업생 창업 비율은 3.0%로 서방 선진국(1.6%)의 두 배에 가깝다. 정부 기관뿐 아니라 기업도 창업 지원 대열에 합류했다. 대기업으로 급성장한 알리바바, 샤오미 등은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유망 스타트업에 재투자한다.

중국 모바일 결제액 미국의 50배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창업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원인으로 거대 내수시장, 소비자들의 강한 구매력, 국유기업의 낮은 효율성 등을 제시했다. 특히 중국은 스마트폰을 통한 간편 결제 방식의 확대로 온라인 구매력이 강한 국가다. 지난해 중국의 모바일 결제액은 5조5000억 달러(약 5690조원)에 달한다. 미국의 모바일 결제액 1120억 달러(약 125조원)와 비교하면 거의 50배 수준이다. 여기에 주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중국 국영기업들이 단순하고 비효율적인 구조여서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신기술을 가지고 비교적 쉽게 내수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물론 창업 열풍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2017년 중국 대학생 취업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 졸업자들의 평균 창업성공률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 무엇보다 유사 제품이 끊임없이 쏟아지다 보니 경쟁이 심해 실패하는 창업자들도 많다.

기자명 베이징·양광모 통신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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